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50bp인상 대비, 中경기부양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이 3월 FOMC에서 20년만에 처음으로 50bp 인상을 단행하고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또다시 요동쳤다. 유가(WTI)는 배럴당 86달러 부근까지 올라 2014년래 고점을 경신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했다. 달러(BBDXY)는 3거래일째 올라 11월래 최장기 상승을 기록했고, 모멘텀 상승 신호 속에 다시 강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뉴욕증시는 애플과 메타 플랫폼스 등 대형 기술주가 후퇴하며 나스닥 100 지수가 장중 2% 넘게 밀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연저점을 낮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대형 게임업체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한때 2% 넘게 하락했고, 골드만삭스는 실망스런 분기 트레이딩 실적과 인건비 폭등에 주가가 8% 넘게 급락했다. 알리바바그룹은 미국 당국이 클라우드 서비스 알리클라우드에 대해 국가 안보 위협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는 로이터 보도가 전해진 후 4% 넘게 빠졌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요동치는 채권시장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25bp보다 큰 폭으로 올릴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면서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9bp 가량 올라 1.06%에 다가섰고, 10년물은 2020년 1월래 최고치인 1.875%까지 상승했다. 5년물과 30년물 금리간 스프레드는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0bp를 하회했다. 3월 FOMC에 시장의 관심이 온통 집중되는 분위기다. 유로달러 옵션은 50bp 인상 가능성마저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와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일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공격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Nomura Holdings의 Andrew Ticehurst는 올해 채권시장, 특히 미국에서 최대 화두는 금리 상승과 커브 플래트닝이라며, 과거 추이를 고려할 때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첫 금리 인상 전 피크에 도달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른 채권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분트채 10년물 금리는 2019년 5월래 처음으로 마이너스권 탈출 시도를 앞두고 있고, 호주 10년물 금리도 상승을 재개했다. GSFM의 Stephen Miller는 그동안 너무 안이했던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의 현실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추세에 뒤처져 이를 만회하기 위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두를 것이란 두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PBOC 경기부양

중국인민은행(PBOC)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징후가 악화됨에 따라 경제를 활성화하고 신용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류궈창 PBOC 부총재는 “통화 정책 수단의 폭을 넓히고 전반적인 통화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신용 붕괴를 피하겠다”고 화요일 브리핑에서 말했다. 그는 PBOC가 경제 성장을 안정시키고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더 많은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적시에 시장의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시장보다 앞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둘기파 발언은 PBOC가 거의 2년만에 처음으로 정책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완화 주기의 시작을 시사한 다음날 나온 것으로,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침체가 경제와 크레딧 시장을 계속 압박하면서 정책 당국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내 은행들이 목요일 대출 우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신용 성장의 붕괴를 막겠다는 류 부총재의 발언이 상당한 하방 압력, 특히 부동산 개발업체의 경영난에 직면해 신용 팽창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 진단했다. PBOC가 또다시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지준율을 낮출 것이란 추측도 일고 있다. 류 부총재는 지준율의 추가 인하 여지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여력이 남아 있다며, 경제 상황과 거시 정책 필요에 따라 지준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로테이션

채권금리 급등에 새해부터 시장이 요동치면서 기술주가 투자자 선호도에서 밀려나고 대신 은행주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10년 넘게 아무 생각없이 사들였던 기술주가 단기적 후퇴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BofA의 1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당 섹터에 대한 순 비중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1%로 크게 감소했다. 동시에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은 41%로 상승해 2017년 10월에 세웠던 기록에 다가섰다. 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중앙은행 긴축이 2022년 시장에 최대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는 향후 성장 기대로 가치를 평가받는 값비싼 테크주에는 악재인 반면, 그동안 초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에 고통받았던 은행주에는 호재다.

지난주 실시된 도이치은행 설문 조사에선 500명 이상의 응답자 중 49%가 미국 기술주에 대해 버블이라고 진단했다. 39%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12%는 판단을 미뤘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모든 기술주가 똑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경기 방어 능력이 있고 재정 상태가 좋으며 현금 창출이 가능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차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테크주는 버블에 도달해 가장 크게 조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과도’

부실채권 투자로 유명한 Oaktree Capital Management의 공동 설립자인 하워드 막스는 40년래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이 “과도하다”며, “인플레이션 상승은 금리 상승을 의미하며, 금리 상승은 자산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연준이 벌써 몇달 전에 기준금리를 올렸어야만 했다며, 이제 금리가 인상될 경우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기존 포트폴리오를 모두 던질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전문가들조차 어려운 일이라며, 크레딧 투자자의 경우 계속 버티면 결국 약속한 투자수익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동금리 채권과 같은 자산으로 인플레이션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월가 인건비 급증

월가 대형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들로부터 최고의 인재들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인건비 등 비용도 급증해 신기록을 세웠다. 데니스 콜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골드만이 경쟁적 환경에서 “최고의 인재에게 보상을 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애널리스트들에게 말했다. 영업비용이 더 크게 늘진 않겠지만 기술과 엔지니어링에 계속해서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P모간 역시 지난주 사상 최대 비용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고,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인재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얼마든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팬데믹 발발 이후 트레이딩과 딜메이킹 호황에 힘입어 월가 기관들이 초봉만 수십만 달러를 제시하는 등 업계 최고의 몸값과 대우로 인재 유치에 뛰어들면서 타이트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 급등에 더욱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