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짐 위더홀드(Jim Widerhold) 블룸버그 상품 지수 프로덕트 매니저。
2025년 금 가격은 50년 만에 가장 강한 출발을 보였다.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달러 약세, 주식 시장 불안, 안전 자산 선호 심리 및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등이 금값 상승의 주된 요인이었다. 약 3,000년의 거래 역사를 지닌 금은 여전히 가장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매크로 전략가 사이먼 화이트(Simon White)는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금 가격의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금값 상승을 이끈 것은 개인 투자자였는데, 이를 뒷받침하듯 2025년 4월 24일 기준 실물 금 ETF의 운용자산규모(AUM)는 3,48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들어 금 가격은 대부분의 기간 동안 과매수 구간에 머물렀다. 만약 향후 조정이 발생할 경우, 상품 전반에 분산 투자하려는 시장 참여자는 블룸버그 상품 지수(BCOM) 또는 블룸버그 인핸스드 롤 수익률 지수(BERY)와 같은 다양한 자산 구성을 반영한 지수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975년 이후 금 현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사례는 약 250건에 달하며, 각 고점 이후 BCOM의 총 수익률 지수의 평균 성과는 3개월 후 +5%, 1년 후에는 +14%를기록한 바 있다. 도표 1은 금 가격이 약 2년간 고점을 형성한 뒤, 수년 또는 수십 년간 조정 및 횡보 구간을 거쳐 다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참고로, 이번 신고가 랠리는 1년 반 동안 지속되고 있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금을 비롯한 기타 귀금속은 에너지 업종 대비 인플레이션 변화에 대한 민감도(인플레이션 베타)가 매우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에너지 및 산업용 금속이 포함된 광범위한 상품군은 귀금속보다 인플레이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품 지수의 인플레이션 헤지 특성에 대해서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다룬 바 있다. 도표 2에 따르면, 금은 올해 약 10% 상승한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등 기타 주요 안전자산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채권 시장 또한 연초 이후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5년은 1970년대 이후 금이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한 해 중 하나로 평가될 수 있다. 참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은 31% 상승했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에는 25%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2025년 연초 이후 기록한 26%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 속에서 단기간에 급등한 이후에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14일 상대강도지수(RSI)에 따르면 금은 현재 과매수 구간에 진입한 상태이다. 지난 1년간 중앙은행들이 금을 대량 비축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들까지 실물 금 ETF를 적극 매수하면서 금 보유량이 과도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금을 매수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지난 분기 중반 이후 금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는 투자자 그룹도 존재한다. 이들은 연초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을 당시 롱 포지션을 보유했던 금 선물 투자자들로, 최근 금값 상승세를 틈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노련한 선물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의 불안정성을 고려해, 금 중심의 투자 포지션에서 벗어나 BCOM이나 BERY와 같은 다변화된 상품 지수로 익스포저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BCOM 선물 지수뿐 아니라 신규 출시된 업종 선물의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으며, BCOM 에너지 선물은 출시 후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첫 거래가 체결되는 등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편, 금이 강한 상승세를 보일 때, 은이 뒤따라 움직일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장 참여자들도 많다. 이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판단이다. 도표 3은 지난 10년간 금과 은의 분기별 평균 수익률을 보여준다. 금은 2025년 1분기에 19% 상승하며,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분기 성과를 기록했다. 금은 통상적으로 1분기에 가장 강한 흐름을 보이며, 최근 10년간 1분기 평균 수익률은 4%로 집계되었다. 반면 은의 경우, 금의 흐름을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후행적 특성을 보이며, 2분기에 평균 4% 상승해 연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향후 성과를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은이 금의 흐름을 후행한 뒤 상승세를 보이는 흐름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장 내 자금이 금에서 은으로 이동할 경우, 은은 올해 추가 상승을 이어갈 유력한 후보로 부각될 수 있다. 매크로 헤지 펀드들은 방향성 전략을 운용하며, 금 가격 상승 구간에서 롱 포지션을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도표 4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당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금 선물 순 포지션은 중립 수준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4년 말에는 지난 20년간 집계된 선물 포지션 데이터 중 가장 높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5년 들어서는 일부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으로 인해 금 선물 시장의 순매수 포지션이 상당 폭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의 경우 수년간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매수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은을 금의 대체 투자처로 단순 특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이는 전체 은 수요의 절반 이상이 산업 및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은은 변동성이 큰 자산 중 하나이므로, 현재 4-5% 수준의 비중을 가진 BCOM 또는 BERY 지수를 통해 소규모 포지션을 보유하는 전략이 위험 조정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BCOM이나 BERY처럼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지수는 보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금이 단기간 고점을 경신한 이후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러한 지수를 활용한 분산 전략이 수익률 방어에 효과적일 수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지속되는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수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5년은 ‘금빛’ 랠리로 포문을 열었지만, 이제는 한층 다각화된 상품 익스포저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전략이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은빛’ 희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