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제조업 위축, 트럼프 채권학살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부진한 미국 제조업 활동 지표에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보다 강해짐에 따라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급락해 10년물의 경우 장중 한때 11bp 가까이 빠졌다. 트레이더들은 올 12월 25bp 인하를 100% 확신하고 9월 인하 가능성도 50% 정도로 다소 높였다. 뉴욕증시는 장초 전산 오류로 이상 거래와 거래 중단이 발생했지만 이후 복구되었고, S&P 500 지수의 경우 마감 직전 반등했다. 게임스탑은 2021년 ‘밈(meme)주식’ 열풍을 몰고왔던 Keith Gill이 레딧에 올린 게시물에서 1억 달러 넘는 포지션을 보여준 영향에 주가가 장중 한때 75% 급등했다. OPEC+의 연내 감산 축소 결정에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4.3% 급락해 배럴당 78달러대로 밀려 2월래 저점을 경신했다. 

모간스탠리는 11월 미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올해 인기를 끌었던 일부 매크로 트레이딩 전략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5월 31일자 보고서에서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11월 이전에 갑자기 탈출을 시도하면서 금리가 낮은 통화 대비 달러 강세 베팅이나 미국채 장기물 비중축소 포지션 등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을 위해 교전을 잠시 멈출 의향은 있지만 하마스 무장단체의 전멸 등 자국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영구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멕시코에선 좌파인 집권 여당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압도적 격차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반(反)시장적 개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속에 멕시코 페소화가 달러 대비 4% 넘게 급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5월 ISM 제조업지수 48.7로 3개월래 최저치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이 더욱 위축되고 신규 주문은 거의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ISM 제조업 지수는 시장 예상치 49.5를 하회한 48.7로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선 50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목재와 플라스틱, 고무, 기계를 중심으로 7개 산업 분야가 저조했다. ISM 신규 주문은 45.4로 전월비 3.7포인트 후퇴해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연출했다. ISM 구매 물가지수의 경우 57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약 2년 동안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티모시 피오레 ISM 제조업설문위원회 위원장은 “통화 정책 등 현재 여러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모습을 보여 여전히 수요를 찾기 어렵다”며, “이러한 투자에는 공급업체 주문, 재고 비축, 자본 지출이 포함된다”고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의 제조업이 높은 차입 비용과 투입 비용, 제한적 시설투자, 소비 지출 둔화 등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보다 악화된 이유는 공급 여건의 개선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요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IBC Private Wealth US의 Gary Pzegeo는 ISM 제조업 지표가 인플레이션 및 성장 둔화, 타이트한 노동시장 등 미국 경제의 지배적 추세를 확인시켜주었다며, 금리 선물시장에서 올해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카시카리 연은총재 ‘장기간 금리 동결할 듯’: FT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새로운 경제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장기간(extended period of time)”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말했다. 그는 6월 12일 FOMC 회의 정책 결정을 앞두고 당국자들의 침묵 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인 5월 27일 FT 팟캐스트 더이코노믹스쇼 발언에서 미국 경제와 노동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팟캐스트는 현지시간 월요일 공개됐다. 또한 경제가 강하다는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투자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6월 회의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 범위를 현 수준인 5.25%-5.50%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locktower ‘트럼프 승리 유력시 대선전 美10년물 금리 5% 갈수도’

