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비둘기 파월? 美지역은행 CRE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될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로 동결이 예상되지만, 파월 연준의장이 향후 금리 인하 일정에 대해 명확한 시그널을 준다면 6월 FOMC 회의가 올해 들어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일각에선 ‘제로인하’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하지만 이번 점도표가 연내 2차례 인하 전망을 제시할 경우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약 1.5차례 금리 인하를 내다보고 있으며, 9월 첫 25bp 인하 가능성은 약 50%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미국채 시장은 39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입찰이 이례적으로 강한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전 구간에 걸쳐 금리가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대형테크주를 중심으로 이틀째 상승을 이어갔다. 애플이 공개한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해 시장이 뒤늦게 재평가에 나서면서 주가가 7.3% 급등해 207달러를 넘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루 사이에 시가총액이 2151억 달러나 늘어나는 기록도 세웠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총기 불법 소지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현직 대통령의 자녀로는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바이든의 재선 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공화당 대선 후보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성추문 입막음’ 관련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한편 미국 대학 강사 4명이 지난 10일 중국 지린성 공원에서 산책 중 괴한의 칼에 찔린 사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양국간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안전 보호를 위한 조치를 약속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휴전안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미국이 밀고 있는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중재자인 이집트와 카타르 측에 보냈으며,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내용 변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핌코 ‘CRE 대출 부실로 미국 지역은행 실패 더 나올 수도’

핌코는 부실화된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집중되어 있어 추가적인 미국 지역은행 실패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30억 달러에 달하는 핌코의 대체투자사업에 속한 글로벌 민간 CRE부서의 존 머레이는 쇼핑몰에서 사무실에 이르기까지 CRE에 대출해 준 은행들에게 “진정한 고통의 물결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CRE 시장이 이미 높은 차입비용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에 타격을 입고 채무 불이행마저 발생해 대출기관들의 자산 매각이 어려워진 가운데 설상가상 연준이 언제 금리를 내릴지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머레이는 일부 시장 예상과 달리 대형 은행들이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일부 우량 자산을 먼저 처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만기 도래로 부실 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결국 그 비중을 줄이기 위해 문제가 있는 대출을 처리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핌코는 지난 18개월 동안 일부 미국 대형 은행들로부터 CRE 대출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은행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래 CRE 익스포저를 억제해왔기 때문에 시스템적 실패를 초래하진 않겠지만,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이들 은행이 2021년과 2022년에 비해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고통받는 기업들

연초에 금리가 마침내 하락할 것으로 믿고 생산설비나 주택 구입 계획을 세웠던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모든 것을 보류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경제의 상당 부분이 둔화될 전망이다. 미시간의 한 절삭 공구 제조업체는 올해 최대 100만 달러 규모의 장비 구매를 연기했고, 애틀랜타의 한 목공 기계 제조업체는 일부 고객이 기존 장비의 수명을 연장하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물가 안정세가 주춤하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23년래 최고 수준에 유지하면서 기업들은 자본 지출과 재고, 고용을 재고해야만 했다.

기업의 고통은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올해 제조업 설비투자가 당초 1월 예상했던 6.7%보다 크게 낮은 3.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법원 행정처에 따르면 미국 기업 파산 신청은 지난 3월 말까지 1년간 40% 이상 급증했고, 개인 파산 신청 역시 15% 늘었다. 5월 15일 ISM의 경제 전망에 따르면 기업 경영자들의 올해 자본 지출 증가 전망치는 작년 12월 예상했던 12%에서 1%로 대폭 하향조정됐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영세업체의 경우 자금 조달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한 비중이 5월 약 6%로 거의 14년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4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연 3.2%로 최소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CB 레인 ‘추가 인하 가능’…빌르루아 ‘서두르거나 느리면 안돼’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더 진전을 보일 경우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진전이 있다면 추가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며, “진전이 보이면 우리는 계속해서 통화정책의 제약 수준을 낮추고 결국 금리를 정상화할 것이다. 반면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천천히 진행할 방침”이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한 더블린 행사에서 말했다. 지금까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적시에 2% 목표치로 복귀하여 완전한 디스인플레이션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총재 겸 ECB 위원은 지난주 정책 완화를 시작하기로 한 “결정적인” 방향 전환 이후 추가 금리 인하를 너무 서두르거나 늦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다음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시점에 있어서 서두르거나 미루지 말고 ‘실용적 점진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화요일 파리금융포럼에서 촉구했다. 다시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우선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여러 ECB 위원들의 생각과 다소 다른 입장이다. 그는 인플레이션 수치의 변동성이 주로 에너지 가격의 기저 효과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노이즈”에 불과하다며, ECB는 향후 회의에서 전망에 좀더 초점을 둘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한 ECB와 연준의 정책 환경이 다르다며, 미국의 중립금리가 유로존보다 약 1%p 높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 올해 글로벌 성장 전망 2.6%으로 상향

세계은행은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성장세를 반영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제시했던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현지시간 화요일 발표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당초 1.6%보다 훨씬 빠른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유지했다. 글로벌 교역은 작년보다 다소 나아지겠지만 무역 규제 조치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1990년대와 비교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좋은 소식은 세계 경제가 안정되고 있으며 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경제의 예상치 못한 강세 덕분”이라고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Indermit Gill이 진단했다. 다만 현재 성장 경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낮으며 “최빈국의 경우 안정성이나 성장 측면에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은 올해 3.5%에서 내년 2.9%로 하락하겠지만, 지난 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린 속도로 내려감에 따라 많은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美정부, 중국의 AI용 칩 접근에 대한 추가 제약 검토 중

바이든 행정부는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반도체칩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추가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논의 중인 조치의 대상은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선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로 알려진 최첨단 공정으로, 중국이 AI 모델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정교한 컴퓨팅 시스템을 조립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미국 정부 관료들은 아직 초기 단계인 GAA 기술이 범용화되기 전에 차단하고 싶어하며, 규제 범위를 여전히 논의 중에 있어 최종 결정이 언제 나올지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조치가 GAA 칩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보다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

해당 보도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중 한때 2.5% 급락했고,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과 인텔도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미 상무부는 논평을 거부했고 국가안전회의(NSC)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첨단 반도체 및 장비의 대중국 수출에 각종 제약을 시도해 왔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군에 우위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최첨단 AI 기술이 중국인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추가할 방침임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