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초매파 경고, 평화협상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이 초매파적 경고를 날렸다. 리프트오프는 시장 예상대로 25bp에 그쳤으나 점도표상 올해말 전망치를 1.9%로 올려 연내 추가 6차례 인상을 예고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모든 FOMC 회의가 이제 “유효하다(live)”며,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보다 빠르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스왑시장은 5월이나 6월 FOMC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모습이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Scott Minerd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패닉”에 빠졌다며, 통화공급과 대차대조표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FOMC 결정 발표 이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떄 14bp 넘게 튀어올라 1.99%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뉴욕증시는 오후에 잠시 밀리기도 했으나 파월의 경기 자신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기대에 일고점을 높였다. S&P 500 지수는 이틀 동안 4.4%나 급등해 2020년 4월래 최고의 반등을 기록했다.

파월은 경기침체 리스크가 특별히 높아지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금융 여건이 이미 상당폭의 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4.3%으로 높였지만 2024년이면 2.3%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4%에서 2.8%로 낮췄다. Rabobank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조치가 글로벌 경제에 파장을 미쳐 결국 올 하반기쯤 미국도 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 경우 연준은 4차례 연달아 25bp씩 금리를 올린 뒤 당분간 쉬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군드라흐는 연준이 추세에 뒤처져 있어 내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브라질은 기준금리를 11.75%로 100bp 올리고 다음 회의에서도 100bp 인상을 예고했다. 리비아가 OPEC+에 원유 공급 속도를 높이자고 촉구하면서 국제유가(WTI)는 1.5% 가량 하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초매파적 경고

FOMC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0.25%-0.5%로 25bp 인상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50bp 인상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2018년래 첫 금리 인상으로,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리스크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일단 40년래 가장 뜨거워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연준 점도표상 기준금리 예상치 중앙값은 올해말 약 1.9%, 2023년은 약 2.8%로 상향 조정됐다. FOMC는 성명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간적, 경제적 고통을 초래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이와 관련된 사태는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더하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해 보다 타이트한 통화정책을 감당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적 상방 압력이라는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필요시 정책 긴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위원들은 물가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판단으로, 파월은 “민첩한” 정책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대차대조표 축소의 경우 이르면 5월 발표할 수도 있으며,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협상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중립국을 선택하고 대신 자국 군대는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안이 일종의 타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해 평화협상 진전 신호를 보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즈는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며, 우크라이나가 중립을 선언하고 군사력 제한을 받아들일 경우 전쟁을 멈추고 러시아군이 철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15개 조항의 타협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 우크라이나 정부 관료는 러시아의 공격이 전혀 잦아들지 않았다며, 러시아 측은 합의보다 제재조치 완화에 더 관심이 있어 양국간 협상에 아직 큰 진전은 없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현지시간 수요일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게 화상 연설을 통해 호소했다. 그는 진주만 공격과 9·11 사태를 언급하며 연설 말미에 영어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의 지도자”가 되어 달라고 촉구했다. “세계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평화의 지도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대가 3주째 우크라이나를 짓밟으면서 우크라이나는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군의 폭격을 멈추기 위해 우크라이나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거듭 요청했다. 미의회는 이미 지난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추정치보다 두 배 가량 늘린 136억 달러의 긴급 지출을 승인했고,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은 드론을 포함해 추가 8억 달러의 안보 지원을 발표했다.

중국 ‘말보다 행동’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과 규제 완화, 경기 활성화를 약속하며 최근 시장 불안에 적극 대응하면서 항셍 중국기업지수는 2008년래 최대폭인 13% 급등했다. 항셍테크지수는 22%로 기록적 폭등을 연출했다. 그러나 당국의 약속과 말만으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완전히 되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일부 긍정적 경제 신호와 더불어 부동산과 테크 분야에 있어서 보다 구체적인 조치가 나와야만 최근의 역사적 시장 혼란이 종지부를 찍었음을 확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투자자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대규모 봉쇄 등으로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Daily FX의 Margaret Yang은 중국 A주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대도시의 계약금 비율 하향 조정과 신규 대출 또는 개발업체 자금 지원 등이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 테크분야의 경우 최대 리스크는 러시아와의 친밀한 관계에 따른 미국의 보복 위협으로, Modular Asset Management의 Wai Ho Leong는 중국이 러시아와의 채널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성사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면 “글로벌 시민으로서 가장 의미있는 제스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니켈 거래 혼란

런던금속거래소(LME)가 니켈 거래를 일주일만에 재개하자마자 시스템 결함이 발견되어 전자 트레이딩을 일시 닫았다. 현지시간 수요일 오전 8시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니켈 선물 가격이 새로 정한 일일 한도 5%를 바로 뚫고 급락했고, 이에 LME는 해당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전자 거래를 중단시키고 “소수의” 거래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오후 2시에 전자 트레이딩을 재개했으나 하한가에 사려는 사람이 없어 한시간 이상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화와 거래소 객장 거래는 별 이상 없이 진행되었다. 지난주 사상 초유의 숏스퀴즈에 니켈 선물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폭등하자 LME는 장을 닫고 일일 가격 한도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취했으나 이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투자자들의 불만이 더욱 거세졌다.

수요일 개장 직후 가격 하락은 롱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엉망진창인 시장을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Marex의 Alastair Munro는 지적했다. Saxo Bank의 Ole Hansen는 “대단한 낭패”라며, LME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Romco Metals의 Keith Wildie는 유동성이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LME의 존재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몇몇 브로커들은 지난주 마진콜 사태에 신규 숏포지션이 꺼려진다고 말했고, 심지어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LME를 빠져 나오거나 거래를 크게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경계령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금융시장에 극도의 변동성을 초래함에 따라 시장 조작이나 부적절한 또는 파괴적 행위 여부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경제적 급습”을 이겨냈다며, 그 적응 과정에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을 경고했다. “새로운 현실은 우리 경제의 심도 깊은 구조적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나는 숨기지 않을 것이며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수요일 말했다. RANEPA의 Alexander Abramov는 “소비에트식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가격 상승보다는 재화의 부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많은 상품들이 가게에서 구할 수 없게 되었고, 온라인업체들은 가격을 크게 올렸다고 전했다. 루블화 가치 폭락과 국제적 제재에 따른 충격에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1998년 디폴트 이래 최악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