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의사록, 우크라이나 불안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배치한 자국 병력의 일부를 철수한다고 밝혔지만 지정학적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긴장 완화를 위해 고위급 외교적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시간 수요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대화를 나눴고, 목요일엔 유럽 정상들의 긴급 회의가 열린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토요일 뮌헨에서 직접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한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수십년간 유럽의 안보를 뒷받침해 온 원칙에 무력을 이용해 대항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며, 이것이 유럽의 “뉴노멀”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위험선호 심리가 흔들리며 S&P 500 지수가 장중 1% 가까이 하락했지만 현지시간 오후 2시에 공개된 연준의 의사록이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반등을 시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미 파월 연준의장이 1월 FOMC 직후 충분한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이번 의사록에선 서프라이즈가 없었다며,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첫 금리 인상 단행 후 곧바로 시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BofA의 Ralph Axel은 시장이 허용하는 한 연준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1-1.25%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채 2년-10년 일드커브 역전에 대비하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국제유가(WTI)는 한때 3% 넘게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란 핵협상이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에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 해제가 기대됨에 따라 2% 넘게 하락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OMC 의사록

1월 25-26일 개최된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조만간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긴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그들의 예상과 달리 내려가지 않을 경우 FOMC가 현재 내다보고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정책 완화를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라고 의사록은 전했다. 또한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 구체적 시점이나 규모 등은 ‘향후 회의’에서 결정하겠지만 현재 경제 및 금융 여건을 감안할 때 2017년-2019년 당시보다 정상화가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은 현재 3월 15-16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50bp 인상도 베팅 중이다. 투자자들은 올해 금리 인상 기대치를 단 몇 주만에 75bp에서 최소 150bp까지 높인 상태다.

美소매판매 서프라이즈

미국 1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월비 3.8%로 시장 예상치 2.0%를 크게 상회하며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전치는 -1.9%에서 -2.5%로 하향 조정되었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지출이 올 1분기 예상보다 좋은 출발을 보인 셈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작년 12월 코로나19 재유행에 타격을 입은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High Frequency Economics의 Rubeela Farooqi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강한데다 높은 물가도 영향을 주었다며, 1월에도 오미크론 충격이 지속되었지만 가계지출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범위한 소매판매 증가는 고용시장 개선세가 수십년래 가장 핫한 인플레이션 및 소비심리 붕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을 잘 떠받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미국 1월 제조업 생산은 0.2% 증가에 그쳤다.

ECB 올해 금리 인상

Martins Kazaks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유로존의 전례없는 물가 급등과 싸우기 위해 ECB가 올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때이른 통화정책 긴축으로 “배를 뒤흔들어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Kazaks는 인터뷰에서 정책 결정이 “데이터에 의존할 전망”이라며, “두고 봐야겠지만 (금리인상이) 올해 일어날 가능성이 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난 두 달 동안 예상치 못한 기록을 세운 후 5%를 넘으면서 상황이 ECB 정책 입안자들에게 보다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과거에 보았던 것보다 훨씬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으며 이는 무게중심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견해는 독일 Joachim Nagel, 네덜란드 Klaas Knot 등 ECB내 가장 매파적 인사들과 궤를 같이 한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앞서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매파적 기조로 돌아섰지만 시장이 과잉반응하자 섣부른 통화긴축은 유로존이 팬데믹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는데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Kazaks 역시 머니마켓이 올해 25bp씩 2차례 금리 인상을 베팅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다소 무리가 있다며,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방식을 촉구했다. 한편 ECB는 팬데믹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재투자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그리스 채권을 담보로 일부 파이낸싱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채 금리 상단?

BofA 애널리스트 Paul Ciana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번 주기에서 두 개의 시나리오 중 한 경우에 현재 2.67% 부근인 200개월 이동평균선(200-MMA)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 추세선에 도달함으로써 추세적 강세장 채널을 깨고 과거 2년간의 헤드앤숄더 패턴으로 2.65% 또는 3%-3.30%를 목표로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10년물 금리가 마지막으로 200-MMA를 터치한 것은 2018년 4분기로, 당시 3.26%에서 더블탑(double top)을 형성한 뒤 주요 강세 주기가 시작되어 0.31%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우 1980년대 이후 자리를 잡은 채권 강세 추세 채널이 10년물 금리를 2.1%-2.3%에서 억제할 수도 있다며, 이는 100-MMA의 역사적 지지, 이전 주기의 61.8% 되돌림 수준인 2.13%, 월간 RSI 71.39 등을 토대로 한다고 분석했다.

주식펀드로의 로테이션

월가에서 채권펀드로부터 주식펀드로의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2018년처럼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JP의 스트래티지스트 Nikolaos Panigirtzoglou가 경고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변동성을 키우면서 주식 매니저들이 채권시장 동료들처럼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02년이 주식 펀드 자금 흐름에 있어서 2018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며, “작년에 이어 매우 강하게 출발했지만 어느 시점에 가면 자금 흐름이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American Century Investments의 최고투자책임자인 Rich Weiss는 “자금 흐름은 수익률을 쫓아간다”며, “금리 인상이 두려워 채권에서 나와 주식으로 갈 경우 달궈진 프라이팬에서 불로 뛰어드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