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ECB 빅스텝, 바이든 코로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소식에 장초반 흔들리기도 했지만,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와 자유소비재를 중심으로 상승해 S&P 500 지수가 화요일부터 4.4% 오르며 3거래일 기준 5월래 최고의 랠리를 펼쳤다. 79세인 바이든은 증상이 경미한 상태로 치료를 위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복용하기 시작했고 백악관에서 자가격리를 하며 업무를 계속할 계획이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7월 16일 마감 주간에 11월래 최대인 25만1000건으로 늘어 과열되었던 고용시장이 식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필라델피아 지역의 6개월 후 제조업 경기전망은 7월 -18.6으로 1979년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유명 SNS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장마감 후 실망스런 2분기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한때 25% 폭락했다. 이에 메타플랫폼스와 구글의 알파벳 주가도 함께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가 올해 10% 넘게 평가절하되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은 낮은 반면, 일본의 경우 엔화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인다면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깜짝 빅스텝

ECB가 기준금리를 50bp 전격 인상했다. 11년만에 첫 금리 인상으로 8년간 이어져 온 마이너스 예금 금리 시대를 끝냈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53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4명만이 50bp를 예상했으며, 나머지는 25bp를 내다봤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물가 안정을 선택한 ECB의 공격적 긴축 결정에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다음 행보에 대한 가이던스가 부족하다는 시장 판단에 랠리를 지키지 못했다. 트레이더들은 추가 긴축 베팅을 연말까지 120bp 미만에서 137bp로 높였다.

이탈리아가 정치 혼란에 빠진 가운데 ECB는 유로존 내 분절화 현상을 방지하고 취약한 유로존 국가에 대한 시장 투기를 막을 수 있는 위기대응책(TPI)도 발표했다. TPI는 통화정책 긴축 전환 과정에서 유로존 내 국채 금리 상승세에 상한을 두기 위한 새로운 채권매입 장치로, TPI 매입 규모는 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 직면하는 위험의 중대성에 달려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 압력이 더 많은 분야에 퍼지고 있다”며 유로 약세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바람직하지 않게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ECB는 정책성명서에서 추가 금리 정상화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구로다의 완화 의지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는 엔화가 더 약세로 간다고 해도 초저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결심을 강조했다. “우리는 일드커브 통제 정책틀 안에서 금리를 올릴 생각이 전혀 없다”며, “현재로서는 통화 완화를 결연하게 계속해서 추구해야만 한다”고 목요일 강조했다. 한국 원화의 경우 여러차례 금리 인상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미한 금리 인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으로 엔화 약세를 막고자 한다면 상당한 인상이 필요하며 이는 경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될 경우 BOJ 정책 스탠스와 시장 베팅 사이의 간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Ichiyoshi 증권의 Nobuyasu Atago는 “BOJ가 조만간 긴축으로 가겠다는 신호를 전혀 주지 않았지만 새로 내놓은 인플레이션 전망은 시장 견해보다 강하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임으로서 정책 변경에 대한 시장의 추측은 사라질 수 없다는 사실을 BOJ는 알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BOJ는 2022회계연도에 인플레이션이 평균 2.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푸틴의 야심

러시아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9월 해당 지역을 러시아에 병합할 계획이라고 본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정부 관료들은 현재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는 지역과 앞으로 몇 주 안에 러시아군이 장악할 수 있는 지역에서 투표를 실시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3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9월 15일까지 러시아로의 병합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2명의 소식통은 말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세르게이 키리엔코 크렘린궁 부실장이 주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또 남부의 헤르손 및 자포리자가 주요 대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키리엔코는 점령지역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국민투표 준비 과정을 감독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크레딧 시장

중국의 크레딧 시장이 거의 매일 압박받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 위기로 신용 불안이 커지면서 역내 투자자들조차 부실한 기업들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 중국의 정크 달러채는 사상최저 부근으로, 정부 보증을 받은 China South City가 16억 달러의 달러채에 대해 지급 연장을 요청하고 디폴트 위험을 경고했다. 6개월 전만해도 건전하다고 판단됐던 한 민간 건설업체의 채권 가격은 급락했고, 채권단은 BMW 중국 파트너사의 모기업이 제출한 구조조정안을 퇴짜놓았다. 이제 자금난에 시달리는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정부 보증을 받는 업체는 물론 부동산 외 다른 분야의 기업들까지 신용 위기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정국 혼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현지시간 목요일 결국 사임함에 따라 마타렐라 대통령은 9월 25일 조기 총선을 공식 발표하고 의회를 해산했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Giorgia Meloni의 Brothers of Italy 정당이 이끄는 연대가 의회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드라기는 전날 신임투표에서 승리했지만 연립정부를 구성한 3개 주요 정당이 표결을 보이콧하면서 총리직을 내놓았다. 이탈리아는 유로존에서 세번째로 큰 경제로, 현재 기록적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에너지 부족 등을 겪고 있다. 조기 총선에도 새로운 정부가 바로 들어서지 못할 수도 있어 정치 공백이 장기화될 위험이 있다. 드라기 정부의 붕괴에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