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관세압박, 美감세?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중국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간절히(dying)” 원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유리한 조건일 경우만 자신은 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가까이 있다. 중요한 1단계 합의가 조만간 일어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커들로 백악관 고문은 관세 롤백이 1단계 무역합의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딜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관세 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공을 중국측에 넘긴 셈이다.
S&P 500 지수는 트럼프의 발언을 기다리며 장초반 사상 처음으로 3100선을 돌파 시도했으나,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판단에 상승폭을 줄였다. 미국채 금리는 다소 밀렸고, 달러지수(BBDXY)는 다시 올라 100일 이평선을 상회했으나 트럼프 발언후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일부 백악관 고문들이 중산층 소득세율을 15%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커들로는 트럼프가 ‘감세 2.0’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콩 시위가 교통대란 등 더욱 격렬한 양상으로 번지자 중국의 강경파들이 오히려 진화를 이유로 통행금지나 국가보안법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 10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3.5%로 예상에 부합했으며,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41.9만명 증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VS 트럼프

파월 연준의장은 이번주에 다시 한번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시사해 2020년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사적 패턴과 다른 모습이다. 연준은 지난 10차례 미 대통령 선거가 열리던 해에 금리를 올리거나 내렸다. 다만 2016년엔 11월 대선 이후에 금리를 인상했다. 2012년의 경우 이미 제로 수준인 금리를 움직이진 않았지만 그해 9월 3차 양적완화를 발표했다. Northern Trust는 “두 달 전에 비해 상황이 훨씬 덜 위협적으로, 미국 경제지표는 우리가 절벽에서 떨어질 위험에 처해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연준이 아마도 매우 오랜 기간동안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는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을 따르지 않는 바람에 미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며 재차 연준을 공격했다. 그는 자신의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미국 주식 시장이 랠리를 펼쳤다며, “만역 연준이 우리와 함께 일했다면” 주가가 25% 더 올랐었을 거라고 말했다.

칠레 페소 급락에 구두개입

페소화 가치 붕괴를 막기 위해 칠레 중앙은행이 나섰다. 수주간 이어진 시위에 정부가 헌법 개정을 약속하면서 자칫 자유시장 경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달러-페소 환율은 한때 800.08으로 신기록을 깨며 5.2% 급등했다. 장중 기준 2011년래 최대폭 움직임이다. 중앙은행 구두개입 후 상승폭을 3% 정도로 줄였다. 주식과 채권 가격도 하락했다. Mario Marcel 칠레 중앙은행 총재는 당국이 “비정상적 상황에 맞서 행동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하며, 정책 수단이 다양하다고 밝혔다. 또 현재의 불확실성에도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성명서에서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자유낙하하던 페소가 브레이크를 밟기에 충분했다. 칠레는 3주 넘게 폭동과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파업까지 진행되었다. Banco Santander Chile는 “이는 분명히 구두개입”이라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책 수단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필요하다면 총과 대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개입 수준은 지금보다 훨씬 높다며, 중앙은행이 당분간 구두개입 이상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Ignacio Briones 재무장관은 페소 가치 급락은 “분명 우려할만한 신호로 물가와 인플레이션, 소비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50불도 위험

다음달 회동을 앞두고 OPEC+ 국가들은 유가 지지를 위한 보다 강력한 행동에 나설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개입이 없다면 신규 공급 과잉으로 원유시장이 내년초 무너질 수 있다고 일부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모간스탠리는 OPEC+가 추가 감산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현재 배럴당 62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가 45달러로 거의 30%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과 BNP파리바 역시 50달러대 초반까지 하락을 내다봤다. 유가가 급락할 경우 베네수엘라, 이란, 이라크 등 이미 경제 위기와 정치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산유국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을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으로 탈바꿈시킨 셰일붐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오만 석유장관은 화요일 OPEC+가 현재의 산유량 수준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10월에 당초 예상보다 두 배 이상 산유량을 줄인 사우디는 추가 희생을 감수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라크 등 일부 동맹국은 감산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러시아는 OPEC 국가들에 비해 재정적 부담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다.

일부 큰손들, 주식매도 대비

UBS Global Wealth Management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의 부호들이 2020년 시장 혼란을 예상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3400명 이상의 응답자 중 대다수의 돈 많은 투자자들은 내년 말 이전에 시장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평균자산의 25%를 현재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중 무역 분쟁은 그들의 최대 지정학적 관심사이며, 내년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포트폴리오에 주요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UBS GWM의 Paula Polito는 “빠르게 변화하는 지정학적 환경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우려”라며, “그들은 글로벌 상호 연결성과 변화의 파급효과가 전통적인 비즈니스 펀더멘털보다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5분의 4 가량이 변동성 확대를 전망했고, 55%는 내년 말 전에 시장이 상당한 매도세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투자자산 최소 100만 달러를 보유한 부호들을 상대로 8월에서 10월 사이에 진행됐다. 60%는 현금 보유 비중 확대를 고려하고 있으며, 62%는 전체 자산군에서 다변화를 늘릴 계획이다.

채권 헤지 시절 끝나

JP모간자산운용은 안전자산이 향후 몇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기 어렵다며, 이제 무엇이 안전한지에 대해 다시 정의를 내려야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10년간 사모펀드나 실물 자산 등 대안 투자가 현재 주식 60%, 채권 40%로 배분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약 2조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JP모간자산운용은 주식 리스크에 대한 안전밸브로 채권에 의존하는 리스크 패리티 전략은 물론 채권에 대한 장기 수익률 목표치를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성장률이 향후 10년~15년 동안 약 2%에 머물면서 채권 금리 역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John Bilton 글로벌 멀티에셋 전략 책임자는 “현재 경기확장 후반부로 성장이 둔화되는 환경에 있다”며, “주식과 크레딧, 대체자산은 투자 수익이 가능하지만, 단순히 채권 배분으로 위험자산 익스포저를 헤지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설명했다. 소위 60:40 포트폴리오는 채권과 위험자산의 중앙은행발 랠리에 올해 효과가 좋았다. 미국채 10년물 장기 목표는 2.4%로, 작년 추정치 3.5%에서 낮췄다. 만기 15년 이상인 유럽 증권의 경우 수익률은 -0.8%로 추정했다. 반면 사모펀드 수익률 전망치는 8.25%에서 8.8%로 올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