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銀: 한은, 11월에도 인상신호 없으면 실기

“한국은행이 11월에는 금리 인상 시그널을 주어야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실기하는 것일 수 있다”고 도이치은행 최경진 FIC 본부장이 12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이번주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 보고서는 지난 4월과 같이 달러-원 환율의 숏플레이 재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북한 이슈’이기 때문에 대북위험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환율 지지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발언 내용이다.

한은 11월에는 인상 시그널이라도 주어야

최 본부장은 현 시점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물가가 높지 않고, 경기도 그렇게 나쁘지 않으며, 금리를 25bp 올린다고 해도 시장 및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이 없을 때 미국처럼 테스트 하듯이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지금 올리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게 하나 더 없어지는 것”이라며 11월 올해의 마지막 금통위에서도 금리인상 시그널을 주지 못한다면 실기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제는 옛날만큼 경기 급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올려야 되겠다 혹은 물가가 많이 올라가서 금리를 올려야 된다 싶을 때 움직인다면 적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이슈가 끝나면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시작될 것이며, 시장 참여자들도 이미 인상에 대한 대비는 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시장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채권시장 금리도 현 수준에서 많이 내려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보고서로 숏플레이 할 때 아니다”

그는 보통 美환율보고서가 나올때 역내외에서 달러-원 환율에 대해 숏플레이를 많이 해왔는데 지금 시장의 주된 관심은 하나에서 열까지 온통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관련 이슈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달러-원 환율의 숏플레이에 한계가 있다. 그는 이번에 한국 및 중국 등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며 결과적으로 환시를 비롯한 금융 시장에도 이번 보고서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北 위험에 어려워하는 상황..당국 적극적 스무딩 필요

4분기 달러-원 환율에 가장 영향을 줄 만한 재료는 “첫째도 북한, 둘째도 북한, 셋째도 북한이며 지금은 다른 이슈가 없다”고 최 본부장은 말한다. 대북위험 수준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이고, 예상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현재는 시장도 “굉장히 어려워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이 가장 먼저 북한관련 위험을 반영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채권 및 주식 시장도 모두 환율에 주목하고 있으며, 대북 위험이 극한으로 치달을 경우를 대비해 현시점에서는 당국이 환율 상승시 스무딩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는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위쪽을 좀 많이 스무딩을 해줘야 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쟁 발발 확률은 적다고 해도 결국 불안감이 시장을 더 망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장 심리를 관리해 준다면 전반적인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 본부장은 현재 달러-원 환율 수준이 (인터뷰 당시 1135원 수준) “극단적 충돌 가능성을 제외한다면 현재까지의 대북 불안감이 충분히 반영된 수준으로, 별일 없이 북한 이슈가 마무리 된다면 연말 환율은 지금보다 아래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시장은 북한 재료가 없더라도 미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상 전망 등에 금리 하단은 제한될 것이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한은의 금리 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한다면 극단적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충분히 2.10% 수준까지는 오를 수 있을 듯 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4분기 및 내년 1분기 전망과 관련해 채권 매수는 쉽지 않을 것이며, 차라리 한은이 금리인상을 한번 하면 금리가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업체들 래깅 물량 쏟아낼 지 관건

그는 한국의 경상흑자 규모를 감안할 때 달러-원 환율의 현재 레벨은 제대로 설명이 안된다며 “북한위험이 없다면 현 수준에서 환율은 빠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미달러도 많이 올라와 상단을 테스트하고 있어 보인다면서, 한국 증시를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본다면 기업수익 개선을 감안할때 “싸도 너무 싼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주식을 살수 밖에 없고 이는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 금리인상에 북한 위험까지 더해져 달러 보유 심리가 강하고 이에 달러-원 환율 1120원 수준이 자연스럽게 지켜지는 상황인데, “외국인 자금 유입에 이 레벨이 상시적으로 무너졌다고 느껴진다면 시장은 본격적으로 달러 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수출업체들을 비롯해 시장 참여자들이 달러를 래깅해서 들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듯하다며, 11월 트럼프의 한중일 방문을 전후해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별일 없이 지나간다면 추석연휴 이후의 환율 급락 움직임이 반복될 수 있다”면서 다들 래깅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팔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 본부장은 달러-원 환율의 상단이 4분기에도 1150원 수준에서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역외가 마음 먹고 롱플레이를 하게되면 매우 불안한 스토리를 만들어가면서 달러-원 환율을 굉장히 끌어올릴 수 있을텐데,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역외 참가자들도 달러-원 환율 급등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듯 하다고 말했다.

스왑시장, 당국 나설 상황 아니다

한편 최근 일부 은행들이 스왑시장에서 달러 바이셀 거래의 거래 상대방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당국이 나서서 해결해야할 상황은 아니라고 최 본부장은 진단했다.
“보통 외국계은행은 달러 셀바이, 시중은행이 바이셀이 많기 때문에 대북위험 속에서 달러를 먼저 받고 싶어하는 상황에서는 바이셀을 많이 들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거래상대방) 외은을 만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인위적인 해결책이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지만,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그래도 어려움이 조금씩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진, 엄재현 기자 (2017년 10월 16일 송고)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XW7TA6TTDS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