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러시아 압박, 낙관론 시기상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증시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모습이다. 세계 곳곳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써 1년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추가 지원을 약속했고, 기대를 모았던 뮌헨에서의 미-중 외교수장 회동은 오히려 비난전으로 끝나 양국간 관계가 더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 도발과 날선 경고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4.25%로 50bp 인상하며, 작년 4월래 긴축 행진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연준의 인상폭을 앞섰다. 뉴질랜드는 인플레이션 정점 신호 속에 이번주 50bp 인상으로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경우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 17명 중 16명이 동결을 예상하고 단 한명만이 25bp 인상을 전망한 가운데 2월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이 4%로 전월비 0.1%p 상승해 물가압력 부담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바이든,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탱크가 밀고 들어온 후 우크라이나 심장부를 직접 찾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바이든은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선언하며 연대를 과시했다. 당초 이번 주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바이든은 월요일 오전 8시 경찰이 주요 도로를 봉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수도에 모습을 나타냈으며, 그가 머무르는 동안 전쟁으로 일상이 된 공습 경보가 울리기도 했다. 바이든은 “1년 후에도 키이우는 건재하며 우크라이나도 건재하다. 민주주의 역시 건재하다”며, “나는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영부인을 만난 후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 앞에서 연설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포탄과 대전차 방어 무기, 레이더 등을 포함한 5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약속하겠다며, 또한 이번주에 대 러시아 제재를 피해 러시아 전쟁을 도운 기업과 개인에 대해 추가 제재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바이든과 장거리 무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지만 자세한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한편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중재하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 글로벌 무대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제재

유럽연합(EU)의 주요 회원국들은 EU가 러시아의 제재 우회에 조력한 이들을 보복하기 위해 무역 조치 사용 등을 통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제안서 초안에 따르면 EU는 새로운 권한 하에 러시아가 제재를 피하는 데 도움을 준 EU 역내외 기업이나 개인에게 경고를 주고, 전투에서 우크라이나와 싸우기 위해 사용된 제품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제안서는 “러시아가 우리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부품을 군수 산업에 계속해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 주변 국가에서 유령회사와 중간다리를 통해 대체 공급망이 만들어졌다. 러시아 군수 산업에 필수적인 서방세계의 부품에 특별히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안은 프랑스와 독일 등 거의 10여개국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번주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경제가 작년 마이너스 2.1% 성장을 기록하면서 서방세계의 강력한 제재조치에도 대규모 불황을 피했다.

주식 낙관론 시기상조

경제 전망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주식 투자자들은 실망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Mislav Matejka 등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들이 경고했다. 통화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1-2년 정도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시장이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부정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나타나야만 기조를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역사적으로 볼때 연준이 긴축을 멈추기 전까지 주식시장은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그 여파가 아직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증시는 연준 피봇 기대와 중국 리오프닝, 유럽 에너지위기 완화 등에 힘입어 연초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신호에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매파적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최종금리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씨티그룹은 전세계 증시를 추종하는 MSCI 세계지수가 이미 목표 범위의 상단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작년 많이 오른 주식을 팔고 패자를 사야 한다는 대부분의 트레이드 전략이 시들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올해 급등한 테크주 대신 석유 관련주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EM 캐리트레이드

달러가 활력을 되찾으면서 저금리 통화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더 높은 신흥시장(EM)에 투자하는 인기 전략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유로 등 달러 이외의 통화를 통한 EM 캐리 트레이드를 추천했다. 미국채 금리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베팅으로 최근 급등했지만 미국의 견조한 성장과 중국의 친성장 정책, 유럽의 전망 개선을 감안할 때 해당 전략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Kamakshya Trivedi 등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거시적 환경이 EM 캐리 트레이드에 여전히 우호적”이라며, “미달러 외 펀딩을 통한 ‘바스켓 트레이드’는 성장과 금리 충격에 대한 각 통화의 다양한 민감도를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자 보고서에서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은 유로 대비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 헝가리 포린트의 강세 베팅을 추천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최근 미국 실질금리의 상승으로 많은 개도국 통화가 향후 몇 주 안에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 최종금리

올리 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ECB가 경제를 제약하는 정책 기조에 거의 도달했다며, 이번 여름이면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Boersen-Zeitung 인터뷰에서 말했다. 기저 물가 압력이 일부 안정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율이 “과도하게 높아” ECB 2% 물가안정 목표에 기대인플레이션을 고정시키려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렌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그처럼 높은 상황에서 3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은 가능하고 논리적이며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내 생각엔 우리가 여름이면 최종금리에 도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로존 경제가 올해 1% 성장이 “현실적”으로 보여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임금이 오르긴 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기 보다는 주로 과거 손실분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아직까지 심각한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임금의 전개 상황을 매우 주의깊게 모니터해야 한다. 임금이 경제의 경쟁력이 유지될 정도로만 오르는게 필수적이며 악순환은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필요시 보다 강력하게 행동에 나서야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ECB가 과잉대응을 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둘러 금리 인하를 논의하지도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은 6월 추가 25bp 인상을 더해 ECB 최종금리 전망치를 3.5%로 상향 조정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