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달러 곤두박질

금요일 유럽 및 뉴욕장에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매수세가 봇물처럼 쏟아지며 달러인덱스가 2015년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3월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는 지지되고 있지만, 미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에 대한 비평까지 가세하며 미달러 약세 국면은 더욱 심화됐다. 시장이 바야흐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조기 긴축 가능성에 본격적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다. 위험선호와 약달러 속에 국제유가와 뉴욕증시 상승세는 이어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로화 매수세 봇물..드라기도 결국 매파 발톱 드러낼까
독일 정치 불안에 발목을 잡히는 듯 했던 유로화 강세론자들이 12월 ECB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 예상보다 빨리 ECB가 긴축에 나설수 있다는 기대 속에 다시 본격적으로 유로화 매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그간 시장의 이같은 기대는 드라기 ECB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들에 수차례 고배를 마셔왔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블룸버그 집계 유로존 OIS 예금금리에 내재된 올해 연말 ECB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56% 수준으로 상승했다. 작년 12월 통화정책회의 전일(13일)에는 27% 수준에 불과했다.
독일의 정치 불안도 한풀 잦아드는 모습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야당인 사민당과 연정에 잠정 합의하면서 국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4번째 임기에 바짝 다가섰다. 이달 후반 예정된 표결에서 사민당원들의 지지를 얻게 된다면 최종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24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 후 기민당 연합과 사민당 지도자들은 가능한 연정의 틀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 메르켈은 “우리는 유럽을 위해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는 데 확신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특히 프랑스와 새로운 해결책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금요일 베를린에서 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금요일 2빅 가량 올라 2016년 6월 초 이후 최대 상승, 2014년래 최고 수준에 마감했다.

소프트 브렉시트 기대 속 파운드화 강세
파운드-달러 환율이 12일 2빅 가량 치솟아 마감기준 작년 9월 중순래 최대폭 상승하면서, 2016년 6월 브렉시트 가결 이전 수준을 모두 회복했다.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과 훅스트라 네덜란드 재무장관이 영국을 가능한 유럽연합(EU)에 가까이 두는 내용의 브렉시트 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힌 여파다. 양국의 경제수장들이 지난 주 초 만나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면서, 영국과 무역 및 투자 관계가 긴밀한 이 두 나라가 브렉시트로 인한 관세 충격 뿐만 아니라 EU 예산에서 영국의 기여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스페인 경제부 대변인은 양국 장관들이 바르니에 유럽연합(EU)측 협상 대표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며 소프트 브렉시트 딜을 위해 협력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파운드화 강세가 소프트 브렉시트에 대한 기대보다는 약달러의 영향이라며 현 강세가 지지되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확인해야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지만, 유로화 강세 훈풍에 기댄 파운드화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美 근원 CPI 예상 상회에도 실망감? 미국채 금리 반락
새해 들어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기대가 높아지면서 발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미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예상에 부합했으며, 근원 CPI는 시장예상을 웃돌았다. 하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리뷰 노트에서 겉으로 보기에 근원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을 상회해 시장 기대에 부응한 듯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서비스 근원 인플레이션이 횡보세인데다, 상품 근원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지속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최근 발표된 수입물가와 근원 PPI 모두 실망스러운 상황이라 물가 압력이 쌓이고 있다고 진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상품 근원 인플레이션의 경우 차량 및 의료품 가격 상승에 주로 기인했는데, 의료품은 추가 상승 잠재력이 있지만 자동차 수요는 이미 고점을 지나 신차와 중고차의 가격 결정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품가격은 수입가격과 달러가치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달러의 상대적 강세가 향후 몇 분기 동안 상품 CPI의 주요 결정요인이 될 것이라며, 작년의 인플레이션 소프트패치가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올해 더 이어질 것이란 견해를 고수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분석을 받아들이듯, CPI 결과 확인 직후 급등세를 나타냈던 미국채 금리 전반이 장마감까지 대부분의 오름세를 반납했다. 한편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에 내재된 3월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82%에서 88% 수준으로 상승했다.

트럼프, 北 관련 언급 ‘오보’ 지적…하와이 패닉
트럼프 미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북한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일요일 트위터에 밝혔다. 자신이 북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인듯 하다고 말했다는 기사 내용은 오보라고 일축했다. 이는 “큰 차이”라며, “그들 역시 내가 말한 것과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들은 단지 기사를 원했다. 가짜뉴스!”라고 트럼프는 또 다른 메시지에 글을 올렸다. 한편 WSJ은 일요일 웹사이트에 올린 기사에서 기존 인터뷰 기사를 옹호했다. WSJ은 인터뷰 사전조율에서 백악관과 기자가 한 녹음 기록은 오직 받아적기 용도로만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토요일 트위터에 “다시 가짜 뉴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인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현지시간 13일 오전 하와이에 북한 미사일 공격 경보가 발령되며 하와이 주민들이 패닉에 빠졌다. 조사 결과 하와이비상관리국 직원이 실수로 “잘못 버튼을 눌렀다”고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가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발생한 혼란에 사죄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하와이 주정부가 안전장치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추락하는 스왑시장에 날개는 없나..당국 대응 주목
연말연초를 지나며 반등하는 듯 했던 원화 FX 스왑시장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다시 하락압력이 강해지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금요일 1개월물 스왑포인트는 -1원 수준에서 지지력을 나타냈지만, 3개월물 스왑포인트는 -2.5원까지 하락해 마감기준 2009년 7월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6개월물도 -4.30원 수준에 마감해 2009년래 최저를 경신했다. 스왑시장의 달러 경색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사태를 지켜보는 듯 하다’며 정책성 비드가 목격되고는 있지만 약해진 시장 심리 및 수급 왜곡 상황에 반전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FX 스왑시장의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당국 대응이 주목된다.

김경진, 서은경 기자 (송고: 2018년 1월 15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2KGH86JTSE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