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평화협상 결렬? 증시시나리오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우크라이나 위기가 미-러 정상회담으로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 했지만 러시아의 돌발 행동으로 또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 모습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공화국의 독립 주장을 공식 인정하는 법령에 서명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에게 당장 군사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러시아 군대에게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지역에서 “평화유지” 기능을 수행할 것을 명령했다고 Tass가 현지시간 월요일 푸틴이 서명한 관련 법령을 인용해 보도했다.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분리주의자에 대한 그 어떤 인정도 규탄한다며, 이는 민스크 협정에 대한 명백한 모순으로 러시아 측의 일방적인 협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미 대통령이 조만간 행정명령을 통해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자들의 지역에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 파이낸싱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늘 러시아측의 행동과 관련해 미국이 동맹국들과 연합해 마련해 왔던 경제 제재 외에 추가적인 조치를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은 푸틴의 행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또한 미국은 주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철수해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폴란드가 임시적으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유럽이 중재한 평화 협상이 결렬되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세계 간의 긴장이 더 고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브렌트유는 3% 넘게 급등해 배럴당 96달러를 상회했고, 안전자산 선호에 금값은 반등했다.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 대비 3% 넘게 빠져 2020년 3월래 최대폭 절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전면 충돌시 증시는?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적 위기로 번질 경우 S&P 500 지수가 6.2% 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된다면 5.6% 정도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나스닥의 경우 시나리오 별로 9.6% 하락하거나 8.6% 상승을 점쳤다. 지난 금요일 종가를 기준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군사적 대치 상황 악화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은 9% 정도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전면적 충돌로 발전해 징벌적 제재조치가 뒤따를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HSBC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역사상 이벤트 리스크가 지나고 나면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펀더멘털로 돌아간다며, 투자자들에게 전술적 자산 배분을 급하게 변경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올해 시장을 움직이는 동인은 금리 인상 속도와 성장 둔화로,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우 금리 인상 기대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금융시장 휘청

러시아 증시 벤치마크인 MOEX 러시아 지수가 한때 14% 넘게 급락했다. 2008년 이래 최대 추락이다. 달러 표시 RTS 지수는 17% 폭락했고, 가즈프롬과 스베르뱅크 주가는 각각 15% 넘게 밀렸다. 한편 러시아 재무부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화요일 예정됐던 정규 채권 입찰을 취소했다. 러시아 루블화 국채 10년물 금리가 거의 70bp나 급등하고, 루블화는 달러 대비 한때 3% 넘게 밀렸다. 러시아 CDS는 2016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추가 약세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개월 리스크 리버설에 따르면 루블화에 대한 약세 베팅은 2015년래 최대다. TD증권의 Cristian Maggio는 불확실성이 여전해 변동성이 높다며,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 자산은 지금보다 훨씬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3월 50bp 인상 논의

미셸 보우만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너무 높게 나올 경우 다음달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방안이 논의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3월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자신을 비롯해 모든 연준 위원들이 지표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적정한 금리 인상 폭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부터 3월 중순 FOMC 회의까지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계속해서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며 아직은 단언하기 너무 이르다고 진단했다. 보우만이 모든 FOMC 회의마다 투표권을 가졌지만 좀처럼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을 내놓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발언은 연준이 출구전략 개시를 원하고 있음을 보다 확실히 보여준다.

OPEC+ 점진적 증산

주요 산유국들은 OPEC+가 기존 전략을 고수해 4월에도 증산 규모를 하루 40만 배럴로 제한하길 원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23개 산유국의 동맹체인 OPEC+는 3월 2일 화상 회의를 개최해 4월 산유량을 결정할 예정이다. 모든 국가의 동의가 있어야 합의가 이루어진다. OPEC+는 팬데믹 발발 이후 석유 수요가 크게 위축되자 과감한 감산을 단행했다가,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점진적으로 공급을 늘려오고 있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제 회복에 힘입어 올해에만 약 20% 올라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했다. 많은 트레이더들은 이제 100달러 시대가 임박했다고 경고한다.

미국을 포함해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은 작년 OPEC+에게 감산분을 서둘러 되돌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OPEC+는 하루 40만 배럴 규모의 월간 증산 속도가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회원국은 유가 랠리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많은 산유국들이 목표한 생산량에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OPEC의 순환 회장직을 맡은 Bruno Jean Itoua 콩고 에너지 장관은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中 앤트그룹 조사 

중국 당국이 대형 국영기업과 은행들에게 억만장자 마윈의 핀테크 사업체인 앤트그룹과 관련해 금융 거래 등 제반 관계에 대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은행 규제당국 등 다수의 정부 기관이 산하 기업들에게 1월까지 앤트와 계열사, 주주 등 모든 관련 익스포저 상황를 면밀히 검토하도록 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조사가 앤트그룹에 대한 역대 가장 광범위하고 철저한 것으로, 가능한 빨리 조사 결과를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가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는지 또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