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S&P 500 신기록, 연착륙 신호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경제의 연착륙 및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미국 주식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가 4800포인트를 넘어 2년래 처음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테마가 기술주를 이끌면서 해당 지수는 금요일 1.2% 급등했다. BofA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75%-4.25% 범위에서 자리잡음에 따라 투자자들이 성장주와 테크주, “AI 버블”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2년여래 최고치인 78.8로 2005년래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을 기록한 반면 기대 인플레이션은 1년과 5-10년 모두 각각 2.9%와 2.8%로 하락하는 등 추가적인 “연준 친화적” 지표가 나온 점도 연착륙 기대를 뒷받침했다. 모간스탠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Ellen Zentner는 “연준이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며, 첫 인하 시기를 6월로 예상했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비 3.0%으로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해당 지표의 연율 기준 1개월, 3개월, 6개월 수치 모두 연준의 2% 물가안정 목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월 13일 소비자물가지수(CPI) 계절요인 조정으로 PCE 디플레이터의 디스인플레이션 개선 역시 조정될 수 있어 이르면 3월로 예상되는 연준 금리 인하에 자칫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주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의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되어 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금리 인하 시기 저울질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하락한다면 지나치게 타이트한 정책을 피하기 위해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만 한다면서, 다만 금리 결정은 회의 때마다 상황을 감안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놀라운 진전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제약적 수준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우리는 반응성을 분명히 평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첫 번째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을 경우 연준이 실질금리가 계속 오르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일부 연준 동료들의 생각을 시사했다. 올해 FOMC 정책 결정 투표권이 없는 굴스비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경제지표를 보고 금리 경로를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근본적으로 지표에 달려 있으며, 2% 목표를 향한 경로에 있다는 증거가 분명할 경우 우리는 덜 제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생각은 “시기상조”라며, 추가적인 물가 안정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요일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경제를 옥죄지 않도록 앞을 내다보고 언제 정책 조정이 필요할지 묻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지만 그것이 코 앞에 와 있다고 믿기엔 정말로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 역시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지표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바꿀 수 있다며, 다만 정책을 완화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잘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엘 에리안 ‘시장, 연준 금리 인하 속도와 폭 과도하게 반영’

저명한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 에리안은 시장이 향후 예상되는 연준 금리 인하의 속도와 폭을 과도하게 가격에 반영했다며, 고집스럽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퀸스 칼리지 총장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엘 에리안은 “우리가 피봇에 도달했다고 믿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것에 비해 속도가 빠르거나 폭이 깊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도 여름 초에 인하를 시작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인하 폭이 연준이 점도표에서 시사한 75bp에 그친다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레이더들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가 공격적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고 미국의 월간 소매 판매가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올해 완화 예상 폭을 약 175bp에서 140bp 정도로 낮췄다. 엘 에리안은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경우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재화 인플레이션보다 여전히 높아 훨씬 빨리 내려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말 3.5%보다는 4.5%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 전선 확대

이란이 가자 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공세를 취하면서 중동 지역 분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같은 동맹 세력들이 가자 지구를 돕기 위해 군사 행동에 나선 가운데 그동안 뒤에서 은밀한 지원군 역할에 그쳤던 이란이 공공연하게 힘을 과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란은 이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서 직접 싸우며 현재의 불안정한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바꾸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거의 매일같이 새로운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이란은 현지시간 11일 오만만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며 해당 유조선이 이란의 석유를 훔친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라크 북부의 이스라엘 첩보 기지라고 주장하는 시설과 시리아의 ISIS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의 영향력에 맞서 무력을 사용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이론적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까지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첨단 미사일을 선보일 기회를 잡았다. 이후 동쪽 접경에서 파키스탄 내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 근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고, 파키스탄은 보복 공습을 가했다. 다행히 양측은 재빠르게 긴장 완화에 전격 합의했다. 18일엔 페르시아만 연안에서 정유시설과 항구, 원자력 발전소 등 민감 시설에 대한 “억지”를 이유로 항공 및 해상 군사 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아직까지 원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지 않아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지만, 트레이더들은 이란이 보다 적극적으로 분쟁에 가담할 경우 원유 흐름이 위협받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명의 중동 지역 서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은 대리세력들이 보다 강력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어 궁지에 몰렸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로선 전면적 확전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 관료는 전했다. 미국은 이란의 역내 외교정책이 세력 확장의 신호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확전을 피하면서 홍해에서의 혼란을 끝내기 위해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AI 신규 투자

오픈AI의 최고경영자인 샘 알트만이 AI 확산으로 반도체칩 부족이 우려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모집해 반도체 제조 공장(팹)을 세울 계획이라고 여러 명의 소식통이 밝혔다. 잠재적 투자자로는 아부다비 소재 G42와 소프트뱅크 그룹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계적 반도체 제조업체들과 협업해 세계 여러 곳에 팹을 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알파벳의 AI 부서인 구글 딥마인드(DeepMind)의 과학자인 Laurent Sifre와 Karl Tuyls는 파리에서 AI 스타트업을 세우기 위해 투자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2억 유로 넘게 자금을 유치해 새로운 AI 모델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선

공화당 대선 후보 첫 경선인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지시간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억만장자인 찰스 코크가 이끄는 코크 네트워크가 400만 달러를 내놓고 추가 지원을 약속하는 등 ‘트럼프 대항마’로 주목을 받으며 무섭게 추격하던 헤일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득표율 19%로 3위에 그치며 모멘텀이 흔들릴 위험에 처했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금요일 저녁 뉴햄프셔주 연설에서 헤일리가 유엔대사로는 괜찮았지만 대통령의 자질을 갖추진 못했다며,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