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총재 결자해지인상 간과하면 안될 이유

* 인상 없이 임기 마친다면 비난 우려할 만큼 기준금리 낮은 수준:SK
* 결국은 부동산..열기 잡히지 않으면 임기내 인상 가능할 듯: 동부

(블룸버그) — 정부가 고강도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자 ‘이번에도 부동산 열기가 잡히지 않는다면 이제는 한국은행이 나서야할 차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자해지, 즉 기준금리를 사상 유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내린 이주열 총재가 인상의 첫 단추는 끼우고 가야한다는 시장 일각의 기대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아직 시장의 컨센서스는 내년 3월말로 예정된 이총재의 퇴임 전까지 금리인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데에 맞춰져 있지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JP모간과 등 복수의 기관들은 이총재의 임기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너무 낮은 기준금리, 새 수장에게 첫 인상의 부담 주지 말아야

SK증권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7월 31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 총재가 기준금리를 한차례도 올리지 않고 임기를 마친다면 향후 부동산 버블 및 가계 부채 문제가 악화될 경우 비난이 우려될 정도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다고 본다”며, 대내외 경기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면 새로운 사람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나가는 사람이 해주는게 낫다고 진단했다.
다만 금리인상에는 경기 및 물가 등의 경제 지표를 볼 수 밖에 없는데, 아직 경기 회복의 기초 체력이 이총재가 금리를 올리고 나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며, 연준의 자산 축소가 연내 시작될 경우 미국 추가 금리 인상 이슈가 뒤로 미뤄질 가능성 등이 이총재의 결자해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4일 전화인터뷰에서 대외 상황과 국내 경기, 물가 자체가 한은의 금리인상 여건을 만들어주는 가운데 이총재가 후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임기 만료 전인 2월쯤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물가 상승 및 성장률 또한 한은의 2% 물가 목표 및 정부의 3% 성장률 목표를 달성해 잠재 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이총재의 퇴임 전 금리인상을 지지할 것으로 봤다.
특히 “이총재가 최근 역대 총재 중 아직까지 임기 내에 유일하게 금리 인상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금리 자체를 가장 낮게 낮췄다”며 현재 1.25%의 기준금리 수준은 과도하게 낮은 상황이고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 우재준 이코노미스트는 7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내년 1분기 당사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이유 중 이총재의 임기 또한 고려됐다”며 경기 및 물가 등 금리를 인상할 환경이 갖춰진다면 이총재가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고 임기를 마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은 부동산…시장 열기 잡히지 않으면 금리 인상 시점 빨라질 듯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3일 전화인터뷰에서 “기본 전망은 내년 상반기 말 인상이지만 부동산 시장 열기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이총재의 임기 내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며 결국은 부동산 시장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주택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총재가 임기내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떠난다면 결국 그린스펀 전 미 연준위장과 같은 비난을 면치 못할 수 있다고.

국민은행 집계 기준 한국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의 상승세는 2012년 고점이후 정체를 보이다 2014년 8월 금리인하 이후 상승세가 다시 가속화됐다. 올 7월 집계 기준 해당 지수는 2014년 8월대비 7% 가량 올랐다. 2004년부터 2008년 고점까지는 약 25% 상승한 바 있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 이후 그해 8월부터 작년 6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50%에서 1.25%까지 인하했다.

JP모간 임지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일 전화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지표가 긍정적으로 유지되고 물가상승률이 1.5% 밑으로 다시 빠지지만 않는다면 이총재 임기 내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연말까지 금통위에서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며, 점차적으로 한은의 매파적 기조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이 총재 임기 만료 전 금리 인상 가능성이 50%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참고: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예상 중간값 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내년 2분기까지 현 수준인 1.25%를 유지하다가 내년 3분기에 1.50%로 인상될 것으로 나타났다. 24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5명이 이총재 퇴임시기인 내년 1분기 말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 참고: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미국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의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김경진、이지연 기자 (송고: 08/08/2017)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UC8UV6JTSH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