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테이퍼링 시점, 9월 변동성 경고

(블룸버그) — 뉴욕 증시가 성장 둔화와 아프가니스탄 불안에 장초반 주춤했지만 이후 리스크온 랠리가 되살아나며 S&P 500 지수가 또다시 신고점을 경신해 작년 말 이후 49번째 사상최고치를 다시 썼다. 작년 3월 팬데믹 저점 대비 100% 오른 셈이다. 애플 역시 신고가를 기록한 반면 테슬라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lot) 시스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한때 5% 넘게 급락했다.

아프가니스탄 혼란과 연준 위원들의 테이퍼링 관련 발언 속에 달러는 주요 안전통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G-10 통화 대비 상승했다. ING는 이번주 공개될 FOMC 의사록이 연준의 매파적 기대를 계속해서 부추길 경우 달러가 추가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미군 철수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하자 국내외 비난을 의식한듯 바이든 미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미군의 사명은 테러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것이였을 뿐 국가 건설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테이퍼링 시점

다우존스(DJ)는 로젠그렌 등 여러 연준 위원들을 인용해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경우 약 3개월 안에 완화적 통화 정책을 축소하는 쪽으로 합의에 근접하고 있으며, 일부는 내년 중반까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수요 진작을 위해 설계된 것이지만 이제 수요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다며, 경제 상황이 올해 말이나 내년쯤 테이퍼링 개시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올 10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해 3월까지 끝내기를 원한다며, 미국채와 MBS 매입을 매달 각각 200억 달러, 100억 달러씩 줄여가자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총재는 9월 FOMC 회의에서 채권 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10월이나 11월쯤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CNBC에서주장했다. 한편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 고용보고서가 몇달 더 강하게 나올 경우 테이퍼링을 시작할 정도로 충분한 진전이 이루어졌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가능한 빨리 양적완화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월 변동성 경고

씨티그룹의 수석 미국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인 Tobias Levkovich는 투자자들에게 9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연준 테이퍼링과 증세 가능성, 마진 압박, 인플레이션 지속 등이 채권 시장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소 조심스럽다”며,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9월쯤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말 S&P 500 목표치를 금요일 종가 대비 10% 이상 낮은 4000포인트로 제시했다. 그는 하원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5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지출 법안 중 순수 인프라 투자는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경제에 ‘게임체인저’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투자자들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고 있지만 Levkovich는 시장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이벤트는 항상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늘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어젠다가 뒤집히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 불똥

월가 스트래티지스트와 투자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의 혼돈이 당장 자산 가격에 위협을 가하진 않겠지만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City Index의 Fiona Cincotta는 지정학적 위험 확대와 테러에 대한 장기적 우려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지출과 예산안을 미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1956년 이래 최대 규모의 인프라 지출 계획은 작년 바이든 당선 기대로 시작된 소위 ‘블루웨이브’ 트레이드의 불씨를 계속 되살릴 수 있는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친미정부 지지자들이 무질서하게 철수하면서 바이든이 정책 실패로 정치적 기반이 약해질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그와 거리를 두려 할 수 있다.

성장 우려

중국 7월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이 전년비 각각 8.5%, 6.4% 증가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델타 변이가 공급망을 압박하고 소비자 신뢰에 타격을 입힌 가운데 중국 중부 지방의 홍수와 반도체칩 부족에 따른 자동차 판매 부진도 일조를 했다. 부동산 시장과 환경 관련 규제 정책은 철강과 시멘트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 ANZ는 중국 경제가 매우 빠르게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8%에서 8.3%로 하향 조정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추가 재정 및 통화 정책 지원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국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신뢰가 8월 속보치 70.2로 2011년 12월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중국 테크주 휘청

중국 언론이 연이어 온라인 게임을 비판하면서 텐센트 등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외국계 펀드의 매도세에 중국 테크주가 월요일 재차 하락했다. 수익의 약 3분의 1을 게임에 의존하는 텐센트 홀딩스 주가는 홍콩에서 3.5% 급락했다. 지난해 매출의 45% 이상을 모바일 게임으로부터 벌어들인 넷이즈와 비리비리는 각각 3.9%, 7.7% 후퇴했다. 항셍테크지수는 2.6% 하락해 거의 3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테크분야 규제 단속으로 2월 고점 대비 40% 넘게 밀렸다. 중국 국영 라디오인 중앙인민방송국은 14일 논평에서 젊은 이들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온라인 게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 산업은 자제력을 높여야 하며 국가 역사에 대한 존중이 게임업체 직원들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re Pacific Yamaichi Intl HK의 Castor Pang은 게임 산업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약세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만일 온라인 게임이 역사적 내용을 바꾸지 못한다면 창의성을 막아 결국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