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질주, 시장 긴축발작?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한 질주를 경고하면서 5월 50bp 인상 가능성이 급부상해 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전구간에 걸쳐 10bp 넘게 급등했다. 2년물의 경우 한때 2.13%를 돌파해 2019년 5월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3년물은 20bp나 급등해 2.34%까지 튀어올랐다. S&P 500 지수는 0.9% 가까이 후퇴했으나 이후 낙폭을 거의 되돌렸다. 오안다는 매파적 파월 발언에 대해 보다 가파른 금리인상은 ‘긴축 발작’과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재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지만 연준이 여름까지 두번에 걸쳐 50bp씩 금리를 올릴 경우 상황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2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800NG 여객기가 월요일 산악지역에서 갑자기 추락한 사고가 발생하자, 동방항공은 해당 기종의 여객기 운항을 화요일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에 보잉 주가는 장중 6% 넘게 급락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신용 팽창을 유지하기 위해 통화정책 수단의 동원을 촉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시장 과잉반응? 

미국채 5년-3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한때 18bp까지 좁아지며 2007년래 가장 플랫해졌다. 트레이더들은 이제 12월까지 25bp씩 7번 인상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해 적어도 올해 한번은 50bp 인상을 내다보는 모습이다. BMO Capital Markets의 Ian Lyngen는 파월의 발언이 시장을 뒤흔들었다며, 파월이 “매파 진영의 선봉에 서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연준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수요 충격이 아닌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HN Financial의 Jim Vogel은 파월이 지난주에도 “똑같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았는데 당시 시장이 과소평가했거나 아니면 지금 과잉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BB Capital Partners의 Mike Bailey는 “파월이 모든 이들을 깨우고 있다”며, 지난주 불붙기 시작한 ‘무엇이든 사자’ 식의 투심을 꺾으려 애쓰고 있는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CFRA의 Sam Stovall는 파월은 일관적 메시지를 전했다며, “시장이 놀랐다는 사실이 서프라이즈”라고 말했다.

파월의 질주

파월 연준의장은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현재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고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될 정도까지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FOMC는 지난주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하면서 점도표를 통해 올해 25bp씩 추가 6차례 긴축을 예고했다. 2023년엔 이른바 중립금리 수준인 2.4%를 넘어선 2.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은 현지시간 월요일 한 연설에서 “연방기금금리를 한번 또는 여러 회의에서 25bp 보다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내리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중립을 넘어서 보다 억제적(restrictive) 스탠스로 긴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면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5월 3-4일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이 테이블 위에 올려질지 묻는 질문에 파월은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가 이를 정당화한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보스틱 ‘올해 6번 인상’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망이 보다 불확실해짐에 따라 올해 25bp씩 총 6차례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한 컨퍼런스 연설에서 “나는 2022년 6번, 2023년 2번의 금리 인상을 적었다”며, “내 동료들에 비해 분포의 바닥 쪽이지만 높아진 불확실성 때문에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금리 경로가 현재 적절하다는 나의 신뢰가 약해졌다”고 밝혔다. “이벤트가 급격히 바뀌고 있으며, 총수요와 같은 주요 측면에서 현저한 변화가 나타나 정책 경로의 신속한 조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리스크는 양방향”이라며, “경제 불확실성이나 통화 부양책의 철수에 수요가 휘청거릴 경우 적절한 긴축 경로는 내가 현재 내다보는 것보다 얕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공급 전략의 변화 등 다른 전개상황으로 가격이 높아질 경우 내 예상보다 더 가파른 정책 경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FOMC의 최대 우려는 인플레이션이라며, 미국 노동시장은 타이트하다고 평가했다.

미국-러시아 긴장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며 맹비난하자 러시아 외무부는 존 설리번 주러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미-러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러시아 법원은 월요일 미국 메타플랫폼스가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극단주의자’라며 러시아내 활동을 금지시켰다. 바이든은 러시아가 미국을 상대로 사이버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며 민간기업들에게 보안을 강화하도록 촉구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해 5차 제재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EU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경우 글로벌 시장과 유럽 대륙에 상당한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제유가(WTI)는 7% 넘게 급등했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주 달러채 쿠폰이자를 납입했지만 3월 21일과 28일, 31일에도 이자 상환 만기가 예정되어 있어 투자자들은 디폴트 리스크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EU의 금지 결정에 따라 러시아 기업이나 기관에 대한 신용등급을 모두 철회한다고 밝혔다.

‘美약세장 랠리’

월가내 대표적 약세론자 중 한 명인 모간스탠리의 수석 미국 주식 스트래티지스트 마이클 윌슨은 최근 미국 증시의 반등에 대해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매도하고 더욱 방어적으로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지난 주는 악의적인 약세장 랠리에 불과했다”며,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매도해야 할 랠리”라고 투자자 노트에서 권고했다. 미국 경제가 경기확장 후반부(late cycle)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유틸리티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며 매파적 기조 전환을 분명히 했지만 S&P 500 지수는 6.2% 반등해 2020년 11월 이래 최고의 주간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작년말 대비로는 여전히 6% 넘게 빠진 상태다. 한편 JP모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인 Bob Michele은 정크본드와 투자등급 크레딧물이 이제 밸류에이션상 매력적이라며 이를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