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FX전략은 “시소게임”...원화 베이시스 상승 전망: SC 김민섭

미국 테이퍼링 가속화 및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 속에 내년 FX 트레이딩 전략은 “시소게임이 될 것 같다”고 SC제일은행의 김민섭 이사대우가 블룸버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말했다.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적 호기심을 유지해야만 “움직이는 동물”인 시장을 지배하는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다며 특정 지표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통화긴축이 곧바로 시작되는 것이 아닌 점을 들면서 김 이사대우는 “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상당기간 그대로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 금리 인상 규모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 긴장감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최종금리로 한국의 경우 1.75%, 미국은 1.50% 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그는 예상하면서, 금리인상 과정에서 긴축에 따른 성장동력 상실 우려가 생길 경우 금리의 일방적 인상 궤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한 外人 재정거래 메리트

내년 미국이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다면 FX스왑 포인트에 무게감을 줄 수 있지만 외환스왑을 통해 역산된 내재금리와 시장금리와의 스프레드(베이시스 스왑)는 여전히 지지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또 역외 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레벨에서 재정거래는 여전히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큰 그림에서는 원화 FX 베이시스의 디스카운트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을 찍되, 금리 상승과 그에 따라 수반되는 노이즈를 상황에 맞게 피해가는 노련함이 요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선물환 포지션 한도 및 외화 LCR 등의 팬데믹 관련 조치들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무래도 제약요인은 되겠지만,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꽉 채워 운용하는 곳도 많지 않다”며 “당국 또한 시장상황에 맞는 감독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머니마켓 등 플레이어들이 외화유동성 비율을 맞추는 과정에서 월말 혹은 분기말 스왑 가격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선박수주 물량은 FX스왑 하방 요인..셀앤바이 찬스

최근 선박수주 증가에 따라 헤지 물량은 FX스왑 시장에 하방 압력 요인이 되고 있다. 그는 수주가 많다고 해서 한없이 내려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하방 압력이 “재정거래 플레이어에게는 좋은 진입 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누군가는 60bp 차익(베이시스 스왑)도 훌륭한 진입 레벨로 보지만, 누군가는 80bp의 차익 수준까지 기다렸다가 행동할 수도 있고, 실제 작년 코로나 시국이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견조한 시장 상황에서 수주 물량으로 인한 스왑 하락은 오히려 셀/바이 찬스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 해를 마감하며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로, 미국 2년물 IRS 2년물 금리를 40bp에 페이했던 거래를 꼽았다. “파월 연준 의장이 지속적으로 전략적 인내를 강조하던 까닭에 단기 IRS가 여름까지 상당히 눌려 있었지만 제로 금리로 갈 경제적 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이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김민섭 이사대우는 2011년부터 SC은행 뉴욕에서 아시아 NDF를 거래하다가 2014년 뱅크오브아메리카 싱가포르에서 G10 통화의 FX스왑과 단기 이자율을 담당했다. 이후 2016년 이래 지금까지 SC제일은행 서울에서 역내 FX스왑 및 NDF를 담당하고 있다.

— 기사작성: 김대도 기자 dkim640@bloomberg.net, 김후연 기자 hkim592@bloomberg.net, 최환웅기자 wchoi70@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