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할 차트】 바클레이즈 장승균: 외국인 접근성 개선의 의미

최환웅 기자

(블룸버그) — 현재 한국 정부가 진행 중인 외국인 시장접근성 개선 정책들은 단순히 WGBI 편입 및 그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바클레이즈 싱가포르의 장승균 부문장이 전망했다.복잡한 원화채권 투자절차에 소극적이던 다양한 해외 금융기관들이 참여하며 채권과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커질 것이고, 원화 본드-스왑 스프레드와 스왑 베이시스 등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증시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장 부문장이 말했다.

장 부문장은 또 막대한 거래량을 자랑하는 원화 IRS의 준거금리로 CD 91일물을 활용하는 현재 상황이 “기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기반의 OIS(Overnight Index Swap)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0년 알리안츠생명 코리아(현 ABL생명)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장 부문장은 RBS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BNP파리바 서울지점, Dymon Asia, 삼성증권 등을 두루 거쳤다. 2022년 12월부터는 바클레이즈 싱가포르에서 원화 이자율 및 FX와 싱가포르 이자율을 거래하는 EM 매크로 트레이더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장승균 트레이더가 이번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밝힌 주제별 의견이다.

Q. 한국 채권시장 제도개선 현황:

외환위기 이후 한국 채권시장은 양적/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정부와 시장참여자 모두가 함께 일궈낸 공동의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에 진행된 WGBI 편입 시도는 당시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 중이다. 외국인 채권 비과세 및 국채통합계좌, 외환시장 개방 및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외환시장 개방 측면에서는 실무적으로 진전이 더딘 편으로 아직까지는 RFI로 등록된 기관이 많지 않다. 특히 바클레이즈처럼 한국에 법인이 없는 기관은 실무적인 제약조건(업무용 계좌개설, 대행기관 임명, 한국은행 보고 등) 때문에 아직 등록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ICSD(국제예탹결제기구) 관련해서도 6월 오픈 예정인 것으로 발표됐는데, 관련 절차 안내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 참고 기사: 【오늘 주목할 차트】FTSE 러셀이 본 한국의 글로벌 접근성과 WGBI

Q. 새로운 제도 정착시 기대효과: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책들은 한국 금융시장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제도들이 잘 정착된다면 우선은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이 성공할 것이다. 이는 국고채를 포함한 원화 채권 전반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기반 확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 단순한 패시브 펀드들의 자금 유입 뿐 아니라, 기존의 복잡한 원화채권 투자 절차 때문에 원화채권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다양한 해외 금융기관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채권과 외환시장 모두 거래량 증가와 함께 유동성에 괄목할만한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외환시장의 개방은 정부가 추진중인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일 것이다.

Q. 원화 본드-스왑 스프레드:

5년물 구간의 원화 본드-스왑 스프레드

본드-스왑 스프레드 포지션은 가장 플레이 하기 싫어하고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포지션이다. 기본적으로는 양 시장의 상대적 수급이 어느쪽으로 더 심하게 쏠리느냐가 움직임을 결정한다. 상품별로 시장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순서를 보면, 국채선물이 가장 빠르고 그 다음이 현물채권이며, 스왑이 제일 마지막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금리 상승의 경우, 특히나 채권 수급이 안좋은 상태에서는 채권금리가 스왑보다 빠르게 올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본드-스왑 스프레드의 역전폭이 확대된다. 반대로 채권수급이 좋고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역전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해외의 실수요 투자자들(Real Money)이나 헤지펀드 등의 기관이 스왑 시장을 통해 더욱 강하게 플레이할 경우 종종 스왑시장이 채권시장을 리드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금리가 오르는데 본드-스왑 스프레드의 역전폭은 오히려 줄어들거나, 또 금리가 빠지는데 역전폭이 확대되는 반대 경우가 일어나기도 한다.

현재 상황이나 레벨에서 전망하는 방향은 특별히 없다. 다만,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WGBI 편입이 가시화되면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 하에는, 채권의 우호적인 수급때문에 채권금리가 상대적으로 스왑금리 대비 낮아지면서 본드스왑 스프레드의 역전폭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Q. 한국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애셋스왑 거래를 촉발하는 가격대:

1년물 통안채와 SOFR 기준 CCS 바탕의 본드-CCS 스프레드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CCS(통화스왑)나 FX스왑 시장에서 원화를 조달해 원화채를 매수하는 형태의 애셋스왑 투자에서 목표 수준이나 조달 여건이 각 기관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경험적으로 봤을때 1년 기준 에셋스왑의 레벨이 SOFR +50bp 이상에서는 꾸준한 수요가 있어 보이고 +80bp 이상에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원화 스왑 베이시스의 결정 요인:

원화 스왑 베이시스는 여러 가지 수급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고객 물량 등의 수급적인 요인을 떠나서는 달러유동성이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는 하다. 특히, 달러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역전폭이 많이 확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제도 개선으로 외국인의 원화 현물채권 투자가 용이해진다면, 추가적인 수급 호재다. 원화 채권 강세 및 원화 스왑 베이시스의 역전폭 축소 요인이다.

