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CPI 7.5%, 3월 50bp 공론화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CPI 서프라이즈에 불러드 연은총재가 50bp 인상을 공론화하면서 머니마켓은 3월 50bp 금리 인상 확률을 약 80%로 높이고 오는 3차례의 FOMC 회의에 걸쳐 총 100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다. 연말까지는 총 166bp 정도의 인상을 내다봤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7bp 넘게 급등해 1.64%선에 다가서며 2019년 12월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10년물은 2019년래 처음으로 2%를 상향 돌파했다. 호주 국채 3년물 금리 역시 16bp나 튀어 2019년 3월래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다시 본격화될 조짐이다.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멕시코는 두차례 연속 50b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6%까지 끌어올렸다. 멕시코의 인플레이션은 약 7.1%로 2011년래 처음으로 미국이 앞섰다. 한편 물가 불안 속에 오늘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통화·재정정책 공조를 논의한다. 중국 규제당국은 일명 배드뱅크로 불리는 대형 자산관리기관들에게 부실자산 처리를 도와 금융 리스크 해소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CPI 서프라이즈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7.5%로 시장 예상치 7.3%를 상회했다. 40년래 최고치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더욱 압박하는 모습이다. 식료품과 전기, 주택가격 등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서 전월비로는 0.6% 상승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비 6%로 역시 1982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전월비는 0.6%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여러 연준 인사들이 주장했듯이 보다 점진적인 리프트오프를 예상하고 있지만, 가파른 임금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50bp 인상 가능성도 이제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인플레이션 급등은 상당 부분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됐다. 막대한 정부 부양책의 도움으로 가계의 구매가 크게 늘자 공장과 글로벌 공급망이 압박을 받기 시작했고, 코로나19로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생산 확대 노력이 한계에 부딪혔다. 한편 실질 평균 시간당 임금은 1월 전년비 1.7% 빠져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준 3월 50bp 인상 공론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40년 만에 가장 뜨거운 물가상승세를 잡기 위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50bp 인상하는 방안마저 지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통화정책 투표권이 있는 불러드는 “7월 1일까지 100bp를 확실히 보고 싶다”며, “나는 이미 훨씬 매파적이었지만 FOMC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올 상반기 3차례 회의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하고, 2분기에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뒤 하반기엔 업데이트된 데이터를 토대로 향후 금리 방향을 결정하자는 생각이다. 3월 50bp 인상 여부는 파월 연준의장에게 공을 넘겼다. 1월 CPI 보고서에 대해 “미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나와 연준에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40년래 가장 높은 가운데 우리가 지표에 대해 보다 민첩하게 대응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정례회의를 열어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채 일드커브 역전

미국채 일드커브에서 5년-10년 구간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BMO Capital Markets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Ian Lyngen이 지적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으로 연준이 매파적 스탠스를 강조함에 따라 플래트닝 모멘텀이 강해졌지만 아직 추가 여지가 있다며, 7년-10년물 구간이 역전되고 나면 다음 타겟은 5년-10년 구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연준 긴축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현지시간 목요일 입찰에서 3월 FOMC 회의 직전 만기가 돌아오는 재정증권에 몰려들었다. 제프리스의 Thomas Simons는 만기가 더 긴 재정증권을 살 경우 50bp 인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확신은 많지 않지만 오판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모기지금리 역시 30년 만기가 3.69%로 2020년 1월래 최고 수준으로 점프했다.

바이든 지출안 논란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우려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출안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맨친은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 수개월 동안 경고음을 울려왔고, 작년 12월에는 바이든의 핵심 공약인 건강보험 개혁과 기후 변화 대응, 저소득층 지원 등 사회복지 내용을 담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의 협상을 무산시킨 바 있다. 맨친은 인플레이션이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심각한 경제적 고통”을 초래하고 있다며, 연준에게 보다 공격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성명서에서 “모든 미국인들이 힘들게 번 임금이 인플레이션 세금으로 세고 있다”며, “연준이 정면 대응 해야 할 시간이 지났다. 미 의회와 행정부는 이미 불붙은 경제에 추가로 기름을 붓기에 앞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가계의 물가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의회에게 처방약 가격 인하를 승인해 달라고 촉구했다.

ECB 레인의 경고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록적인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보다 강력한 조치가 없이도 진정될 수 있다며, 오히려 금리를 올릴 경우 경제에 충격을 가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일부 ECB 정책위원들이 보다 매파적 스탠스로 돌아서고 일부는 이르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레인은 물가 급등을 부추기는 공급 차질이 글로벌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통화정책의 동결 기조를 뒷받침하는 논리는 병목현상이 주로 외부적일 경우 더욱 강화된다”며, “통화정책은 국내 수요를 움직이기 때문에 외부 공급 충격에 반응해 통화정책을 긴축할 경우 경제가 이중 충격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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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