자산운용사 클락타워그룹(Clocktower Group)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이 계속 높아지면 11월 대선 전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근접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코 파픽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트럼프의 승리가 유력해질 경우 “채권은 재정 낭비 확대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잠재적인 시장 대학살”이 나타날 수 있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우려했다. 그는 공화당원이 백악관을 장악할 경우 공화당 의원들이 늘 재정적으로 방만해진다며,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시행됐던 2017년 감세 및 일자리 법안을 사례로 제시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트럼프가 승리할 확률을 약 25%로 보고 있지만, 클락타워는 그 확률을 50%에 가깝게 보고 있다. 이같은 차이로 인해 시장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를 4.5%로 예상하고 있는데 반해 자신은 약 4.8%-5%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클락타워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60%로 상향 조정하고, 그 결과가 달러와 신흥시장 등 모든 자산군에 걸쳐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픽은 트럼프의 승리가 채권 시장에 겐 “대재앙”을 의미한다며,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2주에 걸쳐 채권금리가 50bp 가까이 급등했음을 지적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트럼프가 처음 당선되었던 2016년 11월에 비해 250bp 이상 올랐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채권은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게다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대한 우려로 10년물 금리가 4.5% 부근에 머물고 있어 변동성 확대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의 잠재적 위험이 채권 시장을 휩쓸면 “실물 경제는 성장 둔화와 차입 비용 증가라는 악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압박은 그 자체로 모멘텀이 되어 다음 6개월 동안 성장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채 스트래티지스트들, 5년물 선호

몇몇 미국채 스트래티지스트들이 주간 보고서에서 5년물을 추천했다. BofA는 5년물이 “연준의 인하 저점을 가장 잘 표현한다”며, 고객들에게 5년물 금리 4.6%~4.65% 부근에서 듀레이션 익스포저 추가를 권고했다. 2년물은 인하 시기가 중요한 반면 10년물과 30년물은 수급 우려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2년과 10년물 대비 5년물 매수를 추천했다. 바클레이즈는 “적정가치 분석에 따르면 2s10s 커브 스티프너는 매력적인 위험-보상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 이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5s10s30s fly 페이처럼 박스권 거래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계속 선호하고, 최근의 채권금리 상승이 수개월간 미국 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이었던 컨센서스 견해를 대체로 바꾸었다고 진단했다.

BMO Capital Markets는 지난 3월 -37.5 bp에 진입했던 2s10s 플래트너의 잔여분을 손절하고, 미국채 10년물에 대해 목표 4.347%(200일 이동평균치), 손절 4.636%로 롱포지션에 진입했다. 씨티그룹은 10년물 금리에 대해 4.85%를 “소프트한 상한선”으로 제시했다. 웰스파고는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보수적 접근방식을 제안했다.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올 9월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25bp씩 총 7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올 4분기까지 4.10%, 2025년 중반까지 3.75%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NYSE 기술적 오류로 거래 중단 사태…1시간 넘게 혼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기술적 오류로 인해 현지시간 월요일 장 초반 치폴레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과 애보트 래보라토리(Abbott Laboratories) 등이 변동성 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NYSE의 성명에 따르면 CTA(실시간 거래·호가정보 감독기구)의 증권정보프로세서(SIP)에서 발표하는 가격 범위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오전 9시 45분 직전 강제적인 거래 정지가 발동되었고, 오전 11시가 지나서야 정상적인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버크셔해서웨이의 A주의 경우 전산오류로 인해 오전 9시 50분경에 지난 금요일 종가인 62만7400달러에서 99.97% 할인된 185.10달러에 약 12건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NuScale Power 역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이전 가격보다 약 99% 낮은 수준으로 표시됐다.

NYSE 객장에서 주로 일하는 Meridian Equity Partners의 Jonathan Corpina는 “단 몇 주에서 그같은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혼란스럽다”며, 당시 체결된 거래가 무효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증시의 결제주기가 5월 28일부터 기존 ‘T+2’에서 ‘T+1’로 하루 단축된 가운데 불과 며칠전에도 S&P 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의 실시간 가격 피드가 갑자기 80분 정도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JonesTrading의 ETF 책임자인 Dave Lutz는 “우연의 일치이든 아니든, 3거래일 동안 두 번이나 (전산오류로) 월가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2023년 1월 시카고 소재 NYSE 백업 데이터 센터의 직원이 실수로 백업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아 개장 직후 수백개 종목의 주가가 와일드하게 움직였던 혼란을 상기시킨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