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증시 슈퍼버블, 미국채 매력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거침없던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연일 매도세에 시달렸던 기술주 역시 숨통이 트이며 뉴욕증시가 반등을 시도했지만 장막판 다시 무너졌다. 나스닥 100 지수는 11월 고점 대비 10% 넘게 빠져 조정에 진입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다음주 연준 FOMC 회의 결과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장 마감후 실적발표에서 작년 4분기 신규가입자 수가 828만 명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엔 25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가가 한때 20% 급락했다. 반도체 주식마저 광범위한 기술주 매도세에 휘말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3% 하락해 10월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이번 주에만 10% 넘게 빠져 2020년 3월래 최악의 주간 성적이 예상된다.

미국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지난주 28만6000명으로 예상과 달리 크게 늘어 3개월래 최대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영향 때문이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제 최악은 지나간 듯 보인다며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정부가 재택근무 지침을 철회함에 따라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여러 금융기관이 런던 사무실 근무 재개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한편 연준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CBDC의 도입은 매우 중요한 혁신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CBDC의 여러 장점을 설명하면서 의회와 백악관의 지지가 있어야만 시행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증시 슈퍼버블

월가의 거물 투자자인 제레미 그랜담은 1년 전 자신이 예측했던 역사적인 주식시장 붕괴가 진행 중이라며, 연준의 개입조차 50%에 가까운 급락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 설립자인 그랜담은 현지시간 목요일 투자자노트에서 미국 주식이 “슈퍼 버블” 상태라고 진단했다. 1929년 시장 붕괴,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 거품이 결국엔 터져 S&P 500 지수가 2500포인트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월 4일 고점 대비 48% 하락을 의미한다. 이미 이달 들어 8.3% 급락한 나스닥종합지수의 경우 더 큰 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1년전 이번 버블에 대해 과거 테크 버블이나 일본, 주택시장 버블만큼 확신이 없었다. 가능성은 높다고 봤지만 확실치는 않았다. 이제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버블의 수명이 끝나 언제라도 대혼란이 시작될 수 있다며, 비관론이 되돌아오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부(富)의 인지가치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핌코 ‘미국채 매력적’

핌코에서 자산 배분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매니저 Geraldine Sundstrom는 미국채 금리가 새해 들어 30bp 넘게 급등하면서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매도세와 전망의 개선으로 시장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는데 있어서 공정한 영역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지금 당장 문을 두드려야 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채권이 보다 매력적인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만연한 인플레이션에 더 빠른 금리 인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번 주에 장중 1.9%까지 치솟았다. Sundstrom은 채권 매도세와 공격적인 연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지나쳤을 수 있다며, “시장이 동결 기조에서 갑자기 마음을 바꿔 상황이 통제를 벗어나 수차례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일각에선 연준이 물가 압력을 잡기 위해 3월 50bp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연준 인사들은 최근 점도표에서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美실질금리 상승

미국 물가채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에서 급등함에 따라 금융시장이 초저금리 시대의 폐막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8.8조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를 연내 축소할 방침임을 시사하면서 실질금리가 크게 올랐다.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인 Dan Ivascyn은 실질금리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중요해졌다며, 낮은 실질금리 체제 덕분에 자산 밸류에이션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10년물 물가채 금리는 -0.63%로 12월말 이래 약 50bp 뛰어올랐다. 현지시간 목요일 10년물 물가채 입찰은 수요가 기대에 못미쳤다.

블랙록의 Bob Miller는 “연준이 금융 여건을 타이트하게 하려면 극도로 완화적 수준인 실질금리가 올라야 한다”며, 단기적 상승 속도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축소해 나갈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마켓이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의 금융여건지수는 11월 역사적 저점에서 별로 오르지 않아 채권시장이 아직도 긴축을 소화하려면 갈 길이 멀어보인다.

中 테크기업 옥죄기

중국은 다양한 산업에서 돈과 권력 사이의 관계를 끊겠다는 중국 공산당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정부에 대한 테크기업의 영향력을 억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기관은 전체회의 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당내 정파와 이익 단체에 굴하지 않고 자본과 독점의 무질서한 팽창을 돕는 부패 행위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새로운 반부패 캠페인 약속은 주로 국영 기업과 금융 부문을 대상으로 하지만 테크기업에게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디지털 금융 및 데이터 보안, 온라인 게임, 해외 상장 등 각종 분야에 규제를 강화해왔다.

이번주 초 로이터는 중국 인터넷 규제당국이 테크기업들에게 투자 결정이나 자금 모집에 앞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반부패 사정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이달 초 중국생명보험의 회장을 엄중한 기율위반 및 위법 혐의로 기율심사 및 감찰 조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10월부터 20명이 넘는 관료들이 전국적인 금융권 반부패 사정 폭풍에 휘말렸다.

中오미크론 모니터링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내 오미크론 변이 발생이 미국 공급망에 위협을 가할지 판단하기 위해 기업들이 제공한 실시간 데이터를 모니터하는 중이라고 한 정부 관료가 밝혔다. 중국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나 중국 당국의 공격적인 방역 규제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지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작년 델타 변이 유행시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을 모니터링해왔다. 바이든은 팬데믹발 공급망 차질로 인플레이션이 40년래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데다 미국내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기록적 감염과 입원이 발생하면서 정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아왔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해당 내용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