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BOK인하? 트럼프 코로나대책

(블룸버그) — 미국채 시장이 루비콘강을 건넜다. 2년물 금리가 1.2% 아래로 밀리며 연방기금 목표금리 범위 상단인 1.75%와 격차를 50bp 이상 벌렸다. 1981년 이래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연준은 12개월 안에 정책금리를 인하해왔다. 연방기금선물은 4월 FOMC 회의까지 1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로 반영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연준이 동결 대신 4월과 6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한편 오늘 한국은행(BOK)이 기준금리를 1%로 내리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설문 결과 28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8명이 금리 인하를 점쳤고, 나머지는 동결을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한은의 선제적 인하를 예상했다. JP모간은 한국내 감염자가 최대 1만명에 달할 수 있다며, 추가 경기 하방리스크를 우려했다.
뉴욕증시는 간밤 반등을 시도했으나 뉴욕 지역 당국자들이 코로나19 노출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소식에 S&P 500 지수가 결국 5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마감했다. 미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전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경고에 이어 미국식품의약국(FDA) 관료는 전염병의 대유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독일도 유행병이 시작되고 있고 브라질 등 곳곳에서 첫 확진사례가 보고되면서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4시간 동안 중국외 지역에서 신규 발생 건수가 처음으로 중국을 앞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CDC와 더불어 한국시간으로 오전 8시반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이탈리아 감염 확산으로 추가 여행 제한과 항공편 운항 중단 조치 등이 나올 수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DA  경고

미국식품의약국(FDA) 바이오의약품 평가연구센터(CBER)의 Peter Marks 소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모든 면에서 전염병 대유행이 막 시작되려는 시점”이라며 반드시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미 6개 대륙에서 발생해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미국의 경우 확진 사례가 적지만 미국 규제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CDC가 전일 경고했듯이 그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코로나19 리스크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와 그의 고문들은 코로나19를 심각한 보건 위협으로 전면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치사율 면에서 독감과 비교할만 정도라는 판단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사망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면서도, 병원 입원을 통해 미국 보건시스템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자르 보건부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자금을 주초 발표했던 25억 달러보다 더 요청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백악관에서는 보다 강력한 제한에도 미국내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美10년물 1% 하회 전망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사상최저를 기록했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의 경제 충격 정도에 따라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증시 폭락에 놀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지시간 화요일 1.3055%까지 밀렸다. 30년물 금리 역시 신저점으로 하락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중반까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베팅을 높였다. BofA는 10년물 미국채 금리 1.25%가 강력한 기술적 수준으로 바이러스 전개 상황에 따라 곧바로 다음 타겟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5%에 도달할 경우 일드커브 역전이 나타나 연준이 시장 압박에 금리를 내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ING는 5년물에 이어 10년물 금리도 1%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FHN Financial은 최악의 경우 10년물이 1%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둔화되고 다른 지역의 감염이 미미한 수준에 그쳐 글로벌 성장률이 상반기에 연율 1.25%-1.75%p 가량 충격에 그친다 하더라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월이나 4월에 1%-1.25% 범위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준이 선제적으로 4월에서 5월에 기준금리를 50bp-75bp 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만일 글로벌 공급체인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중국 외 국가에서 상당한 생산손실이 나타날 경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9월에서 11월 사이에 1%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연준은 기준금리를 0%-0.25% 범위로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실시해 2021년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 강세 베팅

JP모간은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글로벌 성장이 크게 타격을 받으면서 달러지수가 수개월 안에 주기상 신고점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GDP성장률이 1%p 떨어질 경우 달러지수는 3%-4% 가량 상승이 예상된다며, 이미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0.2%p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달러 외에 유일하게 믿을만한 안전자산 통화는 스위스프랑으로, 엔화는 구조적 자본유출 때문에 최근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BNY Mellon 역시 일본 경제가 코로나19에 위협을 받으면서 엔화의 피난처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며, 달러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환율의 내재변동성이 주식과 채권시장만큼 크게 움직이지 않아 향후 가격변동에 베팅하는 전략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JP모간의 통화변동성 지수가 월요일 올해 들어 3번째로 큰 폭으로 올랐지만,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 변동성은 수년래 최대폭 급등했다. 종종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2018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점프했다. 미국채 MOVE 지수는 2015년래 최대폭 올랐다. Monex Europe은 바이러스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판단하기란 특정 산업이나 중앙은행 반응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며, 바이러스 영향에 올해 FX 변동성이 확대되겠지만 증시나 채권에는 뒤처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와 일본 및 이탈리아의 기술적 경기침체 리스크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시장 피난처와 위험선호 사이의 전통적 상관관계에 의구심이 생기면서 투자자들은 옵션 트레이드를 통해 커버에 나서고 있다.

獨 재정고삐

숄츠 독일 재무장관이 부채 수준을 규제하는 헌법적 장치를 한시적으로 중지하고 싶어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유럽 최대 경제에서 제한적 재정부양책의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이같은 조치는 지방정부의 지역 투자 예산 여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지만, 강력한 정치적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미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 소속 의원은 즉각 거부의사를 밝혔다. 헌법에 명시한 부채 제동(debt brake) 조항을 바꾸려면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숄츠의 사민당은 보다 우호적이다. 한편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를 곧바로 환영했다. 제조업 부진에 경제가 위축되고 코로나19마저 성장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ECB는 독일이 지갑을 열기를 원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을 통해 독일은 정부지출을 보다 과감하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코로나19가 유럽 경제 위기로 번진다 하더라도 ECB는 서둘러 구제에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에 자산매입마저 실시하고 있어 추가 통화 부양책을 위한 여지가 상당히 제한된 상태다. ECB는 대신 독일 등 각국 정부가 이젠 경기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머니마켓은 12월 10bp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UBS Group은 “ECB가 완전히 한계는 아니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추가 정책 완화를 위한 기준선은 여전히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골드만 ‘EM 저점매수’

골드만 삭스는 지난 한달간 대규모 매도세에 시달린 EM에 매력적인 매수 기회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펀더멘털 주식펀드 글로벌 공동책임자인 Katie Koch는 “패닉에 빠지지 말라”며, 전략적 자산 배분과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액티브 매니저들은 당연히 매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번 조정에서 놀라운 기회가 일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개도국 주식은 특히 현재 비중축소 상태인 투자자들을 위해 자신의 매수 목록 상위에 있다고 밝혔다. MSCI EM주식지수는 코로나19 여파에 한달간 4.7% 급락했다. 한편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글로벌 증시에 “일부 안도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러스가 서반구로 확대되면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더 하락하겠지만 그렇게 끔찍한 상황은 아닐 것으로 비교적 낙관했다. 한편, Dennis Gartman은 코로나19가 글로벌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주식의 경우 고평가된 상태라 금과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사라고 권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