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지배구조發 M&A 활성화 전망

(블룸버그) —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안들이 잇따라 제출되는 가운데, 임병일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장은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된 법안들이 조금 더 힘을 받는다면 내년 상반기 및 그 이후에 이와 관련된 거래가 나타날 수 있다고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올해 누적 3분기 한국 M&A 시장에서 재무자문 1위를 기록한 크레디트스위스의 임 지점장은 “상법개정안 발의 및 순환출자 유예기간 감소 등의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가 이 같은 방향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사업 분야 초점을 맞추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거래도 눈여겨 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화두가 된 경제민주화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회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운열 의원은 지난달 당내 경제민주화TF의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재벌의 기존 순환출자를 3년 안에 해소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8월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에는 SK C&C의 SK주식회사 인수 및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된 거래가 한국 M&A 시장 규모를 사상 최대로 이끌었고, 경영권 분쟁을 겪은 롯데는 현재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임 지점장은 그룹 단위의 지배구조에서 자유로운 사모펀드를 주목하고 있다며 계열사를 인수해 그룹 내에서의 역할이 아닌 해당 법인의 가치를 올리는데 주력할 수 있는 사모펀드가 대기업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경간 거래

임 지점장은 한국에서의 국경간 M&A 시장과 관련해 국내 딜 범위와 투자은행들의 수익원 확대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바운드(자금유입) 측면을 보면, 서구 자본의 유입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에다 시장의 큰 테마인 중국계 자본은 기존 대형 IB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는 전통적인 분석에 입각한 방식을 따르는 부분이 적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3분기까지 인바운드 거래 규모는 47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0% 감소했다.
그는 “인바운드의 경우 한국 시장 및 해당 기업을 이해해서 시너지를 고려하는 등 짚어봐야 할 부분들을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본업인데, (중국계 자본은) 다르게 접근하는 면이 있다”며 크레디트스위스는 사내에서 중국 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국계 자본과 관련된 일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웃바운드(자금유출)에 대해서는 “성공가능성도 낮고 진행 과정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도 훨씬 많다”며 아직 한국 시장의 트렌드만 놓고 보면 회사 인수를 통해 경영하기 보다는 자산매입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 기업도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커져 해외에서 일하던 분들이 최고경영진에 오르는 경우가 늘어나 해외사업을 하면서 마주친 기업들을 인수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경영진 주도로 실무진의 검토를 거치는 딜이 생기고 양자 협상을 통한 거래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임 지점장은 한국의 인수합병 딜 시장에서 올해 딜 건수 등을 봤을 때 비록 전략적 투자자들이 적극적 역할을 하는 딜은 조금 줄어들었으나 그렇게 위축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제도 도입 이후 10여년이 지나며 시장에서 중심에 서있는 상황이고, 파는 쪽은 국내 대기업들이 비즈니스 집중과정에서 계열사를 정리하거나 업황상 구조조정과 관련된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이나 해운 등 업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공적 해결방안이 좀더 필요할 수 있다며 어느 시점이 되면 시장으로 넘어올 수 있겠지만 “아직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누적 3분기동안 크레디트스위스는 총 5건 53억 4000억 달러 규모의 딜을 재무자문했다.

한국 M&A 분기별 거래액 및 거래건수 그래프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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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웅 기자 (송고:10/06/2016)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ELJHQ6JTSE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