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최고가 경신...중앙은행별 접근법

비트코인 가격이 27일 9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시장에 출현한지 8년이 흐른 지금 중앙은행들이 무시못할 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다. 민간 크립토커런시 출현 및 성장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지, 그리고 공식적인 크립토커런시를 출시할지에 대한 중앙은행의 입장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각국 입장을 정리해봤다.

미국: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연준의 크립토커런시에 대한 조사는 현재 초기단계지만 연준이 비트코인을 발행한다는 아이디어에는 열의를 보이고 있지 않다. 올해 초 차기 연준 총재 지명자인 파월 연준 이사는 비트코인에 관해 여전히 기술적 문제가 있으며 “거버넌스와 위험관리가 핵심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크립토커런시 발행에 “중요한” 도전 요소가 있다면서 프라이버시 침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민간부문의 대안이 이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지역: 튤립 투기와 유사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통화에 투자하는 것의 위험에 대해 반복해서 경고하고 있다. 지난 9월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비트코인이 통화가 아니라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투기 광풍을 가져온 “튤립”이라고 말했다. 께헤 ECB 집행위원도 비트코인의 불안정한 가치와 탈세 및 범죄 연루 가능성 등이 큰 위험을 야기한다며 경고했다. 이번달 드라기 ECB 총재는 디지털 통화가 유로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중앙은행들이 통화에 대해 갖는 독점권에 어떠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무르익은 조건
중국은 중국인민은행(PBOC)이 크립토커런시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2014년 디지털화폐 개발을 위한 연구팀을 설립했던 PBOC는 이 기술을 받아들일 여건이 성숙했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PBOC는 민간 디지털통화 발행업자들을 단속해 비트코인 등 유사 디지털 통화가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것을 금지했다. 아직 디지털 통화 도입을 위한 공식 일정은 없지만 당국은 통화가 디지털화되는 것이 지불 효율성 개선과 통화를 보다 정확하게 통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학습 모드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는 10월 연설에서 BOJ가 디지털 통화를 조만간 발행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이에 관한 지식을 쌓는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를 일반 대중에게 발행하는 것은 중앙은행이 계좌에 대한 접근권을 아무에게나 확대하는 것과 같다”며 “이 경우 CBDC에 관한 논의는 중앙은행이란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 고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투기적인 놀이
많은 시민들이 현금 지불을 선호하고 있는 독일에서 분데스방크는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통화의 출현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왔다. 9월 분데스방크의 티일(Thiele) 집행이사는 비트코인이 “지불 형태라기 보다는 투기적 놀이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이 블록체인으로 이동하면 은행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지장을 줄 것이며 통화정책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분데스방크는 지불체계에 본 기술의 적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영국: 잠재적인 혁명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크립토커런시를 금융에 있어 잠재적인 혁명의 일부라고 칭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작년 신생기업 인큐베이터인 금융 기술 엑셀레이터를 시작했다. 카니 총재는 분산된 회계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에 기반한 기술야말로 중앙은행이 사이버공격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고 기관과 소비자간 이뤄진 결제 수단을 재편성할 수 있게 하는 “위대한 약속”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란은행이 실제 디지털 파운드화를 발행하기까지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고 경고했다.

한국: 범죄 가능성 주목
한국은행의 주된 관심사는 소비자 보호 및 크립토커런시의 범죄수단 악용을 막는 것이었다. 이번달 신호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가상화폐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관련 연구를 강화할 뜻을 보였다.

호주: 면밀히 주시중
호주중앙은행은 디지털 통화의 부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비트코인을 뒷받침하는 기술이 “금융 부문과 경제의 다른 많은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지불 정책 담당자 Tony Richard가 지난달 언급했다.

국제결제은행: 무시할 수 없음
국제결제은행(BIS)은 정책입안자들이 크립토커런시의 부상을 무시할 수 없으며 어느 시점에 가서는 자체적인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BIS는 “불안한 호기심이었던 비트코인이 이제는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됐다”고 진단했다. 한 가지 옵션은 대중이 이용 가능한 통화로, 중앙은행만이 현금과 준비금으로 직접 전환될 수 있는 단위를 발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은행의 예금인출사태가 빚어질 위험이 매우 클 수 있고 상업은행들은 예금 부족에 직면할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도 우려 사항이다.

Eric Lam 기자 (송고: 2017년 11월 27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ZWWG76S9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