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지난달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더해줬다. 이에 채권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6월까지 25bp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으나 이달 금리 동결 전망은 유지됐다. 이에 S&P 500지수는 신고점 경신 랠리를 멈추고 0.2% 약세로 마감했다. 인터액티브 브로커스는 이번 물가보고서가 다음 인하 예상 시기를 6월에서 4월로 앞당기지 못했다며, 아마도 파월 연준의장에겐 지난 12월 인하가 마지막 인하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은 시장의 관심이 연준의 독립성 훼손 리스크로 점점 옮겨가면서, 인플레이션 지표는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재료에서 점차 배경적 제약 요인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여전히 위험자산 롱 포지션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본부건물 개보수 공사를 둘러싼 미 법무부 수사로 후임 인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차기 연준의장 지명을 “몇 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원 9거래일째 상승…160엔에 가까워진 엔화
간밤 달러-원(REGN)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원 가량 뛴 1476원 부근에서 마감하며 9거래일째 상승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긴 연속 오름세다. 미국 물가지표가 이달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영향 등으로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났다.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트는 “외환 시장은 CPI에 충분한 고착성이 존재하며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미국 거시경제 지표의 호조와 맞물려 달러 강세를 부채질했다”고 진단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0.7% 올라 159.19까지 치솟으면서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을 위해 1월 23일 중의원 해산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한 이후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엔화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옵션시장에서는 큰 경계심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단기 프라이싱과 옵션 플로우는 여전히 트레이더들이 달러 강세 베팅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 당국은 2024년 달러-엔 환율이 160엔 선 부근에 있을 때 네 차례에 걸쳐 시장에 개입했으며, 이는 향후 개입이 발생할 수 있는 대략적인 기준점을 설정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 총재들, 파월에 ‘전폭적 연대’ 표명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대한 전례 없는 압박을 강화하자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제롬 파월 의장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을 내놓았다. 미국 중앙은행에 대한 형사 고발 위협 이후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 한국은행 등은 연준 및 파월 의장과 “완전한 연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우리가 봉사하는 시민들의 이익을 위한 물가·금융·경제 안정의 초석”이라며 “따라서 법치와 민주적 책임성을 완전히 존중하면서 그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동 대응은 연준의 통화 정책 자율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집단 행동은 일반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나 팬데믹 등 글로벌 비상사태에 한정됐을 뿐이지, 특정 개인을 위해 취해진 적은 없다. 앞서 파월 의장은 법무부의 대배심 소환장을 받았으며, 이는 연준 본부 건물 개보수 공사에 대한 의회 증언과 관련하여 형사 기소될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파월은 “형사 고발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기보다 무엇이 국민에 도움이 될지 최선의 판단을 토대로 금리를 결정한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 12월 근원 CPI 상승률 예상치 하회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작년 12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6%로, 11월에 이어 4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각각 0.3%과 2.7%을 예상했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전월비 0.3%, 전년비 2.7%을 기록했다. 이번 수치는 물가가 하향 안정 경로에 들어섰음을 보다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앞서 11월 근원 CPI 상승률 역시 2.6%로 크게 둔화됐지만, 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여러 해석상의 유의점이 제기된 바 있다. BMO는“인플레이션이 중요도 면에서 고용에 밀린 가운데 이날 물가 지표는 1월 금리 동결 전망을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핌코는 “혼재된 모습으로 연준이 이를 면밀히 해석해야 한다”며, “최근 세 차례 회의에서 총 75bp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연준 위원들은 현 수준에서 정책을 잠시 멈추는 데 상당히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이란 국민들에게 시위 계속하라고 촉구…유가 급등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에 맞선 시위를 계속하라고 이란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인권단체들은 2주 넘게 이어진 격렬한 소요 사태로 수천 명이 숨졌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계속 시위하라 — 당신들의 기관을 장악하라!!!”는 글을 올리며, 시위대에 대한 살상이 중단될 때까지 이란 당국자들과의 모든 회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또한 “도움이 오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 이후 국제유가(WTI)는 한때 3% 넘게 뛰어 배럴당 61달러를 넘어 11월 초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앞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란 정권이 “마지막 날”에 접어들었으며 “사실상 끝났다”고 예측했다. 전일 트럼프는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그린란드 총리는 미국 편입 가능성을 단호히 배제하며, 북극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미국이 아닌 덴마크와의 연합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JP모간, 신용카드 금리 10% 상한에 ‘모든 방안’ 검토 중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 체이스는 신용카드 이자율을 10%로 제한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만약 그런 일이 현실화된다면 소비자에게도, 경제 전반에도 매우 나쁠 것”이라며 “그런 시나리오에서는 카드 사업을 대폭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체적인 영향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바넘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우리의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근거가 미약한 지시”에 맞서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한편 JP모간의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4분기 예상 밖으로 감소하며, 불과 한 달 전 제시했던 자체 전망치를 밑돌았다. 인수·합병(M&A) 자문과 증권 인수(언더라이팅) 부문 수익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JP모간 주가는 4% 넘게 급락해 3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