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날벼락, 악마의 거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4연속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이르면 12월이라도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파월 연준의장이 인상 중단은 시기상조라며 더 높은 ‘최종금리’를 말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피봇 기대에서 실망으로 돌변했다. 스왑시장은 금리 피크를 2023년 5월 5.10% 부근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뉴욕증시는 FOMC 성명서 문구 변경을 긴축 감속 신호로 반기며 30분 정도 반등을 즐겼으나 파월의 강경한 매파 기조를 확인한 뒤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가 각각 2.5%, 3.4% 급락했다. S&P 500의 경우 2021년 1월래 최악의 FOMC 데이를 보내야 했다. 11bp 넘게 하락했던 미국채 2년물 금리는 바로 튀어올라 한때 8bp 상승했고, 달러지수(BBDXY) 역시 0.9% 하락에서 0.3% 상승으로 급선회했다.

Federated Hermes의 Steve Chiavarone는 “이건 악마의 거래”라며, “금리 인상 폭은 줄겠지만 최종금리는 높아져 결국 소폭으로 더 많이 올리겠다는 뜻이다. 이는 비둘기파적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JP모간은 한마디로 “더 천천히 더 오래(slower for longer)” 가는 긴축 경로라고 정의했다. Danske Bank는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에 아직 별다른 진전이 나타나지 않아 12월 75bp와 2월 50bp 인상으로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오늘 파월의 발언이 ‘매파적 피봇’이었다며, 12월 50bp와 2월 25bp 인상 후 중단이라는 자사 전망에 상방 리스크가 생겼다고 밝혔다. ING는 연준이 올해 들어 총 375bp 인상을 이끌었다며, 10월과 11월 CPI 상승률이 둔화를 보일 경우 12월 50bp로의 감속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2월 50bp 인상을 마지막으로 3월이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어 물가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中봉쇄 완화방안을 스크린샷으로 찍은 SNS 게시물에 중국 증시가 랠리를 펼친 가운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는 ‘코비드 제로’를 위한 일반적 정책을 확고히 고수할 방침임을 밝히고, 전염병을 예방하고 통제하기 위한 경계심을 촉구했다. 러시아가 며칠만에 입장을 바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밀 가격이 하락했다. 북한이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한국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이날만 10시간여 동안 4차례에 걸쳐 25발 가량의 미사일을 퍼부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 10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140.1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27.6억 달러 감소했다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인상 속도 줄이고 더 높이 간다

연준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연속 4번째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3.75%-4%로 끌어올렸다. 2008년래 최고 수준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그들의 공격적 긴축 캠페인이 막바지 단계에 접근하고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치고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끌어올리려면 “지속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목표범위의 향후 인상 속도를 결정하는데 있어 FOMC는 누적된 긴축과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그리고 경제 및 금융 상황 전개를 고려하겠다”는 새로운 문구를 채택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12월이라도 인상 속도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더 가야할 길이 남아있고 최종 금리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결정적으로 내려와야 한다며 금리 인상 중단을 생각하기엔 “매우 이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구겐하임의 Scott Minerd는 “오늘 피봇은 없었다”며, 긴축 속도 조절은 완화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목적지까지 갈테니까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그 과정에서 경제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달러 순풍 내년까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은 미국 중앙은행이 현재의 긴축 캠페인을 늦추거나 중단하더라도 달러를 밀어주는 통화정책발 “순풍”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부 예측가들이 말하듯 미국 인플레이션이 2023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 해도 미 달러는 여전히 이를 뒷받침하는 통화적 순풍을 받게 될 것”이라고 수요일자 논평에서 주장했다. 현재 Advisors Capital Management의 선임 경제 고문으로 재임 중인 그린스펀은 연준의 양적긴축이 달러의 지속적 강세를 이끌 수 있다며, “달러 공급이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가 더 좋은 가치 저장 수단이 된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 차별화가 심해지면서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올해 들어 13% 넘게 급등했고, 엔화와 파운드, 유로 등 주요 통화들이 달러 대비 수십년래 저점으로 밀렸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역시 달러 절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긴축은 물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달러의 추가 상승을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CIBC는 연준의 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이 달러에는 더 중요하다며, 더 높은 최종금리는 달러를 지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침체 속 믿을 건 우량채권 단기물’

JP모간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밥 미셸은 다가오는 경기 침체기에 투자등급 단기물 채권에서 폭풍을 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난 우리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우량채권이 폭풍 속의 닻으로 모두가 찾고자 하는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TV에서 전망했다. 미국 하이일드 시장의 경우 경기 침체가 가까워짐에 따라 고통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이 우리에게 상황이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아직은 연착륙만을 가격에 반영한 상태로 경기침체를 반영하려면 크레딧 스프레드가 폭등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투자등급 회사채는 19% 넘게 하락해 사상 최악의 연간 손실이 예상되지만, 미셸은 이제 리프라이싱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며 만기 2년내 단기물 쪽에 기회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약 2년래 처음으로 우량등급의 롱듀레이션 자산도 사들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평균 정크채 스프레드는 화요일 447bp에 마감했는데, 그는 경기침체기에 해당 리스크 프리미엄이 800bp-1000bp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전히 뜨거운 美고용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부문 고용이 23만9000개 늘어 시장 예상치 18만5000개는 물론 전월 수정치 19만2000개를 크게 뛰어넘었다. 레저와 접객 분야에서 무려 21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됐다. 뜨거워진 경제를 식히려는 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 Nela Richardson는 “경제 회복이 성숙단계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정말로 강한 수치지만, 고용이 광범위하게 늘진 않았다”고 진단했다. “금리에 민감한 제조업체들은 후퇴하고 있고, 이직자는 이전보다 더 적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요일 나올 정부의 고용보고서는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0만개 증가로 전월에 비해 둔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연준의장은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불균형 상태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고용 증가세가 강하다고 평가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함에 있어서 인플레이션은 물론 고용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은 경기 연착륙이 여전히 가능하지만 그 문이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재무부, 분기 리펀딩 그대로…바이백 검토

미 재무부가 시장 예상대로 다음주 분기 리펀딩 입찰에서 960억 달러 규모의 장기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과 같은 규모로 유지되면서 이전 4분기 연속 리펀딩 축소 행진이 중단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역사적인 재정적자 감소 추세도 끝난듯 보인다. 그동안 팬데믹 구제 지원책이 종료되고 경제 회복에 따른 기록적인 정부의 조세 수입 덕분에 재정 적자가 가파르게 줄면서 재무부의 분기 리펀딩 규모도 덩달아 축소됐다. 그러나 최근 재정 전망이 악화되고 연준마저 양적긴축에 나서고 있어 정부는 일반인에게 채권 발행을 늘려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무부는 또한 미국채 바이백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백은 특정 미국채의 거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기별로는 11월 8일 3년물 400억 달러, 11월 9일 10년물 350억 달러, 11월 10일 30년물 210억 달러로 입찰이 진행되며 신규 자금 모집은 약 407억 달러로 예상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