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韓채권 매수권고 쪽박? ``속단 일러''

(블룸버그) — 2분기를 시작하며 국내 주요 기관들이 줄줄이 채권 ‘매수’ 의견을 내놨지만, 2분기가 채 2주도 지나기전에 이들의 매수 권고가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들고 있다. 국제유가가 감산 기대 속 반등을 확대하고 미국의 시리아 공습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주요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 하단에서 일제히 반등, 1분기 고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유안타 증권을 비롯한 일부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속단 하기는 이르다”며 여전히 2분기 채권 매수 권고를 유지, 금리 상승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권하고 있다. 이들의 권고가 쪽박이 될 것인지, 아니면 뚝심있는 수익을 가져다줄 것인지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유안타 증권 이재형 연구원은 어제 전화 인터뷰에서 “이달 들어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고 있지만 빠르게 올라오는 상황은 아니라며 2분기내 필요한 만큼의 채권 포지션은 유지할만하다”고 진단했다. 1분기 경기 전반 및 기업 펀더멘털이 워낙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이같은 분위기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금리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주식 등 위험자산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움 상황인 점도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매력을 지지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분기초 대비 상승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패턴으로 보여지며, 최근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져 환율이 많이 움직이고 이에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팔고 있지만 오히려 현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꾸준히 채권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 충격도 예상보다 크지 않아 외환시장에서 위험 국면을 활용해 원화 매도 쪽으로 오버슈팅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 확대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오히려 금리 상승시 매수 관점에서 대응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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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이투자증권 서향미 연구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의 금리 상승은 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아닌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한 상승인 만큼 금리가 오를때 매도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스권 하단을 목표로 매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금리 상단에서 매수시 캐리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라며 2분기 단기 트레이딩 목적의 매수 권고를 유지했다. “이달 중 대북 위험이 증가할 이벤트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국고채 금리 전반이 연고점까지 상승을 확대할 여지는 있다고 보지만, 연고점을 뚫고 추가로 고점을 높힐 만한 힘이 있는 상승세로 보여지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대우 윤여삼 연구원은 전화인터뷰에서 “과거와 다르게 이번에는 지정학적 위험에 시장이 너무 민감하고 과하게 반응했다”며 “외국인이 환율 상승에 국채 선물을 팔았지만 채권 현물까지 판 것은 아닌 만큼 현 수준에서 금리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 말했다. 시장 충격을 이용해 단기 트레이딩 목적성 매도가 금리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도 보이는 만큼 금리 상승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국고금리가 지정학적 위험에 연고점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는 너무 과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 박형민 연구원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둔화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에 1분기보다 2분기가 채권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3월 초 바닥을 다진 뒤 최근 박스권 상단을 시도하던 블룸버그 한국 국채 수익률 지수는 다시 3월 중순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내 물가상승 기대 후퇴 속 2월 고점 이후 약 30% 가량을 되돌리며 속락하던 한국 BEI도 지난주 0.8선 부근 200일 이평선 하회를 시도한 뒤 반등, 급락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NH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지난주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이 계절적으로 봄이 되면 물가가 떨어지고, 기저효과 상으로도 유가가 만들어내는 물가 상승압력이 1분기가 최고조였던 점을 감안하면 1사분기를 지나서는 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 예상되고 BEI도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최근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금리 움직임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배럴당 60달러 위로 상승을 확대해야할 것이라고 봤다. “ 지난해 4사분기에 국내 금리가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올라오면서 디플레 국면 마무리 및 연준의 금리 정상화 등에 따른 금리 상승 전망을 상당 부분 선반영한 면이 있다”며 전략적으로 4~5월에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중장기물을 매수할 것을 권고 했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원화는 이달들어 미달러 대비 2% 가량 내려 16개 주요 통화 중 남아프리카 란드 다음으로 최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 외국인은 한국 상장채권을 최근 한달(MTD) 15억 달러치 가량 순매수 했다.

김경진 기자 (2017년 4월 11일 송고)
참고: 블룸버그 뉴스 링크 {NSN OO8B5I6K50X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