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피봇 찬물, OPEC+ vs 바이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9월 미국 ISM 서비스 지수가 56.7로 시장예상치 56.0을 상회하며 견조한 확장을 이어가고, ADP 민간 고용이 예상을 넘은 20만8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미국 경제 약세 신호에 불거졌던 연준 피봇 트레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증시는 장초반 S&P 500 지수가 2% 가까이 밀리는 등 단기급등에 따른 매물에 흔들렸으나 옵션 트레이드와 OPEC+의 역대급 감산 결정에 유가(WTI)가 한때 2% 넘게 오르면서 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75bp 인상 속도를 늦추려면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확실해야 한다며 매파적 메시지를 고수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11월초 FOMC의 판단을 결정지을 금요일 미국 9월 고용보고서와 다음주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려 있다. 미국 모기지 30년만기 고정 금리는 6.75%로 16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연준의 긴축 행보로 7주 사이에 130bp나 점프하면서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수요 역시 급속도로 식고 있는 모습이다. 이틀간 조정을 보였던 달러(BBDXY)는 미국채 금리 상승과 더불어 한때 1.1% 올랐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4%-4.5%로 올린 뒤 이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제와 가격이 어떻게 반영하는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 금리 인하설에 대해 “완화를 향한 급선회는 없다”고 못박았다. 올해 실질금리 상승으로 약세장을 정확히 예측했던 골드만삭스의 Christian Mueller-Glissmann은 시장이 내년 연준의 빠른 피봇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은 내년까지도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있어 장기 실질금리의 피크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한편 달러-원 환율 급등 속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9월 말 기준 4167.7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196.6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 군대의 대응조치를 유엔안보리에 부당하게 상정했다며 미국이 항공모함을 다시 끌어들여 한반도와 주변 지역 정세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는 규탄문을 내놓은 뒤 6일 오전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11월도 75BP?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11월 FOMC 회의까지 나올 주요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연준의 75bp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려면 그 기준이 높다고 밝혔다. “우리는 지표에 의존한다. 우리가 확인해야 할 내용을 지표가 보여준다면 우리는 속도를 늦출 것이다. 지표가 이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지속해야만 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상황에서 긴축 속도를 늦추는 것은 “정말로 도전적”이라면서, 해당 지표가 상승을 멈추거나 하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이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을 피봇과 혼돈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낮출 정도로 수요를 식히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추는데 있어서 단호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과하게 대응하지 않도록 민첩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년 말까지 30bp 가량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시장과 달리 데일리는 내년 인하는 없다고 못박았다. 연준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제약적 영역”까지 올리고 인플레이션이 2%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그 경로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여건이 완화될 때마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온다”며, 시장의 낙관적인 연준 피봇 해석을 경계하고 이런 이유에서 당장 긴축 속도를 늦추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4.5%-4.9% 사이에서 피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 급락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고수할 것이라는 베팅에 트레이더들이 달러 매수로 다시 몰리면서 파운드가 장중 한때 2.2% 급락해 1.1227달러까지 밀렸다. 영국 정부가 시장 대혼란을 초래했던 대규모 부양 패키지 중 부자 감세를 포기하면서 파운드는 6거래일 연속 반등했지만, 아직 시장은 재정 악화 우려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글로벌 통화 책임자 Brad Bechtel은 파운드-달러 환율이 1.14-1.15달러를 회복하면서 “매도 영역”에 진입했다며, “눈 깜짝할 사이에 1.1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들은 런던장 초반에 파운드 약세에 베팅하는 옵션을 추가했다고 유럽 소재 트레이더들이 전했다. 트러스 영국 총리는 현지시간 수요일 보수당 의원들에게 국가 재정을 “단단히” 붙들고 있겠다며, 정부 부채 비율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긴급 채권시장 안정조치를 발표한 영란은행이 이틀 연속 길트채를 매입하지 않으면서 길트채 2년물 금리가 한때 20bp 급등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해 파운드 약세 베팅을 부추길 수도 있다.

OPEC+ vs 바이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동맹국들이 세계 경제 둔화로 촉발된 유가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산유량 한도를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초기 이래 가장 큰 감산 결정이지만, 헤드라인 수치가 시사하는 것보다 글로벌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여러 회원국이 이미 할당량에 못미치는 상황이라 산유량을 줄이지 않고도 이미 새로운 한도를 준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고물가와 싸우고 있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할 위험이 있다. OPEC+는 2023년 말까지 협력 합의를 연장했고, 현지시간 수요일 체결된 새로운 생산 한도는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그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라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티미프레 실바 나이지리아 석유자원부 장관은 OPEC+ 장관회의를 마친 후 “OPEC은 90달러 정도의 유가를 원한다”고 말했다. 많은 회원국들이 내년도 예산을 유가 90달러에 맞춘 상태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몇몇 경제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발등이 불이 떨어진 백악관은 성명서를 내고 “OPEC의 근시안적 판단에 실망했다”며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과 국내 증산 등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고물가에 지지율이 흔들리자 사우디를 직접 찾아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OPEC+ 감산에 대해 “불필요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EU-러시아 에너지 전쟁

러시아의 공급 차단에 에너지 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천연가스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선물에 대해 가격 제한을 실시하고 유럽 에너지 시장을 보다 잘 반영하는 보완적 벤치마크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EU가 소비하는 천연가스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가격 제한은 역내 에너지 소비의 광범위한 절감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 폴란드, 그리스, 프랑스 등은 모든 천연가스 도매 거래에 가격 제한을 촉구해왔다. 유럽 최대 경제인 독일은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편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산 석유의 수출 가격을 제한할 경우 러시아의 산유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같은 가격 상한제를 채택하는 국가에게는 석유를 팔지 않겠다는 경고를 되풀이했다. “가격 상한제는 매우 나쁜 선례를 만들어 이를 도입하는 나라에게 주로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EU는 미국이 주도하는 석유 가격 상한제를 포함해 새로운 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수요일 승인했다. 노박은 러시아 원유 생산이 올해 5억3000만 톤에서 내년 4억9000만 톤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미증시 강세 신호?

지난 이틀간 펼쳐진 뉴욕 증시 랠리가 강세 신호를 촉발해 S&P 500 지수가 3900-3946포인트까지 오를 여지가 생겼다고 BofA 스트래티지스트가 진단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25% 하락한 S&P 500 지수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소위 ‘피봇’ 기대가 일며 지난 이틀간 5.7% 급등해 2거래일 기준 2020년 4월래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미증시가 이제 겨우 경기침체 리스크를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주식 시장이 “확실히 방어적으로” 바뀌었고,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와 고질적 인플레이션 및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둘러싼 우려로 인해 압박이 지속될 수 있어 “추가 하방리스크”를 예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