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재정절벽? 美中 맞불놓기

(블룸버그) —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7월 18일 마감 주간에 142만명으로 전주 대비 약 11만명 늘어 3월래 첫 증가를 기록했다. 예상치 130만명을 상회한 수치로,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며 사업장들이 다시 문을 닫고 있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주당 600달러의 실업 보조수당이 이달말 종료되면서 심각한 ‘재정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의회가 상당한 추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미국 경제가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경기 우려에 급락했고 특히 나스닥 100 지수는 2.7% 밀리며 2주래 저점으로 후퇴했다.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주 사이에 두배가 늘어 400만명을 넘어서면서 우려를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팬데믹 확산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 때문에 현재 중국과의 무역 협정이 체결 당시만큼 자신에게 의미가 크지 않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경제를 셧다운해야만 했다며 또다시 불만을 터뜨렸고, 다음달로 예정된 플로리다주 공화당 전당대회마저 취소했다. 미-중 갈등이 외교전으로 비화된 가운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전체주의적 이념”을 비난하며,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유를 지키는 것이 이 시대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까지 주장하진 않았지만 미국이 중국 국민들에 관여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캘리포니아 닉슨도서관 연설에서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급여세 면제 보류?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부양책 패키지에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급여세 면제(payroll tax holiday)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에 주요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부양책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는 급여세 면제가 기본 법안엔 들어가진 않겠지만 “알다시피 이번 패키지는 CARES 4.0으로 이후에 CARES 5.0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CARES Act란 코로나19 바이러스 지원구제 및 경제안정법을 뜻한다. 이번주 초만해도 트럼프는 급여세 면제가 포함되지 않을 경우 부양책 법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주당은 물론 상원 공화당원들마저 무시하자 결국 급여세 면제는 일단 유보한 듯 보인다. 그 다음 부양책은 10월 1일 예상되는 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9월 말 경에 나올 수 있다. 므누신은 1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에 기본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공화당 상원 내부에서 여전히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미 하원에서 3.5조 달러 규모의 부양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은 트럼프가 아직도 급여세 인하를 원한다고 목요일 폭스 비즈니스에서 말했다. 월가의 금융 대표들은 연방정부가 추가 경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美-中 맞불놓기

중국은 미-중 무역합의에 관한 질문에 대해 양국 관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미국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목요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고 일관적이다”며, “이 관계가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에 대해선 미국이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이슈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정당한 권리와 이해관계를 보장하기 위해 단호하고 정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보복 계획을 설명하진 않았다. 또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해 미-중간 관계를 막는 “심각한 방해행위”로 “양국간 우정의 다리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앞서 종종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에 운을 띄우곤 했던 환구시보의 Hu Xijin 편집장은 중국이 우한에 있는 미국 영사관 폐쇄보다 미국에 보다 큰 고통을 가할 수 있는 보복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규모가 훨씬 큰 홍콩 소재 미 영사관마저 타겟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목요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려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1985년 문을 연 청두 미국 총영사관은 티베트 자치구와 쓰촨성 등 남동부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브렉시트 물밑협상

영국과 유럽연합(EU)은 향후 관계 설정을 위한 최근 협상에서 표면상 합의에 전혀 근접하지 못했다. 바르니에 EU 협상대표는 현지시간 목요일 런던에서 협상 후 기자들에게 양측간에 “견해 차이가 여전히 크다”며, 영국이 타협을 계속 거부한다면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측은 합의 불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비공개적으로 양측은 유럽재판소 역할과 EU의 정부보조금 규정 등 주요 쟁점 분야에서 타협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Jonathan Haskel 영란은행 정책위원은 미국 사례를 제시하면서 영국 경제 재개를 서두를 경우 오히려 코로나19 피해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영국과 중국간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인 CCTV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의 방영을 시청자 수가 적은 채널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EU 부양책 최대 수혜자는 이탈리아

코로나19 봉쇄 당시 3%를 육박했던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3월래 처음으로 1%를 하회했다. 분트와의 금리 스프레드는 2월말 이래 가장 타이트해졌다. 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더해 7500억 유로 규모의 EU 경제 회복 기금이 타결되면서 역내 채권금리가 가장 높은 이탈리아 국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Mizuho International은 “이탈리아가 유로화로의 자금 이동과 금리를 주는 유로화 자산의 매수세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다”며, “심리적으로 중요한 수준으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에서 금리가 좀더 높은 은행과 같은 크레딧물로 로테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콘테 총리는 이탈리아가 이번 구제 패키지로부터 2090억 유로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美 저축 급증과 채권 수요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 기업과 소비자, 투자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현금 보유에 나서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저축 욕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장 안전한 채권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 부양책으로 미국채 발행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같은 수요는 채권 금리 상승을 억누르려는 연준의 노력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시중은행 예금은 올해 18% 급증해 사상최대인 15.6조 달러를 기록했다. 머니마켓 뮤추얼 펀드로의 현금 유입세는 둔화되었지만 현재 총 4.6조 달러로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조 달러 가량 많은 것으로 Investment Company Institute 자료에 나타났다. 핌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Anthony Crescenzi는 경기 불확실성에 가계가 당분간 지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은행 저축 계좌에 상당한 금액이 쌓여 시중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시장금리는 물론 은행들이 미국채와 에이전시 MBS 등 보다 만기가 긴 자산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예금 홍수가 이들 자산에도 영향을 미쳐 장기금리마저 억눌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4월 32.2%로 치솟아 1959년 자료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5월엔 23.2%로 후퇴했지만 많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저축률이 당분간 작년 평균치인 8%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