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풋 50bp, 시장은 한번 더

김대도、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노동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기준금리 50bp 인하라는 과감한 ‘빅컷’을 이끌어 냈다. 오늘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연준위원 중 10명은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 회의에서 최소 50bp 추가 인하를 예상했고, 내년의 경우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3.4%로 추가 100bp 인하를 내다봤다. 트레이더들은 다시 앞서 나가 연내 추가 70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해 한번 더 빅컷을 외쳤고, 일각에선 연준이 내년 7월이면 기준금리를 3% 밑으로 끌어내릴 것으로 베팅했다. 연준의 공격적 인하 개시에 뉴욕증시는 탄력을 받아 S&P 500 지수가 장중 한때 1% 가까이 점프했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7bp 가량 하락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0.6% 넘게 밀렸으며, 달러-엔 환율은 1.4% 가량 밀려 140선에 다시 다가섰다. 
그러나 파월이 기자회견 중에 FOMC가 서두르고 있지 않으며 이번에 50bp를 인하했다고 해서 이제부터 이를 “새로운 속도”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긋자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반등했다. 한편 Quinnipia 여론조사에 따르면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주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각각 51:45, 50:45로 오차범위를 넘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연준 빅컷에 대해 그만큼 경제가 나쁘거나 정치 게임이라고 주장했고, 해리스는 고물가에 고통받는 미국인들에게 환영할만한 소식이라고 반겼다. 북한은 18일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과 개량형 전략 순항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50bp 인하…파월 ‘시기적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1:1로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4.75%~5%로 인하했다.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는 25bp 인하를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연준이사가 FOMC 결정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2005년래 처음이다. FOMC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더욱 커졌으며,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있어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연준위원들이 물가 안정은 물론 “최대 고용을 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올해 말 실업률 전망치를 중간값 기준 지난 6월에 제시했던 4%에서 4.4%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현 수준인 4.2%에서 다소 악화된 수치로,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달 발언에서 노동 시장의 추가적 냉각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올해 말 인플레이션 전망치 중앙값은 2.3%로 내렸고,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앙값 역시 2%로 낮췄다. 다만 2% 물가 안정 목표의 달성 예상 시점을 2026년으로 유지했다. 보다 장기적인 기준금리 전망치는 2.8%에서 2.9%로 다시 올렸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가 줄어든 반면 고용의 하방 리스크는 커졌다며,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면서 금리 인하의 폭을 열어뒀고 오늘 정책 결정에 대해 FOMC 내에서 광범위한 지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이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상태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오늘 50bp 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다만 노동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둔화될 경우 연준은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풋’…시장-연준 줄다리기

Natixis Advisors는 “노동시장을 위해 ‘파월풋’이 나왔다며, 이는 결국 위험 선호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KPMG는 소수의견에도 불구하고 파월이 공격적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사실은 그가 “이번 50bp 인하를 얼마나 원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단순한 50bp 인하가 아니라 비둘기파적인 50bp 인하”라며, “금리를 내리지 않기로 결정한 지난 7월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궁금하다. 지금은 매우 공격적인 인하와 공격적인 시그널이 나왔다”고 진단했다. Manulife Investment Management는 점도표 상 이번 빅컷은 50bp 인하가 추세라기 보다는 단지 선제적 움직임으로, 지난 회의에서 25bp로 시작하지 않은 점을 후회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50bp 인하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점도표에서 연준위원들은 향후 일련의 25bp 스텝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Amundi는 FOMC 성명서 문구 변경을 감안할 때 연준이 여전히 지표 의존적으로 쉽게 25bp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randywine Global은 이제 시장 기대와 연준 간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며, 누가 옳은지는 고용지표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간자산운용은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채권시장에 들어오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Toggle AI는 경기 둔화기의 연준 빅컷은 항상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오늘 어쩌면 증시의 “피크”를 본 것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 반락…중동 긴장보다 부진한 수요 우려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 허리케인 여파로 이틀간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원유 수요 우려에 다시 휩싸이며 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2% 넘게 밀려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73달러를 밑돌았다. 현지시간 수요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하루 900만 배럴 미만으로 추가 하락했고, 제트 연료 소비는 3주 연속 감소했다. 레바논에서는 화요일 호출기 폭발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 이어 수요일엔 휴대용 무전기가 동시 폭발해 9명이 사망하고 최소 300명이 다쳤다. 레바논 정부와 이번 공격 주타겟이었던 이란 지원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 모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강력 비난했다. 헤즈볼라는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 역시 자국 대사가 레바논 호출기 폭발 사태로 부상당했다며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Ziyad Makari 레바논 정보부 장관은 “새로운 종류의 전쟁”이 일어났다며, 이는 레바논에 대한 공격으로 헤즈볼라와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주 바이든 미 대통령의 중동 특사에게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간의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교는 실패했고 전쟁만이 헤즈볼라의 공격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길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측은 이스라엘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직 중동 지역의 확전을 부추길 뿐이라며 긴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Yoav Gallant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중동 지역내 이슬람 단체들과의 전쟁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스라엘 군을 레바논 국경지대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연준에 앞서 전격 금리 인하…아시아 완화 물결?

