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브렉시트 게임체인저? 애플 소송

경기 침체 우려가 지나치다는 진단 속에 미국채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미증시는 반등했다. 러시아 감산 약속에 유가(WTI)가 2% 넘게 급등해 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S&P 500 지수가 한때 1.1% 올랐으나 애플 악재에 장중 고점에서 밀렸다. 애플이 퀄컴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중국 제조 일부 아이폰의 수입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사의 권고에 퀄컴 주가는 장중 3% 넘게 급등한 반면, 애플은 최대 2.2% 하락했다. 그러나 절전 기능 관련 소송에선 ITC가 애플의 손을 들어주면서 장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반등했다.
전일 2017년 12월래 처음으로 2.4%선이 무너졌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bp 가량 반등했지만, 3개월물과의 역전 상태는 3거래일째 이어졌다. 미 경제지표 부진에도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BBDXY) 역시 0.2% 가량 상승했다. 파운드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EU 잔류보다 낫다는 보수진영 강경파의 발언에 반빅 이상 올랐으나 의회의 표결 불확실성에 힘을 잃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주 북한 무역 제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2곳의 중국 해운회사에 부과했던 제재조치를 취소하려 했으나, 행정부내 관료들의 설득에 결국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조치 예외 인정 연장 여부를 놓고 미 행정부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8로 전월 99.5에서 상승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게임체인저?

영국 의회가 주도권을 장악하며 플랜B를 모색하기 시작한 가운데 사면초가에 직면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새로운 지지자가 나타났다. 보수당내 강경파인 Jacob Rees-Mogg는 메이의 방안이 맘에 들진 않지만 EU에 남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해 입장을 선회한듯 보인다. 다른 보수당 의원들의 그의 뒤를 따를 경우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브뤼셀 EU 정상회담 결과에서 제시된 조건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금요일까지 자신의 합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아니면 영국은 잠재적으로 탈퇴를 장기 연장하거나 4월 12일에 합의안 없이 EU를 나와야 한다. 영국 의회는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일 “의향투표”(indicative votes)로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브렉시트 취소, 2차 국민투표, EU 관세동맹/단일시장 잔류, 메이의 합의안, 노딜 브렉시트 등 다양한 제안이 상정될 것으로 보이며, 오후 7시부터 각 옵션별로 다시 표결에 들어가 밤 10시 정도면 대충 투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 ‘일드커브 역전 너무 걱정마라’

골드만은 과거 경기침체의 전조 역할을 했던 일드커브 역전이 최근 다시 나타나자 시장이 패닉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역전폭이 과거 경기침체기만큼 크지 않은데다가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급락한 데에는 외부의 다이내믹스도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 또한 긴장 상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기침체 리스크가 다소 낮다면서, 경제 상황이 덜 우호적이라 기업 실적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주식과 위험자산은 대체로 플랫한 일드커브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간스탠리는 정책 입안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려면 적어도 3개월-10년물 금리 역전이 6월 FOMC 회의까지 지속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보다 더 오래 역전현상이 지속된다면 연준은 경기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고민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일드커브 단기 vs 장기 차별화

최근 미국채 5년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일드커브 단기쪽과 장기쪽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채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가 이번주 68bp로 확대돼 2017년래 가장 가파른 수준을 기록한 반면 2년-5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4개월 대부분 동안 역전되었고, 3개월-10년 금리 스프레드는 2007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OIS는 6월 5bp, 올해 말까지 25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차별화의 중심에는 중기구간(belly)에 대한 수요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연준이 미국 경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으로 트레이더들이 5년물을 사들이고 있다고 TD증권은 설명했다. BMO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 시기를 감안할 때 두 구간이 따로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지만 임박한 것은 아니다. 향후 2년내에 이루어지기 보다는 2년~5년 사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보스턴 연은총재는 리스크 확대에도 연준의 다음 행보가 여전히 인하보다는 인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CB 은행권 부양책

유럽중앙은행(ECB)의 소위 TLTRO-3 프로그램 조건이 6월까지는 나올 수 있다고 렌 정책위원이 밝혔다. 드라기 ECB 총재 후임 후보자로 거론되는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아직 현재 경기둔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해당 오퍼레이션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적당한 시기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3차 부양책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7000억 유로 이상을 금융권에 제공했던 TLTRO-2와 유사한 조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마이너스 금리가 새로운 ‘노멀’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결국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CB는 “금리 인상을 서두르고 싶어하지 않는다. 글로벌 경제와 유럽 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우리는 상당 기간 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는 ECB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美 소비심리 부진

미국 3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가 124.1로 이전치 131.4에서 크게 하락했다. 시장에선 132.5로 개선을 예상했었다. 지난 5개월 중 4개월이나 하락하면서, 1분기 성장 부진과 2월 고용 둔화가 심리와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듯 보인다. 현재 상황에 대한 견해도 거의 1년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고, 기대 지수 역시 99.8로 하락했다. 한편 2월 미국 주택착공건수는 예상치 121만건을 크게 하회한 116만 건으로 전월비 8.7% 감소했다. 8개월래 최대폭 감소로, 임금 상승과 모기지 금리 하락에도 주택 구매자와 건설업자 모두 신중한 모습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이 워낙 강해 2월 부진은 예상된 일이라며, 연준의 긴축 중단과 임금 상승세에 힘입어 주택 수요가 올해 후반기에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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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