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대선결과, 선거후폭풍

(블룸버그) — 미국의 차기 지도자를 가리는 결전의 투표가 시작됐다. 두 번의 암살 시도와 대선 후보 중간 교체, 분열을 조장하는 막말과 민주주의 운명에 대한 경고로 점철된 이번 대선 레이스는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초접전으로,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 아니면 트럼프가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만일 동률로 나올 경우 하원이 최종 결정한다. 지난 선거에서 바이든의 승리에 불복해 폭도들의 의회의사당 난입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트럼프는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는 없을 것이라면서, 패배시 “공정한 선거라면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요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의 투표 결과 집계는 2-3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CNN 등 미국 방송사가 공동 실시한 초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최대 관심사로 민주주의와 경제를 꼽았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탈세계화, 보호 무역주의 확산 속에 미 대선을 바라보는 세계 각 국의 시선 역시 복잡하기만 하다. 이미 유로 등 주요 환율과 미국채 변동성이 치솟은 가운데 개표가 진행되면서 선거 후폭풍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더욱 요동칠 위험이 있다. NewEdge Wealth의 Cameron Dawson은 “누가 이기든 간에 또 언제 그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사실상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가 워낙 초박빙이라 변동성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10월 서비스업이 예상보다 상당히 강한 확장세를 기록함에 따라 미국채 2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8월초 이래 고점을 경신하며 4.24%에 육박했다. 트레이더들은 이번주 FOMC에서 약 23bp의 금리 인하를, 연말까지 총 43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강한 지표에 연준 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뉴욕증시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빅테크 랠리에 S&P 500 지수가 1.2% 넘게 급등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10월 ISM 서비스 서프라이즈

지난달 미국의 ISM 서비스업 지수가 2022년 7월래 최고치인 56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중앙값 53.8을 크게 뛰어넘은 수치로, 블룸버그 설문에 응답한 50여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56 아래를 전망했었다. 기준선 50을 넘으면 확장을 의미한다. ISM 신규 주문 및 비즈니스 활동 지수 역시 각각 57.4와 57.2로 견조한 확장을 기록하며 4분기에도 경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ISM 고용 지수는 5포인트 가까이 상승해 2023년 8월 이후 최고치인 53을 기록, 지난 주 발표된 충격적인 10월 비농업 고용 둔화에 따른 노동시장 우려를 다소 상쇄했다. 실업률이 낮고 해고가 제한적인 가운데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미국인들은 앞으로도 몇 달 동안 지출을 지속할 여유가 있어 보인다. 서비스 공급업체가 지불하는 가격을 나타내는 지수는 58.1로 이전치 59.4에서 다소 후퇴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서비스부문 소비자 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강해 4분기에도 서비스 활동이 견조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美대선 트레이드…환율 변동성↑

미 대선일을 맞아 달러-원 환율(REGN)은 1380원 부근으로 반등을 시도했다. 한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1.3%로 둔화된 가운데 달러-원 하단이 다소 지지받으면서, 달러 지수(DXY)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선 개표 진행 상황에 따른 극단적인 움직임에 대비하려는 수요 속에 달러-원 익일물 내재 변동성은 한때 35%를 웃돌며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초박빙의 승부가 예고된 만큼 대선 결과 최종 집계까지 며칠이 소요될 가능성 속에 1주일물 변동성도 20% 위로 2020년래 최고치 부근이다. 트럼프 관세에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멕시코 페소(MXN)의 경우 익일물 변동성이 10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미즈호 은행의 아시아 수석 FX 스트래티지스트 Ken Cheung은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이 대부분 진행됐다면서,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 리스크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하이 베타인 원화는 추가적인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일 하루 앞선 월요일에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미국 ETF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 이 역시 대선 변동성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암호화폐 지지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번주에는 미 대선 이후 연준의 FOMC 외에도 금요일 중국 전인대가 내놓을 재정 부양책 규모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Volkmar Baur 애널리스트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위협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의 재정 패키지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美선거 시나리오와 미국채 반응 전망

