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월 소매판매 정체
미국의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월비 0.1%로 시장 예상치 0.3%을 하회했다. 이전치는 -0.2%로 하향 조정됐다. 국내총생산(GDP) 추계에 활용되는 관리그룹 소매판매는 0.4% 증가했으나 시장 예상치 0.5%에는 못미쳤고, 4월에는 0.5% 감소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수치로, 이코노미스트들은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점차 식어가는 고용 시장, 금융 스트레스 조짐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인들이 소비에 좀더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apital Economics의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인 Paul Ashworth는 “최근 몇 달 동안 서비스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소비자 신뢰가 다시 급락하면서 가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금리 인상 영향을 받지 않는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모간스탠리는 2분기 GDP가 보다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고, Oxford Economics는 자사의 성장 전망에 있어 리스크가 하방 쪽이라고 설명했다. Santander US Capital Markets LLC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Stephen Stanley는 “확실히 전체 소비자 지출 측면에서 대부분의 행동은 소매 판매가 아닌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하지만, 이번 결과는 확실히 소비가 상당한 둔화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나의 견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5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0.9% 증가해 시장 예상치 0.3%을 훌쩍 뛰어넘었다.
무살렘 연은총재 ‘몇 분기 걸릴수도’…콜린스 ‘과잉반응 주의’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는 지표를 확인하기까지 “몇 분기”가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연준의 인하가 한동안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4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통화정책에 관한 연설에 나선 무살렘은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의 인하가 적절하다고 확신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양호하고 수요가 완화되고 공급이 확대되는 기간을 목격해야만 한다”며, “이러한 조건은 몇 달이 걸릴 수 있으며, 그보다는 몇 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금리에 대해 자신의 전망을 설명하진 않았지만, 그의 발언상 올해 1차례 인하나 동결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월 인플레이션의 환영할 만한 하락”을 포함해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진전에 대한 잠재적인 초기 징후”를 언급하며, “추세를 확립하려면 2개 이상의 지표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올해 금리 인하와 관련해 그 시점이나 폭은 새로 들어오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무엇보다 연준이 정치적 편애라는 비난에 휩싸이지 않고 올 가을 금리를 내릴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정치를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가 고무적이라며 물가 상승 압력이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계속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최근 고무적 물가 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 인하 시기를 고려할 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두 달 긍정적 소식에 과잉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 역시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가 “매우 고무적”이라면서도 2%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진전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美의회예산국, 2024회계연도 예산적자 거의 2조 달러로 추산
초당파적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의 예산적자가 전년도 1.69조 달러에서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1.92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월 내놓았던 전망치보다 4000억 달러가 늘어난 규모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및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구제조치 등이 반영됐다. 재정 전망을 뒷받침하는 경제 전망의 경우 CBO는 올해 더 빠른 성장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예상 시기 역시 지난 2월 제시했던 올해 중반에서 내년 1분기로 늦췄다. CBO의 경제 전망은 최근 FOMC 회의가 열리기 전인 5월 초에 최종 확정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 재정적자 비율은 6.7%로 2월 전망치 5.3%에서 상향조정됐다. CBO에 따르면 해당 비율은 지난 반세기 동안 평균 3.7%를 기록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재정적자를 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따르고 있다. CBO는 “2024년부터 2034년까지 매년 총 적자가 GDP의 5.5%에 달하거나 이를 초과할 전망”이라며, “적어도 1930년 이래 적자가 5년 넘게 연속으로 그렇게 큰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재정적자 확대 반대…BofA 증시 경고
최근 프랑스 증시가 정치 혼란 우려로 매도세에 시달린 가운데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재정적자 확대를 피해야 한다는 요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동료 시민들이 기대하는 모든 존중과 배려, 진실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며, “그들을 존중한다는 것은 현실의 요구를 인식하고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큰 적자를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며칠 전 내가 희망했던 것처럼 경제 전략, 특히 프랑스의 예산 전략을 신속하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프랑스를 예산적자 한도 초과절차 명단에 올릴 예정이다. 빌르루아는 지난주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발표한 뒤 프랑스 주식과 채권 시장이 대혼란에 빠지자 차기 정부가 서둘러 재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선호도 면에서 5월만해도 유럽에서 탑이었던 프랑스 증시가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최하위로 전락했다며, 향후 12개월에 걸쳐 투자자들이 다른 유럽 주식보다 프랑스 주식에 대해 비중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CB 노트 ‘다음 금리 움직임은 지표에 달려 있다…불확실성 주목’
클라스 노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향후 금리 결정이 지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불확실성이 현재 가장 큰 관심사로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네덜란드 의회에서 말했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임금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새로 들어오는 지표를 토대로 추가적인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이는 금융 시장 조정과 금융 기관의 리스크 증가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주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프랑스 국채가 조정을 받았고, 프랑스 은행주까지 매도세가 확산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정은 지정학적 긴장과 지경학적 분절화를 배경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으로 촉발된 가격 하락은 지금까지 단기에 그쳤으나 투자자들이 과연 지정학적 긴장이라는 리스크를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