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빅로테이션? 홍콩 정치탄압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로 경기 회복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혼조세 속에 최근 주춤했던 테크주가 랠리를 펼쳤다. S&P 500 지수는 9월 2일래 최고 수준에서 마감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2.3%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주초 백신 개발 호재에 열광하며 가치주로 달려갔지만 뉴욕시 감염 속도가 학교 셧다운 기준에 다가서는 등 재봉쇄 가능성이 높아지자 단기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감염이 53건을 넘었다며 중간 효능분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온라인 할인 프로모션 행사인 ‘광군절’을 맞아 7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작년 38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지만, 주가는 수요일 홍콩에서 9.8% 빠지며 연 이틀 급락했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형 인터넷 기업들을 상대로 반독점 규제 철퇴를 휘두르면서 투자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두려워하며 발을 빼고 있다. 한편 미국 대선 주요 격전지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약 1만4000표 차이로 앞선 조지아주는 수작업 재검표를 실시해 11월 20일이면 결과가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빅 로테이션?

JP모간의 주식 전략팀은 수년간 가치주의 성적이 성장주에 비해 상당히 뒤처졌다며 최근 나타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기록적 로테이션 현상이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기 랠리가 대부분 숏모멘텀 전략의 숏커버로 주도된 만큼 추가 정상화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간밤 이같은 트레이드가 주춤한 모습이긴 하지만, 월요일 가치주는 성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대폭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테크주를 버리고 봉쇄로 고통받아온 저가주에 베팅하면서 MSCI All-Country World Value Index는 주초 거의 6% 급등한 반면 성장주 지수는 2% 하락했다. JP모간은 이같은 빅 로테이션이 미국 주식 대비 유럽 주식의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경기순환주와 가치주 비중이 높은 Euro Stoxx 50 지수가 12월까지 S&P 500 대비 최대 5% 더 좋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옵션시장은 이번주 성장주의 급락세가 고통스러운 로테이션의 시작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3개월 옵션을 보면 10% 하락에 대비한 풋과 10% 상승에 대비한 콜 옵션간의 내재변동성 스프레드가 아직 10 미만으로 올해 평균치에도 못미친다. 다른 성장주와 기술주 ETF 옵션 스큐 역시 비슷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CB 부양책

유럽중앙은행(ECB)은 비상 채권 매입과 은행에 대한 장기 대출이 유로존 경제에 추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주요 정책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라가르드 ECB 총재가 밝혔다. 그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지만, 팬데믹 비상 매입 프로그램과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이 현재 환경에서 효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에 팬데믹 전개 상황에 대응하는데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ECB 연례포럼에서 말했다. 그의 발언 후 ECB가 자산 매입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가 일며 Stoxx 유럽 600 지수는 상승폭을 확대했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추가로 하락했다. 라가르드는 최근 백신 관련 뉴스가 고무적이지만 광범위한 면역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바이러스 감염 확산과 규제 강화의 싸이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경기회복은 불안정하게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백신 속도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 정책 회의에서 ECB가 팬데믹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현재 1.35조 유로에서 규모를 늘리고 기간도 연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또한 ECB가 은행에 제공하는 유동성도 변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PEC+ 감산…밝아지는 유가 전망

OPEC+는 내년 1월로 예정했던 감산 규모 축소를 3~6개월 연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트유는 수요일 한떄 배럴당 45달러 상회를 시도하며 지난주 종가 대비 거의 15% 급등했다. 코로나19 백신 기대에 석유 트레이더들의 내년 하반기 시장 전망이 바뀌는 분위기다. 해당 선물은 1월 공급을 위한 가격으로, 백신 면역 프로그램이 제대로 가동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당장 석유 수요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보다 주목할만한 특징은 2021년 12월 만기물 대비 2021년 6월물의 디스카운트가 지난주 후반 1.35달러에서 현재 55센트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WTI 선물 역시 헤지펀드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트레이드인 2021년 12월물과 2022년 12월물 간의 가격 격차가 3월래 최소폭으로 축소됐다. 월가 내에서 내년 석유시장에 대한 낙관적 견해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듯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이번주 보고서에서 수요 전망이 개선됨에 따라 유가가 내년 여름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간은 글로벌 석유 수요가 내년 12월이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낙관론에도 여전히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재봉쇄에 들어갔고, 전반적으로 도로 교통 회복세 역시 멈춘듯 보인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 경제 충격도 감안해야만 한다. OPEC은 올 원유 수요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홍콩 정치 탄압

중국이 수요일 홍콩 입법회 의원들의 ‘애국심’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독립을 주장했다는 이유 등으로 민주파 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그러자 홍콩 입법회 의원 70명 중 15명의 민주파 진영이 이에 강하게 항의하며 집단 사태를 선언했다. 민주파 의원인 Fernando Cheung는 “이번 조치로 독재정치가 홍콩까지 들어왔으며, 중국 공산당이 입법회에서 모든 반대의 목소리를 없앨 수 있음이 확실해졌다”고 비판했다. “권력분립이나 ‘일국양제’도 없으며 우리가 아는 홍콩도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홍콩 입법회 의원들에게 중앙정부에 대해 충성심을 증명해야 한다며 이는 “홍콩의 번영과 발전 뿐만 아니라 장기적 평화와 안정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에도 20년 넘게 지켜져온 의회 민주주의 제도를 사실상 위협한 셈이다. 홍콩의 독립을 지지하거나,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 인정을 거부하거나, 외국에 개입을 요청하는 행위는 위법으로 간주된다. 또한 홍콩 기본법을 수호하지 않거나 홍콩에 충성을 약속하지 않거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그 어떤 다른 행동에 가담하는 경우도 처벌 대상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홍콩을 뒤흔들었던 반정부 시위에 자극을 받아 적극적으로 반체제인사 억압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더욱 부각시킬 전망이다. 또한 세계의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약속하며 정권 인수를 준비 중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반응도 주목된다.

터키 정상화 조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수요일 신임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필요하다면 터키는 쓴 약을 처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달러-리라 환율은 4% 넘게 급락해 8리라 선을 하회했다. 터키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다 쉬운 리라화 자금 펀딩 접근을 허용하면서 지난 2년간 실시했던 규제의 일부 조치를 되돌리려 하고 있다. 터키 은행 규제 당국은 국내 은행이 외국계와 거래할 수 있는 통화 스왑과 파생상품의 한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며, 시장의 “정상화”를 향한 또다른 조치라고 수요일 성명서에서 밝혔다. 지난 토요일 에르도안은 Murat Uysal 중앙은행을 해임했다. 그러자 터키 단기자금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를 제한하는 정책을 설계했던 Berat Albayrak 재무장관이 뒤이어 사임했다. 이번 조치의 주요 목적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 스왑을 통해 보다 많은 리라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주말 이후 펼쳐진 리라화 랠리는 주로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달러를 매도한데 기인했다고 트레이더들은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11월 19일 터키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향한 길을 터주었다고 진단했다. Algebris U.K.의 Gabriele Foa는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시장 참여자들이 다음주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