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3월부터 매회 인상? 금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은 FOMC가 3월 금리를 인상할 마음이 있으며, 매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를 지적하고 고물가의 고착화를 막기 위한 정책 대응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고용시장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올릴 여지가 꽤 있다고 발언해 예상보다 긴축싸이클이 길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민첩한” 정책 변경 시사에 뉴욕증시는 급반등을 되돌리며 하락 반전했고, 미국채 금리와 달러(BBDXY)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뒤이어 뉴질랜드 국채 10년물 금리는 2.7%로 2018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호주 10년물 금리 역시 2.05%로 11bp 뛰어올랐다.

파월이 금리 인상 폭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3월 30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며 25bp 긴축을 기정사실화하고 50bp 긴축마저 대비하는 모습이다.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올해 금리 인상 베팅을 100bp에서 113bp 정도로 높였다. Bernstein Private Wealth Management의 Alex Chaloff는 파월의 평소 신중한 성격을 감안할 때 오늘 발언은 “과감”하고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JP모간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ke Feroli는 파월이 연준의장으로서 한 발언 가운데 가장 매파적이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파월이 현재 주식시장의 혼란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보인다며, 올해 총 5-6번의 금리 인상을 내다봤다.

월가의 거물 투자자인 제레미 그랜담은 지난주 미국 주식이 “슈퍼 버블” 상태라고 진단한데 이어 지난 25년간 지속된 ‘골디락스’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노동력 부족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테슬라는 장 마감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공급망 문제가 올해에도 생산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6% 넘게 급락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OMC ‘조만간’ 긴축 

연준은 “조만간(soon)”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고 리프트오프 단행 이후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팬데믹발 초완화 통화정책 기조를 버리고 이제 수십년래 가장 뜨거워진 인플레이션과의 대결을 선포한 셈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문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FOMC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것이 조만간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은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진행될 예정임을 별도의 성명문에서 예고했다. 연준은 리프트오프 시기로 3월을 구체적으로 못박진 않았다. 또한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를 포함해 경제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성명문에서 “이처럼 도전적인 시기에 미국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기존 문구는 사라졌다. 자산매입은 3월초 종료할 계획이다.

채권 강세론

유명 채권 강세론자인 HSBC Holding의 스티븐 메이저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로 미국채 매도세에 대비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결국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위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으로 알려진 대차대조표 축소가 미국 채권 시장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추측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미 채권 금리가 이를 반영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채권 리서치 헤드인 메이저는 현지시간 수요일 투자자 노트에서 “이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미국채 발행 감소 역시 시장 충격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의 채권 금리 수준은 정책 금리의 예상 경로와 장기적 균형 추세로 가장 잘 설명된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말이면 1.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블룸버그 설문에 응답한 49명의 시장 전문가 중 두번째로 가장 낙관적인 예측이다. 이들의 추정치 중간값은 2.16%였다.

‘이제 주식 살때’

연준 긴축 우려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 속에 글로벌 증시가 팬데믹 충격 이래 최악의 매도세를 겪으면서 글로벌 MSCI ACWI 지수가 1월 들어 약 7% 급락했다. S&P 500 지수는 1월 3일 사상최고치에서 9% 넘게 하락하며 조정 직전까지 갔다. 피터 오펜하이머 등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주가지수가 더 크게 약세를 보일 경우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조언했다. 오펜하이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이제부터는 금리와 금융 여건의 긴축 전환이 성장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어느 지점에서 안정될지 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버트 버클랜드 등 씨티그룹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실질금리가 안정을 찾으면서 성장주의 급격한 디레이팅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의 약세장 체크리스트는 저가 매수 시점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특히 영국과 일본의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같은 경기방어주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뮤추얼펀드와 개인투자자의 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펀더멘털이 악화될 경우 추가 리스크 축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유가 100달러? 

주식시장 반등과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속에 브렌트유가 2014년 10월래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터치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때 2.8% 급등해 88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내 최대 오일 저장허브인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 180만 배럴 줄어 3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편 미국내 전체 재고는 다소 늘었다. 석유시장의 움직임은 최근 타이트한 공급을 시사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할 경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긴장은 금융시장, 특히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원자재 상품 시장에 상당한 리스크를 더한다.

Tortoise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Rob Thummel는 서방세계의 제재조치가 러시아의 석유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럽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힘든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러시아 공급 축소는 일시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등 월가 은행들은 글로벌 시장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유가가 올해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을 연달아 내놨다. 게다가 OPEC+는 다음주 회의에서 기존의 점진적 증산 일정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동결…인상 임박 시사

캐나다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0.25%에 동결했다. 하지만 30년 만에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앞으로 몇 주 안에 통화정책을 긴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지시간 수요일 정책 결정문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문구를 없애고 경제가 팬데믹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해 3월 2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조정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정책 위원들은 캐나다의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고 방역 규제 조치가 실시되는 상황에서 아직은 금리를 올릴 타이밍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듯 보인다.

머니마켓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70%로 가격에 반영한 반면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보다 회의적으로 27명 중 12명만 인상을 내다봤다. 정책 결정 발표 이후 단기물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National Bank of Canada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오늘 금리만 안 올렸을 뿐 포워드 가이던스를 버리고 금리 인상이 가까이에 있음을 시사하는 등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아직도 향후 12개월에 걸쳐 정책금리가 1.75%까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