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미 국방부가 이란에서 수주간에 걸친 지상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수천 명의 미 육군 병력과 해병대가 중동 지역에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검토 중인 지상작전은 전면 침공보다는 특수작전 부대와 일반 보병 병력이 혼합된 형태의 급습 작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분쟁이 5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예멘에 기반을 둔 후티 반군이 전쟁에 개입했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격은 이어졌다.
파키스탄은 미-이란 평화회담을 중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유가 상승세가 재차 가팔라지면서 주말을 앞두고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S&P500 지수는 2022년 이후 가장 긴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나스닥100 지수는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14달러를 넘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다시 100달러를 상향 돌파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원, 금융위기래 최고…달러-엔은 160 상회
금요일 밤 달러-원(REGN) 환율은 1511원 부근에서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기준 이틀째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달러-엔 환율은 2024년 7월래 처음으로 160엔선을 넘어 개입 경계감을 높였다. 1986년 이후 고점인 161.95엔에 근접한 수준으로, 앞서 일본 재무상은 환율 변동에 대해 과감한 조치를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달러(BBDXY)는 이달 약 2.7% 오르면서 월간 기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되돌리고 있다.
JP모간은 1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에 대해 강세로 돌아섰고, 선물시장에서도 투기적 투자자들이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스탠다드차타드는“연초의 달러 숏 포지션은 허를 찔렸다”며, 추가 달러 강세를 예상했다. TD증권은 향후 몇 주 안에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타결할 경우 달러가 하락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달러 약세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맥쿼리 ‘전쟁 6월까지 지속시 유가 200달러 가능’
맥쿼리그룹은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봉쇄된 상태에서 이란 전쟁이 6월까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은 약 40%로 제시했고, 전쟁이 이달 말 끝날 가능성은 60%로 전망했다. “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 역사적인 규모의 글로벌 원유 수요 파괴를 가져올 정도로 유가가 상승해야 할 것”이라며 “해협 재개 시점과 에너지 인프라 피해 정도가 향후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라고 분석했다.
브렌트유는 이달 초 위기 고조 상황 속에 119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8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47.5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최근 빠르게 쏟아지는 뉴스에 대한 피로감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원유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있고, 그 결과 가격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브렌트유와 WTI 간 가격 격차는 13달러 정도로 전쟁 발발전 약 5달러 수준에서 크게 벌어졌다. 미국 내 충분한 재고와 전략비축유 방출 기대에 미국산 원유 가격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美소비심리↓ 기대 인플레↑…전쟁에 물가 3% 상회할듯
중동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3월 미국 소비자 심리가 올들어 최저치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 기대는 크게 높아졌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8%로, 한 달 전 3.4%보다 크게 높아졌으며 이는 2025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전쟁 이후 평균적으로 갤런당 약 1달러 상승했는데, 향후 1년간 휘발유 가격 상승 기대는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79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3월 20-25일 실시한 월간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올해 평균 3.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6%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 역시 이전 예상보다 더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고, 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기존 2.5%에서 낮아졌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도 기존보다 늦춰져 9월로 예상됐다.
EU,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유로존 CPI 2.6% 상승 전망
유럽연합(EU)이 중동 전쟁 여파로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돔브로브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충격 위험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며,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더라도 올해 EU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0.4%p 낮아지고 인플레이션은 최대 1%p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분쟁 장기화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0.6%p 낮아지고, 인플레이션은 최대 1.5%p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은과 이탈리아는 성장률이 0.5%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로존 물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이 우려된다. 시장은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이 2.6%로 전월보다 0.7%p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돔브로브스키스는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책 대응이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선별적이고 일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드만 ‘주식 공매도 신중…지정학 완화시 급등 위험’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가 미국 주식에 대한 약세 베팅에 신중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현재 시장 포지션이 지정학적 긴장 완화시 ‘숏 스퀴즈(공매도 청산에 따른 급등)’에 취약한 구조라며, 아직 뚜렷한 상승 모멘텀은 보이지 않지만 매도 압력이 막바지에 가까워지고 있어 추가적인 약세 포지션 구축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CTA(상품투자자문) 등 시스템 투자자들은 이달 미국 주식을 약 550억 달러어치 매도해 순매도 포지션이 184억 달러에 이른다.
골드만삭스는 “거시적 충격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다면 매도 압력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현재 상황에서는 상승 쪽으로 쏠려 있다”고 평가했다. 또 연기금의 월말 자금 유입이 약 140억 달러 규모로 예상돼 단기적으로 시장을 지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월말 수급 요인이 일부 부담을 완화하면서 4월에는 보다 안정적인 시장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본 기사의 편집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