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초강수 둔 터키, 트럼프의 협상 의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과의 대화에 앞서 자신은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해 기선제압에 나섰지만 그의 협상 의지 역시 도마위에 올랐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에 달러는 이틀 연속 밀렸다. 터키 중앙은행이 대통령의 반대를 무시하고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해 초강수를 두면서 리라가 급등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예상대로 기존 정책 경로를 유지한 가운데 드라기 발언과 브렉시트 기대에 유로와 파운드가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 안도 랠리에 미증시는 상승했다.
7-8월 ‘고용 쇼크’에 이어 김동연 부총리는 9월 고용지표에 대해 상당히 좋지 않은 숫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13일 세부담을 대폭 강화하고 대출은 조이는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 부동산시장은 일단 숨을 죽인 채 관망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터키, 대통령 반대에도 금리 24%로 인상 강행…리라 강세

터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결정 발표 2시간전 금리 인하를 요구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박을 무시하고 기준금리를 24%로 625bp나
올렸다. 시장 예상치 21%를 훨씬 뛰어넘어선 인상으로 15년전
에르도안이 권력을 잡은 이후 가장 큰 폭의 긴축이다. 발표 직후
달러-리라 환율은 5% 넘게 빠졌다.
에르도안이 올해 대선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이
흔들리는 분위기였으나, 이번 과감한 행동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Bluebay Asset Management는 “에르도안의 엄청난 압력에 훨씬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며 “터키는 리라를 지키고
시장의 신뢰를 다시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터키 중앙은행이 시험에서 통과했다며, 정책
실행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번 결정은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일부 신뢰를
되찾는데 충분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에르도안은 국내 거래에서
외환대신 리라를 사용하라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ECB ‘유로존 견조’…유로 4일연속 강세

성장전망 소폭 하향에도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글로벌 리스크에 대처할만큼 충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중기적으로 물가 압력과 인플레이션을 더 높이기 위해 “상당한
통화정책 부양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로가 반빅
이상 급등했다.
ECB는 올해와 내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2%와 1.8%로 각각
기존보다 0.1%p 낮추고, 인플레이션 전망은 2018년~2020년 모두
1.7%로 유지했다. 드라기는 성장 전망 리스크가 “대략
균형적(broadly balanced)”이라는 기존 표현을 유지했다. ECB
정책위원회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다음 달부터 축소하고 연말까지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또 금리가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가이던스도 그대로다.
한편, 8월 초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영란은행(BOE)은 13일
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에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최근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좋았다며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4%에서
0.5%로 상향조정했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제한적이고 점진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는 장중 최대 0.6% 올랐다.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 예상외 둔화…12월 금리인상?

미국 8월 근원 인플레이션이 전년동월비 2.2%로 예상치와 전월치
2.4%를 하회했다.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7월
2.9%에서 2.7%로 둔화되었다. 의류가격이 7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고 의료비용이 줄어든 영향이다. 전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의 깜짝 하락까지 겹쳐 인플레이션 경로가 일부
예상보다 완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이 이달말에
이어 연내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보다 지속될 경우 이같은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8월 CPI 둔화에 대해 연준이 아직 인플레이션
책무 달성을 선언하기엔 시기상조임을 보여주는 경고로 해석하고,
정책 결정자들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확실히 예고하는데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난주 20만 4000건으로 1000건 줄어 2주 연속 48년래 최저치를
경신하며 타이트한 노동시장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올해 총 3차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경제가 더 달릴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中채권시장 개혁 가속화

위안화 약세와 성장 둔화 위협 속에 외국인 투자를 보다 적극
유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 당국이 12조 달러 규모의 역내
채권시장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몇 주간 중국 당국은 주요
글로벌 채권 지수 진입에 유용한 일련의 규정을 발표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고, 중국
내각은 관료들에게 규제기관 및 거래소가 다양한 시장의 단일화
노력을 보다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탈리아 예산 전쟁에서 미국 중간선거에 이르기까지 향후 몇
달간 정치적 리스크 이벤트가 가득해 중국 당국이 골치아픈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CLSA가 경고했다. “이탈리아 문제가 다시
터지고 유로가 하락하면 달러-위안 환율은 5분만에 7위안을 시도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중국 당국이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중국인민은행(PBOC)은 기준환율 책정을 위한 바스켓 통화에서 유로를
제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랠리는 “중국이 가장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이며 동시에 신흥시장에 진정한 시스템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트레이더들은 중국 당국의 통화 방어 조치 기대 속 위안화 약세 베팅
속도 조절에 나섰으며 BlueBay Asset Management은 일부 달러 롱
헤지 포지션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미국, 러시아에 ‘혹독한’ 제재조치 예고

미 국무부는 11월 영국서 스파이 독살시도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에
대해 보다 강도 높은 2차 제재조치를 강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이 전해지며 러시아 루블은 오름폭을 줄였다.
미 국무부 경제차관보는 “매우 혹독한(severe) 2차 제제조치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며 은행 제재와 국방 물자 조달 금지, 원조 자금 금지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미 의회에 보고했다. 러시아는 현장 조사를
허용하지 않았으며 금지된 화학무기를 다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검증
가능한 확신”을 미국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행정부
관료들은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11월 중간선거 개입 가능성 등 여러
현안과 관련해 보다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임을 분명히 밝혔다.

— 서은경 기자 (송고시점: 2018년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