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에 반기 든 카플란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가 금융시장에 과도한 위험감수 신호를 지적하며 연준이 대규모 채권 매입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파월 연준의장에 반기를 들었다. 카플란은 “현재 금융시장에서 과잉과 불균형이 목격되고 있다”며, “이에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바로 이런 이유에서 우리가 가능한 빠른 기회에 자산 매입 조정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한 온라인 행사에서 밝혔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이 없는 카플란은 그동안 연준내 가장 매파적 인사 중 한 명으로 연준이 내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18명의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중앙값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2023년까지 제로 근처에 동결될 전망이다.
도이치은행의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 Brett Ryan는 카플란이 이미 테이퍼링을 주장해 왔다며, 다만 놀라운 사실은 파월 연준의장이 매우 분명하게 아직 테이퍼링에 대해 얘기할 시점이 아니라고 말한지 바로 직후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카플란은 미국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회복됨에 따라 예상보다 빠르게 통화정책 긴축을 위한 여건에 도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주식시장의 신고가 경신 행진, 타이트한 크레딧 스프레드, 민간 투자자들의 주택가격 상승 주도 등이 금융시장내 불균형을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시장 과잉을 지목하며 2007년~2009년과 같은 투기적 상황은 아직 아니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로 강세 베팅
연준이 조만간 공격적 통화부양책의 정상화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베팅에 파월 연준의장이 직접 찬물을 끼얹으면서 유로 강세론자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Commerzbank는 현재 약 1.20달러에 거래되는 유로가 연말 1.23달러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유럽의 백신 추격과 경제 낙관론 확산으로 올 여름 1.2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씨티그룹은 3분기 말까지 1.25달러~1.275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FOMC 금리 동결 결정 후 파월 연준의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간 금리 스프레드가 좁혀지면서 달러의 부활 가능성을 낮추고 4월 이미 2% 넘게 올랐던 유로의 랠리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G-10 FX 스트래티지스트 Audrey Childe-Freeman은 연준의 부양책 철수를 당분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는 미국채 금리 상승을 막고 유로-달러 강세론자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존이 연초 부진했던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경제가 탄력을 되찾음에 따라 시장에서 유럽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면서 유로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도 크게 바뀌는 분위기다.
서머스 vs 파월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내놓은 4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은 미국인들의 삶을 위한 올바른 목표를 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경고했다. 서머스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진보진영에서 도를 넘는 경향이 있어 걱정된다”며, 경제가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노동력 부족을 보여주는 증거가 늘고 있는데다 근로자들이 경기호황 때와 비슷한 속도로 일을 그만두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주목하는 PCE 상승률은 3월 전년비 2.3%로 2018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준 목표 2%를 껑충 뛰어넘었다. 근원 PCE 가격 지수는 2월 1.4% 상승에서 3월 1.8% 상승으로 가팔라졌다. 서머스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파월 연준의장의 판단이 맞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월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시적 요인에 대해 가장 많이 말한 연준 의장은 1970년대 중반 당시로 그때 인플레이션은 매우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
미국채 시장의 인플레이션 강세론자들은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으로부터 청신호를 받아 물가 압력이 앞으로 몇달 안에 높아질 것이란 베팅에 확신을 얻는 분위기다. 파월은 미국 경제가 펜데믹에서 회복됨에 따라 어느 정도 과열을 용인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견조한 경제지표에도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연준의 약속이 트레이더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미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고 바이든 대통령이 수조 달러의 추가 재정 지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향후 10년간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미국 10년물 BEI는 2.4%를 훌쩍 넘어 2013년래 고점을 경신하기도 했고, 미국 물가채에 투자하는 최대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Income Research + Management의 Jake Remley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 리오프닝에 따른 초기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며, 글로벌 팬데믹과 극적인 경기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플레이션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Bel Air Investment Advisors의 Craig Brothers는 경제가 최대의 통화 및 재정정책 지원을 받고 있어 일종의 “퍼펙트 스톰” 상태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조만간 2%를 넘고 BEI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주엔 미국채 분기 발행 일정이 공개된다.
워런 버핏의 경고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우회 상장 수단으로 각광받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열풍에 대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토요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스팩으로부터의 압박을 인정하며 “현재 거기에 돈이 있고 월가는 돈이 있는 곳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최근 광풍에 가까운 개미 투자자들과 데이 트레이딩에 대해 언급하며, 많은 이들이 지난 1년 사이에 주식시장이라는 ‘카지노’에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도박 충동이 매우 강하며 종종 엄청난 힘을 받아 매일 이 카지노를 떠나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며, “당분간 그 자체만의 현실을 만들어 어느 누구도 12시가 되었다고 말해주지 않아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모든 것이 호박과 생쥐로 바뀌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 애플 주식을 일부 매도한 결정은 “어쩌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