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긴축 끝? 빅오일 횡재세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연준 금리 결정을 앞두고 빅테크가 다시 매도세에 휘청이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엑슨모빌 등 에너지주도 소위 ‘횡재세’로 볼리는 초과이득세 보도가 전해지며 상승폭을 줄였다.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비 10.7%로 시장 예상치 10.3%을 뛰어넘어 신기록을 다시 쓰면서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증명해 미국채 등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연준이 이번주 FOMC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7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파월 연준의장이 12월 50bp로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동시에 최종금리 전망치를 9월 점도표에서 제기했던 4.6%에서 5.1%로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의 Marko Kolanovic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수십년래 가장 공격적인 금리인상 주기가 이제 거의 끝나간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12월 50bp 인상과 내년 1분기 25bp 인상을 끝으로 긴축을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수낵 총리는 월요일 헌트 재무장관을 만나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영국인들이 세금을 더 내야만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트레이더들이 연준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에 포지션을 취하면서 월말 리밸런싱 자금 흐름에 달러가 상승한데다 올해 겨울이 평년보다 더 추울 것이란 영국 기상청의 경고가 나오면서 파운드는 1% 넘게 밀렸다. 브라질 증시는 룰라 대통령 당선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교육, 주택건축, 소매업종 등이 랠리를 펼치면서 보베스파 지수가 1.3% 가량 올랐다. 지난주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지은 일론 머스크는 월요일 트위터 이사진 전원을 해고하고 회사를 완전 장악했다. 애플은 산업디자인 책임자에 이어 Mary Demby 최고정보책임자(CIO)와 온라인 리테일 담당 부사장이 회사를 떠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시작과 관련해 미국이 계속 군사적으로 도발할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겠다고 위협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긴축의 끝이 보인다’

올해 주식시장 약세를 정확히 예측했던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 마이클 윌슨은 연준의 금리 인상 행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3개월-10년물 금리 역전 등 여러 지표가 “조만간 연준 피봇”을 지지한다며, “따라서 이번 주 연준 회의는 랠리가 계속될지, 일시 중지될지, 아니면 완전히 끝날지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모든 시선은 현지시간 수요일 FOMC 발표에 쏠려 있다. 4번째 75bp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향후 정책 움직임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주식시장은 빅테크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연준 긴축에 따른 경제 파장을 가늠하며 지난 2주에 걸쳐 랠리를 펼쳤다. 윌슨은 이같은 가격 움직임이 연준 긴축 싸이클의 막바지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향후 12개월 EPS 추정치가 보다 현저하게 후퇴할 때까지 랠리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과 가벼운 포지셔닝, 4분기 계절적 강세 기대가 최근 몇주간 주식시장을 상승으로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비둘기파적 연준시 빅랠리

지난주 테크업종 대표주자들의 실적 실망에도 덜 공격적인 연준 기조에 대한 희망이 미국 증시를 지지한 가운데 JP모간체이스 트레이딩 데스크는 연준이 현지시간 수요일 정책결정 발표시 비둘기파적으로 선회할 경우 빅랠리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보폭이 적은 50bp 인상을 단행하거나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타이트한 고용시장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신호를 보낼 경우 S&P 500 지수가 최소 10%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시나리오는 가장 가능성이 낮지만 주식 투자자들에겐 가장 반가운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75bp 인상과 매파적 시그널로, 채권시장이 이미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S&P 500 지수는 1% 하락에서 0.5%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두번째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로 75bp 인상과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올 경우 S&P 500 지수는 2.5%-3%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빅오일 ‘횡재세’

조 바이든 미대통령은 기록적인 이익을 창출한 에너지 기업들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오일업계는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인들을 돕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들의 벌어들인 이익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횡재”였다고 비난했다. “초과 이익에 대해 더 높은 세금을 내고 다른 규제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 의회와 협력해 가능한 보복조치를 찾겠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말했다.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휘발유 가격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아 민주당이 고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올 여름 휘발유 가격이 치솟아 갤런당 5달러를 뛰어넘자 민주당 진보진영 사이에서 초과이익세가 논의된 바 있다. 상원 재정위원회 론 와이든 위원장은 이익마진이 10%를 넘는 오일업체를 대상으로 새로운 연방 부가세를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상원이 여야로 팽팽히 나눠져 있어 해당 제안이 법으로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치 못한 완승을 거두지 않는 한 공화당과 민주당 중도파는 당분간 횡재세를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위협에 밀 가격 급등

러시아가 자국 함대에 대한 드론 공격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의 불참을 선언해 밀 선물 가격이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현지시간 월요일 한때 7.7% 급등했다. 옥수수와 대두유 역시 올랐다. 곡물을 실은 선박이 아직은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에서 운항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발표로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는 일촉즉발 상황이다. 러시아측은 월요일 터키 및 유엔과 외교적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국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주요 도시 곳곳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가해 핵심 기반시설이 타격을 입었다며, 전력과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일본 엔화 방어 비용

일본 당국이 달러 대비 엔화의 급격한 추락에 맞서 10월에 기록적인 6.3조 엔(424억 달러)을 쏟아부었다. 일본 재무성은 월요일에 9월 29일부터 10월 27일까지의 데이터를 공개했다. 중앙은행 수치와 정부 자금 흐름에 대한 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10월 21일로 의심되는 개입에 약 5.5조 엔(372억 달러)이 투입된 듯 보인다. Itochu Research Institute의 Atsushi Takeda는 아직도 10조 엔 넘게 현금이 남아있다며, 9월과 10월에 단행됐던 대규모 시장 개입이 추가 3-5차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시장 개입이 GDP의 2%를 넘을 경우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이 있어 이를 감안할 경우 2조 엔 정도 여유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7.5조 엔 정도를 예상했던 NLI Research Institute의 Tsuyoshi Ueno는 일본 당국의 스탠스가 자주 움직이기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을 선택해 가장 큰 효과를 노리려는 것 같다며, 과거 2004년과 2011년처럼 매일 개입하던 방식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일본은행이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하면서 양국간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져 엔화 약세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연준의 긴축 행진이 끝나간다는 신호가 나올 경우 엔화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Takeda는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