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지역은행 랠리, 연준 경기정체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 베이지북이 미국 경제가 정체되었다고 평가함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져 연준이 5월 25bp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긴축을 멈출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 하반기에 마일드한 경기침체를 예상했고, Inflation Insights의 Omair Sharif는 일부 지역에서 초기 대출 후퇴에 이어 상황이 안정되었다고 보고한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이 5월 25bp 인상을 단념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아직도 미국 은행 실패의 파장이 미국 경제를 예상보다 더 둔화시킬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모두가 하반기 성장 둔화를 예측하고 있는데 그 둔화 정도는 금융 부분에 많이 달려있다”며, 신중함과 인내심을 촉구했다.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과 미 부채한도 협상을 주목하며 지역은행 랠리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테슬라는 또다시 주력 모델의 미국 판매 가격을 내려 모델Y SUV의 경우 3000달러 인하했다. 장 마감후 테슬라는 1분기 매출이 24% 증가한 233억 달러로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률이 11.4%로 전분기 16%와 일년전 19.2%에서 후퇴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10.1%를 기록하면서 영란은행 추가 긴축 기대를 부추기자 파운드가 달러대비 한때 0.4% 상승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지역은행 랠리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가 3월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이후 한달만에 견조한 경영 실적이 확인되면서 주가가 장중 한때 25% 넘게 급등했다. 웨드부시 증권은 웨스턴 얼라이언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높이고 ‘베스트 아이디어’ 리스트에 추가했다. 또한 리전스 파이낸셜, M&T 은행,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역시 해당 리스트에 올렸다. 여기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팔로알토 네트웍스와 같은 우량주도 포함되어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역시 16% 가까이 반등했다.

David Chiaverini 등 애널리스트들은 “3월 예금 유출이 일부분 회복됐고 보장 예금 비중이 73%로 높아 향후 예금 수준을 지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덕분에 웨스턴 얼라이언스가 “지금의 힘든 시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지난달 뱅크런 리스크가 부각되며 대규모 매도세에 시달린 지역은행 중 하나로, 주가가 전일 종가 기준 올해 들어 45% 넘게 빠졌다. 그러나 실적이나 예금 증가 전망, 유동성 조치 등을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이 이제 주목을 끌 만하다고 웨드부시는 지적했다. 한편 모간스탠리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비 20% 줄었지만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부문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준 베이지북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신용 접근성이 축소됨에 따라 미국 경제가 최근 몇 주 동안 정체되었다고 연준이 진단했다. 4월 10일까지 12개 지역 연은들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최근 몇주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여러 지역에서 은행들이 불확실성 확대와 유동성 우려 속에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고 전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이번 보고 기간에 완만하게 상승했고, 다만 물가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2주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될 이번 베이지북은 5월 25bp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연준이 긴축 행진을 쉬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할 듯 보인다. 또한 미국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를 더할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몰락 직전 3월초 발간된 베이지북에선 미국 경제가 여전히 회복탄력적이라고 평가했었다.

美부채한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미국 부채한도를 1.5조 달러 증액하고 연방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하원은 다음주 이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부채한도를 1.5조 달러 증액할 경우 연방정부의 디폴트 가능성을 내년 3월 말까지 미룰 수 있게 된다. 매카시 플랜에 따르면 정부의 재량 지출은 2022년 수준으로 묶이게 되어 1300억 달러 가량 삭감된다. 향후 증액은 앞으로 10년간 연간 1%로 제한되며, 그 결과 재정적자는 10년에 걸쳐 4.5조 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매카시는 하원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31.4조 달러의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이슈를 놓고 지속되고 있는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대화에 응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 제안에 대해 부자만을 위한 대책으로 공화당이 “미국 중산층을 더욱 쥐어짜려 한다”고 비판했다. 부채한도를 증액하거나 유예하지 못할 경우 미국 정부는 이르면 6월부터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같은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경우 경제와 금융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한편 양당의 온건파 하원 의원들은 부채한도 적용을 올해 말까지 유예하는 플랜B를 제안했다.

BOJ, YCC 조정 신중

일본은행(BOJ) 관료들은 최근 글로벌 은행 위기로 일본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당장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일드커브통제(YCC) 전략을 조정하거나 폐기하는 방안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대신 일단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현재의 국채금리 상한선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향한 추가 진전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4월 27-28일에 열리는 금정위는 우에다 가즈오 BOJ 신임 총재가 주재하는 첫 정책회의로, 그는 이달초 취임기자회견에서 YCC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적절하다고 발언해 BOJ 통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종 정책 결정은 마지막까지 경제지표 및 금융시장 전개상황을 살펴본 뒤에 내려질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미국 및 유럽 은행의 실패와 그에 따른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 압박의 완화는 일본의 일드커브에도 부담을 덜어줘 당장 YCC 정책의 부작용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정책 가이던스 문구를 바꿔야할지 논의할 가능성이 있으며, 만일 가이던스 변경시 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스탠스를 시사할 생각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CB 컨센서스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코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최근 금융 부문 스트레스 발생 후에도 ECB의 거시 경제전망이 유효하다면 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월 전망에서 제시했던 기준 시나리오대로 갈 경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근절하기 위해 추가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컨퍼런스에서 밝혔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데코스는 ECB가 얼마나 여러차례 어느 속도로 금리를 올려야 할지는 새로 들어오는 지표와 인플레이션 향방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ECB의 통화정책은 “여러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최근 몇주간 금융시장 전개상황과 관련해, 어떻게 현실화될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정책위원들 사이에 최근 이견이 커지고 있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지지로 정책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우 어려운 순간에 우리는 늘 매우 광범위한 컨센서스에 도달했다”며,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다음달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