Q. CD91일물 기반의 원화 IRS 시장에 대한 평가:

원화 IRS 시장은 상당히 기형적이다. IRS는 역내외를 합치면 매일 평균 5조 원 넘게 거래되는데 반해 그 준거 금리로 쓰이는 3개월 CD는 시장의 단기금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3개월 내외 만기인 CD 거래량을 보면 통상 하루 200~300억 원을 넘기 어렵고, 발행이 있는 경우에나 500억 원 이상 거래된다. CD금리는 한국 채권시장과 자금시장의 규모를 고려할때 단기금리 시장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금융투자협회에서 더욱 현실적인 금리 고시를 위해 방법론을 바꿨지만, 이는 단기적인 보완책에 불과하다.

결국 다른 국가들처럼 RFR(무위험 금리)인 KOFR를 준거금리로 하는 OIS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적인 전환 의지가 중요하다. 리보에서 SOFR로의 전환 등 기존 사례들을 참조해 1년 이상의 시계에서 당국 주도 하에 진행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기존의 관성도 있고 만기가 남은 잔고도 상당히 많아 스스로 먼저 나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Q. 역내 IRS와 역외 IRS 차이점:

두 시장의 참여자들이 다르다. 브로커 시장에서 거래하는 주체를 보면, 역내 시장은 국내은행, 증권사, 외국은행 서울지점 등이 참여하는 시장이다. 반면 역외 시장은 글로벌 은행만 참여한다. 물론 브로커 시장에서 거래하는 각 주체의 뒤에 있는 고객사도 다르다.

원화 IRS 시장의 경우는 역내외 시장 간의 가격 스프레드가 큰 움직임 없이 1bp 안쪽으로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왔다.

안정의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유동성이 좋은 국채 현물 및 선물 시장의 존재다. 두 번째 이유는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이 두 시장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한다.

물론, 외국 은행들은 역내 및 역외 포지션에 대한 한도가 있어서 한 방향으로 포지션을 무한히 늘릴 수는 없다. 그래도 역외 고객으로부터 생긴 포지션을 역외 시장에서 해결할 수 없을 경우, 주어진 한도 안에서 역내 스왑시장과 국채 현물 및 선물을 통해 적절히 헤지해 나감으로써 지금까지는 스프레드가 유지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고객 물량의 폭발적인 증가가 각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역내 및 역외 포지션 한도를 넘기는 상황까지 간다면, 두 시장 사이의 스프레드가 확대될 리스크는 상존한다고 판단한다.

Q. 향후 시장 전망:

원화 IRS 커브에 반영된 향후 시점별 CD91일물 금리 기대. 연말까지 1회, 그리고 내년에 추가 1회 정도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올 한해를 전망하면, 금리는 장기적인 추세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 각국의 중앙은행장들이 이야기하듯, 큰 방향으로 보자면 인상 사이클은 끝났다. 결국 시장은 언제 인하를 시작해서 어떤 속도와 폭으로 얼마까지 인하할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2월 금통위의 스탠스를 봐도, 명목 성장률보다 내수 악화 문제로 정책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를 바탕으로 당장은 아니지만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금통위원이 등장했다. 시간을 두고 인하 소수의견을 거쳐, 실제로 인하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다. 또한, 3월 FOMC의 결과를 보더라도 점도표상 올해 인하폭은 유지되었고, 인플레이션 하향안정에 대한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고용악화 가능성을 더 유심히 지켜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인하의 조건은 경기둔화보다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이라고 생각한다. 한은 총재의 말대로 지금의 정책금리 레벨은 중립금리보다 높은 긴축의 영역에 있으므로, 경기둔화 없이도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만으로도 (정책금리를) 중립금리 수준까지 인하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경기 둔화까지 확인된다면 더 빠르고 큰 폭의 인하를 맞이 할 수 있겠지만, 2.25% ~ 2.75% 정도로 추정되는 중립금리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시장이 프라이싱할 것만 감안해도 원화 채권 또는 스왑시장의 현재 수준에서는 금리가 하락할 룸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 이자율 시장, 특히 채권 시장은 역캐리를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첫번째 인하가 임박하거나 실제 인하가 되어야 더욱 강한 프라이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하는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화 시점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어 정책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는 시점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2년 이하의 단기 구간보다는 5년물 내외 구간을 리시브하는 플레이가 주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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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웅(서울), wchoi70@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