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트럼프의 선물..TPP 복귀?

(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과 시리아 등 주요 갈등 사안에 대해 봉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는 심지어 자신의 손으로 백지화한 TPP마저 복귀 검토를 지시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bp 넘게 뛰었고, 달러는 수일 간의 약세에서 벗어나 유로와 엔화대비 강세를 보였다. OPEC 감산과 중동의 지정학적 우려 속에 국제유가(WTI 기준)는 4거래일 연속 올라 2014년래 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갔지만 급등세는 진정됐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중국 시장 개방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미국이 무역전쟁을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채 시장은 30년물 발행 후 플래트닝 기조를 이어갔다. 이번주 640억 달러 규모의 입찰에서 간접 매수자 비중이 줄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약해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부채질했다.
한편, 최근 북-미 간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상응하는 대가로 ‘군사 위협 해소 및 체제 안전 보장’ 방안을 미국에 제시했다고 한겨레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은 미국 핵 전략자산의 한국 철수, 한-미 연합훈련시 핵 전략자산 전개 중지, 재래식 및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 평화협정으로 전환, 북미 수교 등을 제시했으며, 앞으로도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중국의 3월 수출입 실적과 호주중앙은행(RBA) 금융안정보고서, 싱가포르 통화정책이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통상정책 급선회?…TPP 재가입 검토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선되자마자 TPP에서 탈퇴했던 트럼프는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무역 분쟁을 무난히 해결하고 있다는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TPP 재가입 가능성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벤 새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이 TPP에 복귀하기 쉬워졌을 지도 모른다는 논점을 수차례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 보복 위협 역시 협상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양측이 새로운 관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무역전쟁 전면전 우려를 진정시켰다. “현재 우리는 정말로 협상하고 있으며, 중국측이 우리를 정말로 공정하게 대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NAFTA 개정 협상 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선물에 미 증시 안도랠리…시리아 최악은 피할 듯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 탈퇴했던 TPP 재가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 증시는 하루만에 반등했다. 투자자들이 무역 역학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S&P 500 지수는 전일비 약 0.8% 올랐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거의 300포인트(1.2%) 상승했다.
트럼프는 러시아를 향해 시리아 미사일 공격에 준비하라는 경고를 트위터에 게시한지 하루만에 시리아 대응 방침을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의 목표는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패배일뿐, 시리아 내전까지 관여할 의도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의 군 장성들이 핫라인 전화통화로 계속 연락 중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미국의 공습 가능성은 살아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는 모습에 투심은 약간 진정되는 분위기이다.
JMP 증권 주식부문 디렉터 Tom Wright은 “어제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은 우려를 야기하고 위험회피 심리를 촉발했다”며 “그러다 오늘은 훨씬 다른 종류의 메시지를 내놨고 전 부문에 걸쳐 광범위한 랠리를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요일 연설에서 유화적 기조를 보여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우려를 다소 완화시키면서 양국이 추가 관세 보복 위협에서 물러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업종별로는, 블랙록이 예상을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은행주와 금융주가 큰 폭 상승했다.

알루미늄 가격 고공행진…루살 선적 불가항력 선언

알루미늄 가격이 최소 30년만에 주간 최대폭 상승을 향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 강화로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 유나이티드 컴퍼니 루살 대신 다른 공급원을 찾느라 기업들이 분주한 상황이다. 목요일 알루미늄 가격은 2012년래 고점을 경신하며 이번주 오름폭을 거의 14%로 확대했고, 이는 블룸버그가 1987년 6월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주간 기준 최대폭 상승세다. 중서부로 선적되는 알루미늄에 대해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에 더해지는 미국 프리미엄은 역대 최대폭 급등했다.
목요일 루살측은 알루미늄의 주 원료인 알루미나 선적 일부에 대한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앞서 루살의 최대 고객인 글렌코어는 동일한 법률 조항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LME와 Comex가 루살의 알루미늄 신규 인도분을 거래에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공급 우려는 더욱 커졌다. TD 증권의 원자재상품 스트래티지스트 Ryan McKay는 “사람들이 공급물량을 확보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며 “루살이 생산하는 상당량의 알루미늄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CB 정상화로 가는 길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의 3월 7-8일 정책회의 의사록이 공개됐다. 정책결정자들은 미국의 수입관세 공격이 “모든 관련국”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브렉시트 충격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ECB는 여전히 경기에 자신감을 보여 전망 악화시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한 정책위원은 유로존이 부양책 없이도 스스로 경제가 성장하고 물가가 오르는 상태에 거의 도달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ABN Amro의 Nick Kounis는 ECB가 좀더 긴 시차를 갖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양적완화 정책을 다시 연장한다면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되겠지만, 현재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정상화 경로를 좀더 길게 가져가는 것이 논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3월 정책회의 이후 나온 경제지표는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유로존 산업생산은 2월까지 석달 연속 후퇴했고, 그 외에도 여러 지표들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며 작년 경제성장률 2.3%가 정점이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美 환율보고서 대기…한은 5월 금리인상 기대 낮아져

미 재무부가 조만간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어제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시장 공개 내역 논의 등 투명성 방안과 관련해 기재부와 오랫동안 협의하고 있다면서, 외환시장 개입공개 논의가 환율에 기조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지난 1월 경제전망 대비 45억 달러 하향 조정한 705억 달러로, 내년 전망치는 40억 달러 낮춘 700억 달러로 제시했다.
미국이 환율조작을 통한 무역 불공정을 막기 위해 제정한 2015년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대미 무역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 3% 초과, 지속적인 일방향 시장 개입(연간 GDP 대비 2% 초과 달러 순매수) 등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할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 이 중 2개 요건에만 해당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작년 10월 보고서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이 관찰대상국에 올랐으며, 이번에 중국과 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이주열 총재의 깜짝 연임으로 일각에서 5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어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하고 올해 물가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시장은 대체로 금리인상 시점을 하반기로 내다보았다. DB금융투자는 기존의 올해 2차례 금리인상 전망을 올해 1차례 3분기 인상으로 수정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연간 2회 인상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3분기 인상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7월 또는 8월 인상 시점에 따라 4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상이해질 것으로 봤다. ANZ는 한은 통방문이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더욱 비둘기파적이라며, 8월에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라는 자사의 전망이 아슬아슬해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