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이란 미사일공격, 美항만파업

이란이 결국 이스라엘에 직접 공격을 가하면서 지금까지 주로 대리세력을 통해 싸워 온 중동 분쟁이 다시 확전 기로에 놓였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공격이 실패했다며 “이란은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누구든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칠 생각”이며, 자국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방침이라고 다짐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이스라엘과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민주당 대선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이란 미사일 요격 명령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페제쉬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이 호전주의자는 아니지만 어떤 위협에도 굳건히 맞설 방침”임을 이스라엘측이 알아야 한다며, 이번 공격은 “우리가 가진 능력의 맛보기에 불과할 뿐, 이란과 싸울 생각을 말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공격 소식에 국제유가(WTI)는 한때 5.5% 급등했고, 금값은 1.5% 뛰었다. 달러와 미국채 가격 역시 상승했다. 독일 국채 2년물 금리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2% 하회를 시도했다. 안전자산 선호에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후퇴한 가운데 노스롭 그루만과 록히드 마틴 등 미국 방산업체 주가가 올랐다. 크레디아그리콜의 G10 FX 헤드 Valentin Marinov는 중동사태 전개에 따라 시장 파장은 “위험 심리를 통해 전달될 것”이라며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면서 월가 공포지수 VIX가 장중 20선을 넘어 9월 11일래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XTB의 Kathleen Brooks는 중동 사태가 얼마나 더 악화될지 판단하는데 있어 앞으로 24시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해리스 간 초박빙 대결 속에 미국 부통령 후보간 TV 토론이 현지시간 화요일 밤 진행된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이란-이스라엘 전면전? 

이스라엘은 현지시간 화요일 이란이 200발 가량 탄도 미사일을 이스라엘을 향해 직접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은 이 중 많은 미사일이 요격되었지만 남부와 중부 지역 일부가 타격을 받았고, 현재로선 이란으로부터 추가 위협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이란의 공격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 TV는 자국의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도자 및 이란 장군의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수십 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안보 및 군사 시설”을 겨냥했으며, 이스라엘이 대응할 경우 “더 파괴적인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로 이동해 이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상 공격으로 확대했고, 헤즈볼라 역시 미사일로 대응했다. 지난 금요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베이루트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암살된 후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4월에도 이란은 수백 대의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으나, 대부분은 이스라엘이 미국과 영국 등 동맹국들과 함께 배치한 방공 시스템에 의해 파괴됐고 이스라엘이 대응을 제한하면서 전면전으로의 확대는 피한 바 있다.

美 남동부 주요 항만 전면 파업..정치·경제적 파장 주시

거의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동부와 걸프 연안의 모든 주요 항구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및 항만 자동화를 둘러싸고 파업을 벌이면서, 대선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세계 최대 경제에 흠집을 내고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공산이 커지고 있다. 현지시간 화요일 시작된 파업의 영향을 받는 36개 항구는 미국 전체 교역량의 절반을 처리하고 있으며, 항만 노조 파업으로 컨테이너 운영과 자동차 운송이 즉시 중단됐다. 에너지 공급과 벌크 화물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에서 마이애미, 뉴욕-뉴저지에 이르는 모든 주요 컨테이너 항구가 기능을 멈추면서 파업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주목된다. JP모간은 이번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하루 38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 추산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Grace Zwemmer는 일주일간의 파업으로 인한 운송 혼란이 해소되는 데 약 한 달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미제조업협회(NAM) 추정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매일 21억 달러 상당의 교역이 위협받고, 총 경제적 피해는 하루 최대 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덴마크 선사 A.P. Moller-Maersk와 독일의 Hapag-Lloyd 주가는 화요일 장중 3% 이상 하락했다.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어떤 대선 후보도 지지하지 않고 있지만, 협회장 Harold J Daggett은 지난해 가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만 터미널 자동화에 반대하는 ILA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美구인건수 3개월래 최대…제조업 활동은 6개월째 위축

최근 고용 둔화를 시사하는 여러 지표들과 달리 미국의 구인건수가 3개월래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시간 화요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구인건수는 804만 건으로 시장 예상치 769만 건을 상회했다.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건설업 채용과 주 및 지방 정부 부문의 일자리 증가가 주효했다. 고용률은 3.3%로 하락해 2020년 팬데믹이 발발한 시기를 제외하고 2013년 이후 최저치에 부합한 반면, 해고율 또한 낮은 수준에 머물러 미국 노동시장에 대해 엇갈린 모습을 보여줬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노동시장이 앞으로 계속 식으면서 실업률이 연말이면 4.5%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9월 ISM 제조업 지수가 47.2로 시장 예상을 하회하며 기준선 50을 또 밑돌았다. 이는 6개월째 미국 제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ISM의 Timothy Fiore는 기업들이 연준의 통화정책과 선거 불확실성으로 자본 및 재고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9월 둘째 주에 시작된 보잉의 파업은 이미 부진한 항공우주 및 운송 장비 부문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월 설문 결과 역시 최근 허리케인과 미 동남부 항만 파업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사 쿡 연준이사는 인공지능(AI)이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임금 상승을 가능하게 하겠지만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블랙록 래리 핑크 ‘연준 금리인하 프라이싱 과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너무 많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시간 화요일 베를린 글로벌 다이얼로그 2024 컨퍼런스에서 래리 핑크는 블룸버그 TV와 인터뷰를 갖고 경기 경착륙이든 연착륙이든 “어떤 착륙도 보지 못했다”며 “포워드 커브에 반영된 완화 정도는 엄청나다. (통화정책이) 더 완화될 여지는 있겠지만, 포워드 커브가 나타내는 것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머니마켓은 연준이 11월에 50bp 추가 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약 3분의 1로 보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는 총 190bp의 인하폭을 프라이싱하고 있다. 하지만 핑크는 현재 대부분의 정부 정책이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 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2%에서 3%의 속도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에는 정말 잘 돌아가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반해 우리는 잘 굴러가지 않는 부분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2% 아래…ECB 10월 인하 기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2% 목표 아래로 내려오면서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완화를 거의 확신하는 모습이다. 화요일 Eurostat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 급락에 힘입어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1.8%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8월 2.2%에서 크게 둔화됐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2.7%로 낮아졌다. 머니마켓은 이제 이달 ECB 정책회의에서 올들어 세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0% 가량 가격에 반영했다. 12월에도 25bp 인하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0.8% 하락했다. 모간스탠리는 ECB가 9월에 이어 10월에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며, 내년 3월까지 금리를 2.5%로 낮춘 뒤 좀더 점진적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리 렌 ECB 정책위원 겸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화요일 발언에서 물가 압력 완화와 유로존 경제 악화가 10월 금리 인하를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통계자료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음을 추가 확인했다”며, “이는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근거가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약화되고 있는 유로 지역의 성장 전망도 같은 방향으로 저울추를 기울게 한다”고 말했다. 마르틴스 카작스 ECB 정책위원 역시 10월 인하쪽으로 기울었다면서도, 일부 투자자와 이코노미스트들의 완화 기대가 지나쳐 보인다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