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PPI·고용약화, 유로연고점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인플레이션 및 고용 약화 신호에 연준의 긴축 행진이 거의 끝나간다는 주장이 설득을 얻고 있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몇몇 정책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0.7% 올라 1.1068로 2022년 4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씨티그룹은 1.15 위도 가능하다며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시장이 “매파적 ECB와 피크에 다가선 연준 간의 차별화”를 더욱 기대하고 있지만, 그 간격이 이제 한계에 도달한 듯 보인다며 유로에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2개의 연준 유동성 백스톱(안전장치) 기구에서 4월 12일 마감 일주일 동안 은행들이 총 1395억 달러를 차입해 4주 연속 긴급 자금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는 연준이 최종금리에 거의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연내 금리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요 주가지수 모두 1% 넘게 랠리를 펼쳤다. 한편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카일 배스는 도시의 고층 오피스 빌딩에 대해 수요가 되돌아오지 않는다며 철거하는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한 연준이 내년 1분기 말까지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며, 최근 뱅크런이 통화정책을 150bp 긴축시킨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민감한 정보를 담은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주방위군 공군 소속 잭 테세이라가 체포됐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PPI·고용 약화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가 팬데믹 초기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로 휘발유 가격 하락에 기인한 후퇴라는 점에서 최근 OPEC+ 감산 결정에 따른 유가 상승 리스크가 향후 물가 진정세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종 수요 기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월비 -0.5%로 2월 수정치 0.0%에서 크게 밀렸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를 모두 하회한 수치로, 이들의 전망치 중앙값은 0.0%였다. 전년비로는 2.7%로 2년여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상승률 역시 전월비 -0.1%, 전년비 3.4%로 둔화를 보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PPI가 3월 디플레이션 영역에 도달했지만 2월 수치가 상향 조정되고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 하부 지수가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쉽게 관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월 8일 마감 주간 23만9000명으로 이전치와 예상치를 상회하며 3주만에 처음 증가해 노동시장의 균열 조짐을 더했다.

미국 기업 이익마진 청신호

미국의 인플레이션 다이내믹스가 주요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역사적으로 주식시장 강세를 이끌었던 여건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비 기준 팬데믹 초기 이래 최대폭 하락한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승세를 지속함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여지가 커지면서 이익 마진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 PPI 상승률은 전년비 2.7%로 3월 CPI 상승률 5.0% 대비 2.3%p나 벌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래 가장 큰 폭으로 하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Gillian Wolff는 이같은 변화가 대개 기업 마진 개선을 의미해 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익 마진 추정치가 높아지면 주가 역시 좋아진다”며, 과거의 경우 이익 마진 추정치가 개선되려면 약 6-12개월 정도 걸렸다고 지적했다.

Globalt Investments의 Thomas Martin은 “투자자들이 극도로 비관적이었던 태도를 보인 이후 지금부터 적어도 올해 중반까지 주가가 랠리를 펼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은행 대출 기준 등 리스크는 여전하지만, 앞으로 인플레이션보다는 경제와 중앙은행 정책의 경로가 주식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Stuart Kaiser는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지났다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맘을 놓고 있다”며, “올해 들어 지표 서프라이즈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모두 대체로 좋은 쪽이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BofA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S&P 500 기업들이 이번 어닝시즌에서 올해 이익 전망치를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ECB 또 50bp 인상?

Bostjan Vasle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후퇴함에 따라 다음달 50bp 금리 인상이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슬로베니아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Vasle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실패로 촉발된 혼란이 “억제된 것 같다”고 발언해 유로존 경제가 은행 위기 발생 전 상태와 거의 비슷하다는 판단임을 시사했다.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에 온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 선택지는 25bp와 50bp 인상으로,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다. 그 폭은 은행 대출, 성장, 인플레이션 등 지표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지적하며 “성장 모멘텀이 예상보다 좋고 노동시장 역시 매우 강하다”고 진단했다. Joachim Nagel ECB 정책위원 역시 현지시간 목요일 워싱턴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매우 높다며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요일엔 ECB내 대표적 매파인 Robert Holzmann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다음달 4번째 50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OPEC+ 감산 여파

OPEC+ 감산 합의로 인해 올해 글로벌 시장의 공급 부족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시장은 올 4분기에 하루 200만 배럴 가량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4월 2일 기습적으로 감산을 발표해 원유 트레이더들의 허를 찌르며 유가 랠리를 부추겼다. 국제유가(WTI)는 전일 한때 83.5달러까지 올라 작년 11월래 고점을 경신한 뒤 목요일엔 82달러 위에서 거래 중이다. OPEC는 투기세력의 부당한 베팅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경제에 “나쁜 서프라이즈”라며 유가가 올해 하반기에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100달러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 보고서는 재고가 5년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는데다 13개 회원국의 현재 산유량이 하루 약 2880만 배럴로 4월에서 6월까지 약 30만 배럴 공급 초과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시장 수급이 크게 타이트해져 이미 여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던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OPEC은 일일 석유 소비가 230만 배럴 증가해 펜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 기록적인 1억189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M 채권 긍정적

JP모간자산운용이 올해 신흥시장(EM)의 변동성에도 EM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선임 투자 매니저인 Zsolt Papp은 개도국의 현지 통화 채권이 올해 두자리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JP모간자산운용은 EM 포트폴리오를 소폭 조정하는데 그쳤을 뿐 여전히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펀딩 접근성이 어려워지면서 달러 등 경화보다는 역내 통화 발행 채권이 리파이낸싱 측면에서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그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단호하게 움직이고 실질 금리가 플러스인 신흥시장, 특히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고 모두를 놀라게 했던 점은 변동성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수치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결국 채권이 다시 플러스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현지통화 EM 채권 펀드는 올해 6%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유사 펀드들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지수의 수익률 대비 두 배에 달한다. “결국 미국 경제가 관건이다. 최근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함에 따라 EM에도 좋은 소식”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한편 IMF는 중국과 인도가 올해 글로벌 성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