연준의 금리 결정에 앞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수요일 기준금리를 3년여래 처음으로 깜짝 인하했다.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36명의 애널리스트 중 10명만이 6%로 25bp 인하를 맞췄고, 나머지는 동결을 예상했었다. 페리 워지요 BI 총재는 지난 달 발언에서 4분기까지 기다릴 생각임을 시사했지만, 수요일 언론브리핑에서 “지금이 적기”라며 통화정책 측면에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이번 분기 들어 달러 대비 거의 7% 절상되며 최근 1년래 가장 강세 수준을 보이는 데다가 연준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 주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BI는 더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다른 아시아 중앙은행들도 일단 자국 통화 약세 부담에서 다소 벗어나 운신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다만 인도와 필리핀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해 있고, 한국은 집값과 가계대출로 인해 금융 안정을 우선시할 수도 있다. 중국과 대만, 일본은 이번주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호주 역시 다음주 동결이 예상된다. 뉴질랜드와 인도는 10월 9일 인하가 기대된다. 바클레이즈는 “아시아의 당국자들이 모두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며, “경제가 정책 완화를 필요로 하고 당국이 가능한 빨리 정책을 전환해야 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ANZ의 Khoon Gho는 지난 2년간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당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에 대한 압력을 조절하기 위해 대응해야 했지만 이제는 국내 경제의 특수성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경기침체와 불확실한 미국 대선 결과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FX 트레이더들, AI 발전에 ‘알고리즘 DJ’로 역할 변모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FX 딜러의 역할을 급진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둘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바이 사이드 통화 트레이더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일상적인 업무가 바뀌었지만 인공지능(AI)이 인간 감독의 필요성을 완전히 지울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이번 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TradeTech FX 컨퍼런스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전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의 FX 트레이더 Alan Martin Lucero는 자사 기술을 사용하면 거래 프로세스의 약 85%를 성공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면서 “솔직히 말해 적어도 바이 사이드 애셋 매니저의 경우 이젠 단지 알고리즘 DJ에 불과해졌다”고 유럽 최대 FX 컨퍼런스에서 말했다.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중앙은행 등은 저렴한 거래 비용과 익명성에 매료되어 하루 7.5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통화 시장에서 컴퓨터 모델 기반으로 거래를 처리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BNP 파리바와 씨티그룹 같은 대형 은행들 사이에선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알고리즘은 이미 통화 현물 시장 거래의 75% 이상을 차지한 상태다. 알고리즘 프로그램은 2019년 엔화 ‘플래시 크래시’와 2016년 파운드 급락을 촉발한 원인으로 지목받은 바 있다. abrdn의 FX 딜러 Thomas Roberts는 “내가 만든 툴이 아닌데도 일이 잘못되면 그게 나의 탓일까? 규정 준수 문제일까? 아니면 펀드 매니저 잘못일까? AI를 실제로 본격 도입하기 전에 이를 분명하게 해 두는 것이 우리에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