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연착륙? 주식 성장충격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의 정책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뉴욕 증시는 또다시 하락장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전일 장중 4% 추락 후 겨우 반등에 성공했던 S&P 500 지수는 간밤에도 3% 가까이 급락 후에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다소 줄였다. 나스닥 지수는 2.3% 후퇴했고, 월가 공포지수 VIX는 6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RBC Capital Markets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인 Lori Calvasina는 “변동성이 돌아왔다”며, “연준 정책이 대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추세에 뒤처졌던 주식 투자자들이 따라잡아야 할 게 많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장 마감후 지난 분기 매출이 20%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성장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일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Amherst Pierpont는 현지시간 화요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현재의 연준 추정치보다 더 뜨거워질 수 있어 연 4회 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연준이 긴축 초기에 신중하게 움직였던 경향을 감안할 때 3월 50bp 인상이나 5월초 연이은 인상 베팅은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가 과속으로 달리고 있지만 연준이 급브레이크를 밟아서는 안된다며, 균형감각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연착륙 성공할까?

파월 연준의장은 첫 4년의 임기 동안 미국 경제를 팬데믹이란 역사적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으로 평가받았다. 이제 두번째 임기의 성공은 경기 과열로부터 연착륙 여부에 달려 있다. 현지시간 1월 25일-26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파월을 비롯한 연준인사들은 고용 회복세를 해치지 않으면서 수십년래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잠재울지 논의한다. 자칫 너무 빠르게 움직일 경우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느리게 대응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 SGH Macro Advisors의 Tim Duy는 파월의 명성이 인플레이션 과열과 연준의 뒷북 대응 비판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며,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빠르게 2% 목표치로 물가를 안정시키긴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 ‘성장 충격’

골드만삭스는 주식에 “성장 충격”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주 FOMC 회의에서 3월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골드만은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기 위한 급격한 통화 긴축이 결국 경제 활동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주식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Christian Mueller-Glissmann 등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금리 충격이 성장 충격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1980년대 이후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그 위험은 더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는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둘다 안정시킬 수 없다. 둘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인플레이션 억제가 성장에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결국 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HSBC Holdings의 Max Kettner는 시장이 아직까지 성장 전망을 우려하기 보다는 금리에 지나치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성장 모멘텀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이는 위험자산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IMF 성장 전망 하향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4%로 작년 10월 전망 대비 0.5%p 하향 조정하고, 하방 리스크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과 중국 부동산 시장위축 심화시 중국 경제 성장 추가 둔화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0%로 1.2%p를 내렸고, 중국 역시 4.8%로 0.8%p 하향조정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이전 전망대비 0.3%p 하향 조정한 반면 내년은 2.9%로 0.1%p 상향 조정했다. 수석 이코노미스트에서 이달 IMF 2인자로 오른 Gita Gopinath는 “지난 2년은 이번 위기와 계속되고 있는 회복이 그 무엇과도 같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며, “정책 당국은 광범위한 경제지표를 면밀히 모니터하고 컨틴전시에 대비하고 신속하게 정책 변경을 알리고 시행할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과감하고 효과적인 국제 공조를 통해 올해는 세계가 팬데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 저가 매수 타이밍’

미국과 유럽 주식이 매도세에 연일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웰스파고는 “새로운 자금을 투입할 때”라고 조언했다. Christopher Harvey 등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지난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를 조정권으로 끌어내린 매도세 덕분에 시장에서 어느 정도 거품이 걷히고 많은 주식의 위험/보상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실질 금리가 계속 상승함에 따라 성장주는 계속 압박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웰스파고는 S&P 500 지수가 향후 몇개월 안에 조정을 거치겠지만 시장 침체가 단기에 그치고 2022년 말에 랠리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JPMorgan Private Bank의 Madison Faller는 “올해 견조한 GDP 성장률의 지속과 두자리수대 기업 실적 성장률 기대에 대한 우리의 확신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선진국 주식시장이 연말까지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대체로 리프라이싱한 상태로, 여기에서 추가적인 매파적 액션이 나올 확률은 낮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긴장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측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비해 병력 8500명을 동유럽 추가 배치 준비에 들어간데 대해 긴장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 은행의 미달러 거래 청산이 막힐 경우 유럽의 에너지 공급난을 막기 위해 에너지 분야만큼은 예외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유럽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시카고와 파리 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1월 중순래 10% 가량 뛰었고, 옥수수는 6월래 최고치 부근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