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피마르는 증시, 태연한 연준

금요일 미 증시는 전일 반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GDP 서프라이즈에도 주요 지수 모두 1% 넘게 약세 마감했다. 아마존닷컴과 알파벳의 실망스러운 실적에 기술주 매도세가 재개된 영향이 컸다. S&P 500 지수는 9월 기록했던 사상최고치 대비 거의 10% 하락했으며, 나스닥 역시 최고점에서 10% 이상 밀려 조정 영역에 들어섰다. 증시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 지수는 2월래 고점 부근이며,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은 9월 말 이후 6.7조 달러 넘게 줄었다.
안전자산 선호에 미국채 금리는 10년물 금리는 3.1%를 하회했고, 지난 주에만 11bp 빠져 5월래 최대폭 하락을 보였다. 달러(BBDXY)는 연고점에서 밀린 반면 엔화가 강세를 펼쳤다. 금값은 7월래 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JP모간은 마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투자자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있다며, 시장의 과잉반응 또는 글로벌 경기 및 기업 실적 고점 우려, 연준의 정책 실수 등을 원인으로 해석했다.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마저 낮아지며 파운드는 지난주 약 2% 하락했고, 분트 10년물 금리가 약 2개월래 저점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 동결 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루블은 강세를 보였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일부 영국 의회의원들은 무역협정을 체결시까지 당분간 영국을 유럽경제존에 놔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대선에선 친시장적 우파진영 후보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주식시장 아우성, 귀닫은 연준?

최근 증시 조정 속 연준발 스트레스 신호가 수두룩해지면서 연준 긴축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이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금리 상승에 주택 시장이 둔화되면서 주택건설업체 주가가 1월래 33%나 급락했다. 은행업종의 경우 대개 금리 상승시 수혜를 받지만, 최근 조달비용 상승에 대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15%나 하락했다. 또한 모든 주식이 매도 충격에 도출되었던 2월 하락장과 달리 이번엔 경기방어주가 선방하고 있다.
경기 펀더멘털이 강해 어느 정도 긴축은 흡수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연준이 이미 여러 차례 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제 많은 투자자들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WallachBeth Capital는 시장이 성장 둔화와 추가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연준이 이를 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TD증권은 증시 출혈이 멈추지 않을 경우 12월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은 이미 내년 추가 금리인상이 3번은 커녕 2번도 힘들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어쨌든 연준 인사들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주식은 오르고 내리는 변동성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주장했고,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소비가 크게 위축될 정도의 시장 혼란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미-중 정상회담 무역 뺀다…위안화 방어?

백악관이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시 무역 문제를 의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일부 트럼프 무역정책 고문들은 중국측이 미국의 협상 요구사항에 진지한 태도를 보일 때까지 중국과 무역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무역문제가 의제에서 빠진다 하더라도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G-2 정상이 해당 문제 논의를 완전히 회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세계 정상들과 애매모호한 딜을 깜짝 성사시키기로 유명하다. 미 행정부의 일부 관료들은 양국 정상이 G-20 회의에서 일종의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예를 들면 1월로 예정되어 있는 관세 인상을 유보하는 것이다.
달러당 7위안선에 다가서는가 싶던 역내위안화가 장막판 강세로 돌아섰다. 판공셩 중국인민은행(PBOC) 부총재는 환율 안정을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거시건전성 조치를 통해 외환시장 기대를 안정시키겠다며, 위안화가 합리적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을 보였다. 위안화 반등은 증시 투자자들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2월 9일에도 위안화가 장 거래 마지막 1시간 동안 크게 오르면서 중국 증시가 미 증시 회복속에 상승세를 재개한 바 있다. Eswar Prasad 전 IMF 중국 담당 국장은 위안화 추가 약세시 미국의 관세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겠지만 상당한 자본유출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美 GDP 서프라이즈…메스터 ‘금융시장 리스크 재평가’

미국 경제가 소비와 정부 지출 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연속 기준 2014년래 최고 성적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 4.2%에 이어 3분기엔 연율 3.5%로 예상치 3.3%를 뛰어넘었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예상과 달리 2014년 이후 최고치인 4%나 증가했다. 이번 GDP 지표는 견조한 고용과 감세가 수요를 계속해서 부추기고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자신의 정책을 자랑할 기회를 제공한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2.5-2.75% 또는 2.75-3% 수준으로 추정하는 중립금리를 향한 자신의 정책 경로를 엄격하게 고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현재 금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리스크가 재평가되는 정상적 현상으로 진단했다.

S&P, 伊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최근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했던 이탈리아는 다행히 2차 충격을 피한 모습이다. S&P는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2단계 위인 BBB로 유지하는 대신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S&P는 “이탈리아 정부의 경제 및 예산 계획은 민간분야 투자에 있어서 구축효과를 유발해 경제 성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은 면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이 안도하며 이탈리아 국채는 월요일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ING Groep NV는 이탈리아 정부과 예산안과 관련해 유럽연합과 타협에 성공할 경우 10년만기 기준 이탈리아 국채와 분트 금리 스프레드가 현재 310bp 수준에서 250bp로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드라기 ECB 총재가 이탈리아 예산안 사태에 대해 채권 금리 상승 위험을 지적하자, 디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는 “우리 모두 조국을 지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사람이 독을 타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드라기는 중앙은행의 신뢰는 독립성에 달려있다며 반격했다.

브라질 우파 대선 후보 승리 점치며 증시 낙관론 팽배

브라질 증시에 낙관론이 넘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우파진영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주말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정부예산 적자 억제와 규제 완화, 민영화 등을 적극 추진해 브라질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개월간 브라질 증시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던 UBS는 이제 보베스파 주가지수가 앞으로 2달 동안 약 40% 랠리를 펼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Banco Bradesco와 씨티그룹 역시 증시 급등 전망을 내놓았으며, 슈뢰더와 NCH Capital 등 많은 투자자들이 실제로 브라질 주식 보유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이 보우소나루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투자자들은 그가 연금을 비롯해 보다 공격적인 재정개혁을 단행하길 원한다. 또한 브라질 의회를 잘 다뤄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막연한 선거공약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 경제를 부흥시키길 바란다. 특히 그의 경제 고문인 시카고대 출신 경제학자인 파울로 구에데스를 믿고 있다. 그는 보우소나루의 친기업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보베스파 지수는 9월 중순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지지율이 급등한 이후 달러 기준 29%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