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물가압박, 코인시장패닉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4월 CPI 서프라이즈에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이를 낮추는 것이 나의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있어서 선봉장은 중앙은행이라며 연준을 압박했다. Piper Sandler의 Roberto Perli는 물가 압력이 상당해 투자자는 물론 FOMC도 75bp 인상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며, 6월 FOMC 직전에 나올 5월 CPI 지표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현재 50bp를 기정사실로 안주하기엔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75bp까지는 아니지만 파월 연준의장이 시사했던 6월과 7월은 물론이고 9월마저 50bp 인상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반등 하루 만에 다시 급락해 S&P 500 지수가 1.7% 가까이 후퇴하며 2021년 3월래 저점을 경신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2% 빠지며 2020년 11월래 저점으로 밀려났다. 미국채 금리는 단기물이 오르고 장기물이 하락함에 따라 플래트닝을 나타냈다. 한편 홍콩통화청은 달러 페그제 방어를 위해 2019년래 처음으로 홍콩 달러 매수에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트위터 지분 매입과 관련해 뒤늦게 공시한 점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CPI 서프라이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8.3%로 시장예상치 8.1%를 상회했다. 3월 8.5%에 비해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수십년래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비 0.6%로 3월 0.3%에서 더 가팔라졌고, 전년비로도 6.2%를 기록했다. 집세와 식료품, 자동차, 항공료 등이 월간 물가 상승률을 부추겼다. CPI 지표 발표 후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올해 연준 금리 인상 기대치를 10bp 가량 더했다. Navy Federal Credit Union의 Robert Frick은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지났을지 모르지만 오늘 CPI 보고서는 지난한 하향세 또는 심지어 8% 부근에서 당분간 머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중국 봉쇄와 같은 글로벌 역풍에 미국내 임금 상승과 견조한 서비스 수요까지 겹치며 연준의 2% 물가안정 목표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화요일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탓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재화 가격의 급등은 펜데믹 관련 수급 불균형에서 발생했지만, 광범위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 확대된 원인은 연준이 완화적 정책을 거둬들이는데 늑장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준 금리 5%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연준이 날뛰는 물가를 잡으려면 기준금리를 4%-5% 또는 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6개월 전만해도 3%-4% 정도로 생각했었다. 지금은 4%-5%로 보고 있으며, 몇달 후 5%-6%를 얘기한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올려야할지 또 얼마나 큰 고통이 수반될지에 대해 “사탕발림”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올라갈 정도로 충분히 통화정책을 긴축해야만 한다며, 연준이 미국 일반 대중에게 솔직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탕발림 하기 시작하면 금융여건이 그만큼 타이트해지지 않기 때문에 연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수준에서 머물 경우 금리를 “더 움직이는데”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50bp씩 ‘빅스텝’ 인상을 단행하는 방안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75bp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댈러스 신임 연은총재에 Lorie Logan이 임명됐다.

ECB 연내 3번 인상?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입안자들이 올해가 가기 전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점차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정책위원들이 이미 7월 25bp 인상에 의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내년 1월 전까지 적어도 두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고 내부 논의에 정통한 관료들이 밝혔다. ECB 대변인은 금리 경로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이는 현재 -0.5%인 ECB 단기 수신금리가 연내 3차례 인상될 것이란 기대에 베팅하고 있는 머니마켓과 궤를 같이 한다.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순 채권 매입이 끝난 뒤 “몇주 후”에 10여년래 첫 금리인상이 뒤따를 수 있다고 말해 이르면 7월 리프트오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리프트오프 이후 통화정책의 “점진적”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고질적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경기침체 우려를 앞서면서 ECB내 매파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리프트오프 시기보다 더 큰 관건은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 금리라며, 7월에 이어 9월과 12월에도 금리가 인상된 후 매 분기 올라 중립 수준으로 추정되는 1.5%에서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추가 조정? 

월가에서 약세론자로 유명한 모간스탠리(MS) 스트래티지스트 마이클 윌슨은 주식시장의 혼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성장 둔화 우려 속에 미국과 유럽 주식이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 500 지수가 주간 기준 5주 연속 하락했지만 아직도 연준의 긴축 정책이 경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실적 성장세가 약해지고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S&P 500 지수가 단기적으로 미끄러진 뒤 내년 봄에 3900포인트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와 유틸리티, 부동산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를 제시하며 경기방어적 포지션을 권고했다. BofA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는 현금이 왕”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고수하라고 조언했다.

코인시장 패닉

미국 달러화에 고정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달러(UST)의 가치가 1달러 페그가 깨지고 한때 약 20센트까지 폭락하면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이 사상 최대의 위기에 몰렸다. 테라폼랩스는 이를 구하기 위해 Galaxy Digital Holdings 등 몇몇 기업에 접근했으나 외면당해 협상이 멈춰선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발란체가 34% 가량 폭락하고 솔라나도 30% 넘게 빠지는 등 다른 암호화폐도 무너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 넘게 밀려 2만8000달러 선으로 후퇴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투자가인 Aaron Brown는 “UST의 붕괴가 모든 유동성 프로토콜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고, Piper Sandler의 Craig W. Johnson은 시장이 테라로 인해 겁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 Fasanara Digital의 Nikita Fadeev는 “모든게 무너져 완전 항복”이라고 선언했고, GlobalBlock는 코인시장 전반에 “극도의 공포감”이 지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주가는 2021년 4월 상장 이래 80% 넘게 폭락했고,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개인 재산은 작년 11월 137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