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뒤늦은 긴축발작? BOE도 매파

(블룸버그) — 매파적 FOMC 스탠스에 시장이 뒤늦게 긴축발작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이르면 11월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이 나온지 하루 만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박스권을 벗어나 1.43%를 넘어 7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낙관적 경제 전망을 반기고 중국발 리스크 전이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면서 S&P 500 지수가 이틀간 2.2% 급등했다.

석유 재고가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있는 가운데 브렌트유는 1.4% 오른 배럴당 77.25달러로 2018년 10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적 오일 트레이더인 비톨그룹은 8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백악관은 냉전시대의 국가안보법을 발동해 관련 업체에게 반도체칩 재고와 판매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러먼도 상무장관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리프라이싱

매파적 FOMC에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첫 금리인상(리프트오프) 예상 시기를 2022년 말로 앞당기면서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14bp 가까이 오르며 1.94%를 상회했다. 2022년 12월 만기 연방기금 선물계약 내재수익률은 지난 이틀 사이 약 5bp 올라 0.28%을 기록하며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완전히 반영했다. OIS는 2022년 9월 FOMC 회의까지 금리 인상 확률을 거의 50%까지 보고 있다. 그동안 트레이더들은 리프트오프 시기를 2023년 초로 예상했었다. 파월 연준의장은 이르면 11월 채권 매입 축소를 시작해 내년 중반까지 테이퍼링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고, 연준 인사 18명 중 9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예상해 6월 당시 7명에서 늘었다. 점도표 중간값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는 2023년 1%, 2024년 1.75%로 오를 수 있다. 시장은 단기 금리 인상 전망을 높였지만 2024년까지는 5차례 미만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연준 점도표가 시사한 7차례 인상 전망에는 아직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노무라는 연준이 11월 테이퍼링을 발표하고 채권 순매입을 월 150억 달러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BOE 연내 긴축 기대

영란은행(BOE)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4%를 초과할 전망이라며, 이르면 11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파운드가 달러 대비 한때 1% 가까이 급등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는 목요일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0.1%에 동결하면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완만한 긴축”을 예상했던 8월 이후 전개된 일부 상황이 긴축 근거를 더욱 강화시킨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책위원 9명 중 7명은 연말 BOE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만료되기 전이라도 적절하다면 금리 인상으로 긴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다음 정책회의는 11월 4일로 예정되어 있다. 트레이더들은 15bp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내년 5월에서 2월로 앞당겨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HSBC는 연내 금리 인상의 문을 열어둔 셈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경우 BOE가 재빠른 긴축을 배제하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中헝다그룹

중국 금융 규제 당국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에게 달러채에 대한 단기 디폴트를 피하면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 완공과 개인투자자 상환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헝다측 대표들과 가진 회의에서 규제당국은 채권자들과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채무 불이행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지침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헝다는 23일 8350만 달러를 쿠폰 이자로 지급해야 하며 30일간 유예가 가능하다. 금융 당국이 헝다에게 채권 상환을 위해 재정 지원을 제공했다는 징후는 없으며, 해외채권자의 손실 부담에 대한 생각도 아직 알 수 없다. 소식통에 따르면 정책 당국은 헝다그룹의 채권을 누가 들고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조사 중이다. 다우존스는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에게 헝다가 상황을 질서정연하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 최후의 순간에만 개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정책 당국은 헝다 그룹을 살리는데 주저함을 보였다고 다우존스는 해당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준에 보내는 경고

로저 퍼거슨 전 연준부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이 팬데믹에서 빠져 나오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있어 추세에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이 작년 도입한 통화 정책 프레임워크와 이에 따른 금리 포워드 가이던스는 물가 압력에 대해 느리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퍼거슨은 현지시간 목요일 한 웨비나에서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연준이 반응에 다소 느릴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분명한 현재의 위험으로 나타날 때까지 연준은 기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선임 고문으로 활동 중인 더들리는 연준의 스탠스가 경제의 경착륙 리스크를 높인다며, 연준이 따라잡기에 급급해 정상보다 더 긴축으로 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단기 크레딧 헤지 권고

중국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와 더불어 부채 한도를 둘러싼 워싱턴 정계의 충돌 가능성마저 대두되면서 JP모간은 크레딧 투자자들에게 단기적으로 헤지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 Eric Beinstein 등은 미국 회사채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악재를 소화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리스크/리턴이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호재에 따른 스프레드 랠리의 여지는 많지 않은 반면, 두 이슈 중 하나라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질 경우 대규모 매도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기적으로 크레딧물 전망은 낙관적이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회복 모드에 있는데다 디폴트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연준이 테이퍼링에 한걸음 다가섰지만 금리는 당분간 제로 부근에서 머물 전망이다. T. Rowe Price와 Brandywine Global Investment Management 등 위험이 높은 하이일드 채권을 들여다보고 있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추가 혼란이 나타날 수 있어 전술적 헤징이 필요하다고 JP모간은 지적했다. 특히 헝다그룹 사태의 시장 전이에 대비해 마킷 EM CDS 지수인 CDX.EM에서 프로텍션 매수, 마킷 유럽 하위투자등급 CDS 지수 iTraxx XO에서 프로텍션 매도 등을 권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