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골드만 실적실망, 상업용 부동산 경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두 명의 연준인사가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한 가운데 노동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값 기준 미국 주간 임금의 전년비 상승률이 올해 1분기 6.1%로 같은 기간 5.8%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 다음달 FOMC의 추가 긴축 근거를 더했다. 뉴욕증시는 골드만삭스의 실적 부진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어닝 서프라이즈 속에 방향을 잡지 못한채 좁은 범위 안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장 마감후 넷플릭스는 1분기 유료 구독자수 증가가 월가 예상치 241만 명을 크게 하회한 175만 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한 2분기 매출과 이익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은행 몰락 여파에 미국 지역은행의 실적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웨스턴얼라이언스가 1분기 주당순이익이 1.28달러로 애널리스트 추정치 2.09달러를 하회했지만 4월 들어 14일까지 예금이 20억 달러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17% 급등했다. 한편 지난 30년간 미국채 강세론을 주장해 온 Hoisington Investment Management는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졌다며 미국채 장기물 금리의 추가 하락을 점쳤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매파 불러드, 추가 금리 인상 촉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경기 침체 우려가 지나치다며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올해 FOMC 금리 결정에 투표권이 없는 불러드는 “월가에선 6개월 정도 후에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믿고 있지만 이는 지금과 같은 경기 팽창을 읽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화요일 보도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5.5%-5.75%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연준은 3월 점도표에서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를 중앙값 기준 5.1%로 제시해 추가 25bp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3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내 이코노미스트들은 완만한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불러드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다”며, 뜨거운 고용시장이 강한 소비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2023년 하반기에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할만한 순간이 아닌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한번 더 금리를 올린 뒤 5% 위에서 “꽤 오랫동안(quite some time)” 유지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한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것이란 전망이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만 실적 실망

골드만삭스그룹은 올 1분기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17% 하락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한 월가 대형 은행 중 유일하게 해당분야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그 결과 사업 전반에 걸친 매출 역시 122억 달러로 시장 예상 평균치 128억 달러에 못미쳤다. 이에 따라 골드만 주가가 장중 한때 4% 급락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1분기 이벤트는 또다른 실제 스트레스 테스트로, 골드만삭스 및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의 회복탄력성을 증명해줬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지시간 화요일 애널리스트콜에서 2년전 소매금융에 추가했던 대출 플랫폼 그린스카이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채권·외환·상품(FICC)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1분기에 34억 달러로 전년비 29% 급증해 시장 예상치 26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순이자이익(NII)은 25% 늘어 1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주당순이익은 예상치 82센트보다 높은 94센트를 기록했다. 예금은 3월말 기준 1.91조 달러로 작년말 대비 약 200억 달러 줄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Alastair Borthwick은 컨퍼런스콜에서 “매크로 상품이 성과가 매우 좋았다”며, 특히 예금 기반이 “광범위하고 안정적이며 다변화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NII가 2분기에 1분기 대비 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위기는 상업용 부동산’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마샬웨이스의 창업자 폴 마샬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지난달 은행 실패에 이어 다음 신뢰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샬은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사태가 신속히 진압되었지만 그 여파에 은행들이 “자기 보호 모드”로 돌아섰다고 블룸버그가 확인한 이번달 투자자서한에서 지적했다. “좀비화된 은행 시스템”에서 대출이 더욱 어려워지고 신용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며, “우리는 이제 경기침체 리스크를 크게 높이는 꽤 심각한 신용 경색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타이트해진 파이낸싱과 임대료 압력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도 특히 오피스 건물이 위험해 보여 “다음 희생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더불어 팬데믹 여파로 여전히 높은 공실률 때문에 계속해서 건전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마샬 본인이 직접 감독하는 유레카 헤지펀드는 3월말 당시 부동산시장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당 서한에 나타났다. 마샬은 “상업용 부동산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구조로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해 임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양쪽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 침체 전망

올해 최고 성적을 거둔 채권펀드 매니저들은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데 동의하면서도 경기 침체의 깊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Reams자산운용의 Carillon Reams Core Plus Bond Fund와 Columbia Threadneedle의 Columbia Total Return Bond Fund는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액티브하게 운용하는 112개의 미국 채권펀드 중에 올해 들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Todd Thompson 등 Reams 펀드매니저들은 미국채 단기물의 대전환을 예상해 1분기 투자수익률을 높인 뒤에 현재는 연착륙 가능성에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침체의 골이 깊진 않을 것으로 보고 우량등급 회사채가 유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Thompson은 연준이 완화 기조로의 피봇 이후 다시 긴축에 나설 리스크도 무시할 순 없지만, 현재로선 그동안의 금리 인상 여파에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은행 혼란으로 대출이 위축될 수 있어 통화정책 완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준이 완화 주기로 들어서면 회사채 수요가 촉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Columbia Threadneedle의 Jason Callan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관리에 있어서 신뢰성을 유지하느라 이번 긴축 주기에서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나갔다”며, “경착륙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재 3.5% 부근인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연말이면 2.5%나 그 아래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ECB 5월 추가 인상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해 보인다며, 인상 폭은 향후 나올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 부문의 긴장이나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에너지 가격도 안정됐다며,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다 자세한 그림과 은행 대출에 대한 분기별 조사에서 신용 증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음 정책회의까지 “2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현재 기본 시나리오는 5월에 금리를 올려야만 한다는 것으로, 정확히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전에 지표가 나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CB 위원들은 5월 초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50bp 인상 속도를 유지할지 아니면 25bp로 낮출지이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신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레인은 ECB가 “매우 지표 의존적”이라며, 6월 정책 결정 역시 지표가 어떻게 나올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3%인 단기수신금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피크 수준에 머물지에 대한 질문에 ECB 시나리오대로 인플레이션이 2%로 되돌아가고 유로존이 경기침체를 피할 경우 오랜 기간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금리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전에 당분간 고점 수준에서 유지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