JP모간은 최근 3주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뛴 것은 트럼프 승리와 공화당 스윕에 대한 기대감 변화 때문이라며, 이 경우 10년물 금리는 약 4.6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통령과 의회가 다른 당으로 나뉘게 되면, 특히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금리는 다소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선거와 리펀딩 입찰을 앞두고 듀레이션 중립을 유지하지만 추가 약세시 5년-7년물 저가매수를 권고했다. 다만 민주당 스윕시 정부 지출이 더 확대되면서 채권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리스가 승리하는 경우에, 가장 큰 채권 랠리와 금리 변동성 감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화당 스윕의 경우에는 금리 상승과 커브 스티프닝 반응이 나타나면서 변동성이 지지받겠지만, 베어 스티프닝은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선거 결과가 최종적으로 명확해지면 최근 스왑 스프레드 압박이 어느 정도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RBC 캐피탈은 민주당 스윕시 법인세 인상으로 “덜 기업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위험 선호도가 약화될 수 있어 채권에 가장 강세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BMO 캐피탈 마케츠는 “현재 금융 시장 상황은 선거 이후 금리가 급등할 경우 듀레이션을 늘리거나,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랠리를 따라가는 쪽으로 리스크 균형을 맞추는 경향이 더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웰스파고는 최근 금리 상승의 대부분은 연준의 리프라이싱에 기인한다며, “시장이 ‘트럼프 트레이드’에 너무 많이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승리 시, 1~2주 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로 내려갈 수 있으며, 공화당 스윕시 금리는 10-15bp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BNY Mellon Wealth Management은 시장이 어느 쪽이든 압승해 견제와 균형이 깨질 수 있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 “대선 이후 美증시 약세장 진입 가능성 낮아”

골드만삭스는 회복탄력적인 경제가 주식을 지지하면서 미국 증시가 향후 12개월래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Andrea Ferrario 스트래티지스트 등은 미 대선 관련 위험을 고려하더라도, 약세장로 간주되는 20% 이상의 낙폭을 보일 가능성은 18%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S&P 500 지수는 대형 기술주 급등에 힘입어 2023년에 25% 가까이 점프한 이후 올해는 약 20% 올랐다. 탄탄한 미 경제 지표 속에 주식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번 달 채권 금리는 연준 완화 사이클의 깊이와 정도에 대한 의구심 및 선거 불확실성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골드만은 “더 나은 성장이 주도하는 한 주식시장은 채권 금리 상승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선거 여파로 변동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최근 약세 조짐에도 경제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10월 비농업 고용 증가세는 허리케인과 대규모 파업으로 2020년 이후 가장 약한 속도로 둔화됐으며, 디스인플레이션 경로는 여전히 울퉁불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8%로 견조한 속도를 유지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美선거 후폭풍 우려 속 유가 100달러 헤지 나선 트레이더들

트레이더들이 미국 대선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에 대비하는 등 미국 원유 선물에 대한 강세 베팅에 나섰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현지시간 월요일 늦게 WTI 1,000만 배럴 이상에 해당하는 12월물 콜 옵션 계약이 인기 있는 90달러/100달러 스프레드 거래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약의 만기는 11월 15일로, 향후 며칠 동안 유가가 강스파이크를 연출할 경우 선물 계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보호를 할 수 있다.

WTI는 현지시간 화요일 5거래일 연속 올라 장중 한때 72달러를 상회했다. 옵션시장에서 4분기는 수년 만에 가장 큰 흐름 반전으로 시작됐다. 11월 5일 미국 선거와 내년 1월 미 대통령 취임 사이의 기간 동안 주요 산유국들이 몰려 있는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이란은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동원해 이스라엘에 대한 복잡한 반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번주 보도했다. 강경파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과 관련해 자신과 이견이 크다며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으로 이스라엘 카츠를 임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