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인플레 논쟁, 연준의 여유

(블룸버그) — 뉴욕증시가 연준 및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 약속에 인플레이션 불안이 촉발될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S&P 500 지수가 7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중소형주로 이루어진 러셀 2000 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해 2019년 12월래 최장기 랠리를 기록했다. 유가(WTI)는 강한 수요 반등 기대 속에 배럴당 58달러로 1년여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달러는 3거래일째 하락했고 파운드는 2018년 4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내란선동 혐의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이 현지시간 화요일 개시된 가운데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은 지난달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보여주며 트럼프의 유죄를 주장했다. 상원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가 위헌이라는 트럼프측 주장을 꺾고 그의 두번째 탄핵심판이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의 Peter Embarek은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동물 숙주나 병원균을 보유한 야생동물 냉동제품을 통해 인간이 전염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한국 1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예상치 4.5%를 크게 상회한 5.4%로 1999년래 최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는 전년비 98만2000명 감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경기과열?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대규모 펜데믹 구제책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그로 인해 경제가 과열될 수 있다는 경고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9조 달러의 지원 계획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작년 시행된 코로나19 특별구제법 Cares Act에 이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연방정부 자금이 투입된다. Cares Act의 경우 팬데믹 발발 초기에 마련된 조치로 당시 수십년래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반면 이번 재정 부양책은 이미 어느 정도 반등한 경제로 흘러가게 된다. 여전히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특히 저소득층에서 경기침체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고 있어 정부의 추가 지원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상품과 서비스 생산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데다가 백신 접종으로 소비가 곧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 회의론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도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 같으면 이같은 예고가 경종을 울렸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입안자들과 경제학자들은 내일을 미리 걱정하기보다 현재 모든 화력을 동원해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란 판단을 내렸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Jan Hatzius는 2009년 당시 공격적 부양책에 인플레이션과 투자자 대탈출 등 상당히 공포스러운 시나리오들이 제기되었으나 이 중 실현된 것은 없다며, 그런 이유에서 미국 지도자들이 팬데믹과의 전쟁에 “정말로 모든 것을 걸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의 한계는 있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아직 상당한 성장 여유가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연준의 여유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의 일시적 상승에 놀라지 않을 것”라며, “문제는 그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있다. 내가 보기에 아직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변이 바이러스를 물리쳐 올해 경제가 다시 재개된다면, 이는 재정 지원과 더불어 강한 GDP 성장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고용이 크게 개선되겠지만 인플레이션의 경기주기적 요소들이 쌓인다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또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거나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의 견해는 다른 연준 인사들의 최근 발언와 맥을 같이 한다. 카플란은 또한 연준의 정책은 팬데믹 기간동안 적절하게 공격적이라며, 시스템적 리스크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은행권 금융부문의 과도한 위험선호와 불균형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팬데믹과 싸우면서 터널을 확실히 벗어날 때까지 공격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fA 달러 강세 전망

BofA 글로벌 리서치는 달러 약세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미 도전에 직면했으며 조정을 시작했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말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를 기존 1.25달러에서 1.15달러로 낮췄다. 블룸버그 전문가 추정치 중앙값은 1.25다. BofA는 내년 유로-달러 환율이 1.15 부근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점전적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며, 연준과 유럽중앙은행 간 정책 차별화를 촉매제로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 가능성과 시장에서 여전한 특히 유로 대비 달러 숏 포지션, 유로존에 비해 두 배는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경제회복 등도 유로-달러 환율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상당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위험 자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랠리

비트코인의 신기록 경신 랠리가 이어져 한때 4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2월 들어 30% 이상 상승한 셈이다. 테슬라가 15억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밝힌 뒤 다른 기업들도 이를 뒤따를지를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조지타운대 James Angel 조교수는 보수적인 기업 재무 담당자들이 투자하기엔 비트코인이 너무 위험하다며, 비트코인 변동성이 워낙 심해 가격이 하루 사이에 10%씩 등락을 보일 수 있어 단기적인 가치 저장수단으로써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월가 대형은행들은 아직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월가 은행들은 처음부터 암호화폐 시장에 초대받지 못한데다가, 비트코인이 탄생한지 1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대중적인 결제수단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JP모간 역시 다른 기업들이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를 따라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며, 주로 은행 예금과 MMF, 단기채권으로 구성된 일반 기업의 재무 포트폴리오는 변동성이 1% 부근이라고 지적했다. 만일 비트코인을 여기에 추가할 경우 포트폴리오 변동성이 8%까지 튀어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눈치보는 테슬라

테슬라가 며칠 사이에 연속으로 중국 당국에 고개를 숙였다. 수년 동안 미국 규제당국과 종종 대치를 벌여왔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월요일 중국 규제당국 5곳이 품질과 안전 이슈로 테슬라 임원들을 소환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 테슬라는 곧바로 중국법규를 준수하고 내부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주엔 테슬라 직원이 충전 사고에 대해 중국 국유 전력회사인 중국전망(China Grid)의 과부하로 자동차 인버터가 손상됐다고 주장하자, 중국전망이 해당 전력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며 논란이 일었고 테슬라측은 공개 사과했다. 본국인 미국에서 테슬라는 훨씬 거침없이 행동해 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 상장 폐지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2018년 트윗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자 머스크는 발끈해 SEC를 “공매도강화위원회(Shortseller Enrichment Commission)”라고 부르며 SEC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자율주행시스템 관련 모델X의 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위원장과의 전화통화를 중간에 끊어버린 적도 있다. 이같은 온도 차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테슬라는 작년 사상 처음으로 미국외 지역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했고, 특히 상하이 외곽에 위치한 공장이 문을 열면서 중국내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