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은행권 감독 강화
미국 금융 규제 당국 수장들이 비은행권에 대한 감독 수단을 강화하고 이들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기관으로 지정하기 어렵게 만든 트럼프 시대의 지침도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금요일 비은행권 금융사의 지정 방식을 재정비하는 내용의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제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보험사, 사모펀드, 헤지펀드, 뮤추얼펀드는 물론 크립토 같은 신산업 부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옐런은 현 제도 하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기관으로 지정을 완료하려면 6년이나 걸릴 수 있다며, 이는 비현실적인 시간표로 FSOC가 금융 안정 리스크를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지역은행발 금융 불안이 불거지자 트럼프 행정부 시절 금융 규제가 지나치게 완화되었다는 우려가 재차 부각되었다. 월가가 두려워하는 시스템적 리스크라는 꼬리표를 달 경우 엄격한 당국의 감독과 상당한 준수 비용을 감당해야만 한다. FSOC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기관으로 지정하기 위해 해당 회사를 두 단계에 걸쳐 분석하고 평가하며, 요청시 청문회를 개최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FSOC는 또한 금융안정 리스크의 파악과 평가, 대응을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도 제안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전반적으로 FSOC가 제안한 변경 사항이 미국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잠재적 리스크를 다루는데 균형적 접근방식을 제공하고, 동시에 FSOC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이 동등하게 남아있도록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美인플레이션 빠른 둔화 전망
미국 인플레이션이 여러 은행의 실패에 따른 여파로 신용 여건이 타이트해지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가 4월 14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를 2024년 상반기까지 매 분기별로 낮췄다. 지난 달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포함해 여러 대출기관이 무너진 영향에 소비자와 기업 모두 대출이 어려워졌다고 느끼면서, 그 결과 금리 인상에 준하는 효과를 가져와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려 애쓰는 연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상승률은 올해 3.8%로 물가안정목표 2%를 여전히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ING의 James Knightley는 “은행 스트레스가 보다 타이트한 대출 여건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기업 심리가 악화되고 주택시장이 빠르게 약해지는 환경에선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은 이같은 환경에서 더욱 빠르게 둔화되기 때문에 올해말 금리 인하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12개월내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2020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인 65%로 유지했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예상보다 강한 소비 지출에 힘입어 기존 1.3%에서 1.8%로 상향 조정됐다.
美 신용여건
리사 쿡 연준이사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태로 광범위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물가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가 얼마나 높아야할지 판단하는데 있어서 보다 타이트해진 신용 여건의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표 의존적인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토대로 FOMC의 가파른 통화정책 긴축 대응을 지지하게 되었다”며, “현재 연방기금금리 목표가 5%에 이른 상황에서 어느 수준의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내리기에 충분히 제약적인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워싱턴 연설에서 말했다. 연준 인사들은 대체로 최근 지난 일년에 걸친 공격적인 금리 인상 이후 지난달 은행 실패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해 이제 FOMC 회의 때마다 상황을 판단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쿡은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를 환영하면서도 대부분은 에너지 가격 하락이 주도했다며, 아직 2% 목표를 향한 길은 멀고 평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보다 타이트한 금융 여건이 경제에 상당한 역풍으로 작용할 경우 연방기금금리의 적절한 경로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강하게 나오고 디스인플레이션이 느리게 진행될 경우 “우리는 해야할 일이 더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2-3일 FOMC에서 추가 25bp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쿡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금요일 자정부터 연준 위원들은 다음 정책회의까지 공개석상에서 침묵해야만 한다.
미국 테크주 밸류에이션 우려
월가 트레이더들은 테크주 랠리가 과도해 보인다는 경고를 무시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40년래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서 물러날 것이란 낙관론에 S&P 500 IT 지수가 올해 들어 19% 급등했다.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가 7.7% 오른데 그치면서 2009년래 상대적으로 가장 좋은 연초 출발인 셈이다. 이들 테크주의 밸류에이션은 미래 추정 이익 대비 거의 25배로 이를 정당화 하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적어도 300bp 인하해야만 한다. 이는 스왑시장이 올해 예상하는 금리 인하 폭의 5배가 넘는다. LPL Financial의 Quincy Krosby는 “트레이더들이 연준 금리 정책의 대전환에 베팅하고 있으나 그같은 일이 벌어질지 또 언제가 될지 확실한게 없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테크 분야의 성장 전망은 매력적이지만 현재의 밸류에이션 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1분기 테크기업들의 이익이 15%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BOC 팬데믹 출구전략 시사
중국인민은행(PBOC)은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고 신용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팬데믹 기간에 도입했던 부양책의 일부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저우란 PBOC 통화정책부장은 2020년 이후 PBOC가 특정 경제 부문을 대상으로 확대해 왔던 구조적 정책 지원 수단의 대부분이 “일시적”이었다며, 관련 문제가 해결되고 정책 목표가 달성된 후 대부분 일몰 시점이 정해진 정책 수단들을 “예정대로” 철수할 방침이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밝혔다.
선별적 정책 중에는 PBOC가 은행권에 저렴한 자금을 제공해 중소기업 및 녹색 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한 재대출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그 결과 작년 PBOC의 대차대조표는 자산 축소에 나선 다른 주요 글로벌 중앙은행과 달리 6년래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Pantheon Macroeconomics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Duncan Wrigley는 “올해는 과도기로, 경제 리오프닝에 따라 PBOC가 구조적 정책수단에서 점진적으로 후퇴하고 이전의 재래식 통화완화를 통해 내수 진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정책 전환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듯 보인다. PBOC 자료에 따르면 구조적 정책 지원의 증가율이 올해 1분기 5%로 작년 4분기 16%에서 급격히 둔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