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6월75bp, 중국발 리스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5월 FOMC에서 50bp 인상을 이미 기정사실화 한 시장이 6월 75bp 인상 가능성을 지난주 초 22%에서 금요일 45%로 높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고용비용 상승세를 감안할 때 기저 인플레이션이 연율 3-4%로 이어질 수 있어 연준이 300bp 넘게 긴축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주 FOMC를 비롯해 미국 재무부의 분기 리펀딩 발표, 미국의 4월 고용 보고서 등 굵직한 이벤트가 미국채 시장을 뒤흔들 수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다시 격변의 한 주를 보낼 전망이다. 경제 연착륙에 자신이 있다는 파월 연준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중립수준인 약 2.5%까지 올리고 싶어한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상 시장의 신뢰와 기선을 잡기 위해 왠만해선 중간에 긴축을 쉬거나 멈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마존이 팬데믹발 수요가 식으면서 우울한 실적 전망을 내놓은 영향에 뉴욕증시는 금요일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3.6%, 4.2% 급락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Jonathan Golub은 테크 기업들의 이익이 1분기 1.2% 줄어든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12%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BofA의 Michael Hartnett은 S&P 500이 4000선을 하회할 경우 주식으로부터의 대탈출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미 지난 3주간 주식펀드로부터의 자금유출이 2020년 3월래 최악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원화 가치 하락의 부정적인 영향이 국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서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외환시장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인사청문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인플레이션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임금과 수당의 광범위한 척도인 고용비용지수가 1분기에 사상 최대폭인 1.4%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한편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월에 전년비 6.6% 상승해 1982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근원 PCE 상승률은 전년비 5.2%로 2월 5.3%에서 소폭 둔화되었다. 실질 개인소비의 경우 1월에서 3월까지 매달 증가해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소비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 지표는 연준이 당장 5월부터 더욱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코로나 봉쇄 등이 글로벌 성장에 불확실성을 더해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질 수도 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금요일 한때 14bp 가까이 뛰어오르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중국발 리스크

중국 4월 제조업 PMI가 47.4로 2년여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급속도로 위축됐다.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 등 여러 지역이 봉쇄되면서 공장이 문을 닫고 도로가 막혀 글로벌 공급 차질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추겼다. 비제조업 PMI 역시 41.9로 2020년 2월래 최악의 수준으로 후퇴했다. 노동절 연휴에 수도 베이징은 영화관과 체육관을 닫고 상하이는 방역 조치를 지속하는 등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어질 방침이다.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약속하면서 중국 금융시장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 리스크에 주목하며 중국 통화와 채권, 주식은 물론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자산마저 대거 팔아치우는 분위기다. 웰스파고증권의 Brendan McKenna는 “중국 경제가 크게 둔화될 경우 위안화는 물론 EM 통화 역시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SBC는 9개 아시아 통화에 대한 전망치를 낮췄고, TD증권과 Neuberger Berman은 원화와 대만달러의 약세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CB 7월 인상?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당면 과제가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의 인상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올려야 하는지에 있다고 주장했다. 레인은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문제는 단기 수신금리를 -0.5%에서 벗어나게 할 지가 아니다. 우리가 여전히 데이터에 의존해야 하는 가장 큰 관건은 금리 정상화의 규모와 시기”라고 강조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전년비 7.5%로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ECB 역시 연준이나 영란은행과 마찬가지로 보다 공격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압력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레인은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으며 자체적인 모멘텀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하면서, 물가 상승이 임금과 소비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과 투자자들은 7월 ECB 수신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욱 기대고 있다.

글로벌 긴축 충격 

많은 중앙은행들이 팬데믹발 채권 매입을 종료하고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추정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의 중앙은행 보유자산이 올해 남은 기간동안 4100억 달러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 2.8조 달러를 포함해 코로나19 발발 후 8조 달러 이상 쏟아부었던 완화정책은 이제 사라진 셈이다. 연준 혼자서 대차대조표를 축소했던 과거 긴축 사이클과 달리 이번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뒤를 따를 전망이다. 소위 양적긴축은 조달 비용을 높이고 유동성을 마르게 할 수 있다. 심지어 연준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부터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무너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Natixis의 Alicia Garcia Herrero는 “이는 세계에 상당한 글로벌 충격”이라며, “이미 달러 유동성 축소와 달러 절상이라는 형태로 테이퍼링의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랫동안 미국채를 사랑했던 일본 기관투자자들 마저 미국채 매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달러 상환

러시아가 두 건의 역외채권에 대한 달러 지급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볼셰비키 혁명 이후 대외채무에 대한 첫 국가 디폴트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국제 제재조치로 4월초 달러 자금이 차단되자 해당 대금을 루블화로 상환했지만, 이는 계약 위반으로 판정됨에 따라 5월 4일까지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현지시간 금요일 러시아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지급 대리인인 씨티은행 런던 지점에 달러를 송금했다고 밝혔다. 금액은 2022년 만기 유로본드에 대한 5억6480만 달러와 2042년 만기 채권에 대한 8440만 달러로, 추가적인 상세 내용은 제공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대금 지급을 자체 달러보유고로 충당해 미국이 이를 승인 중이라고 미 재무부 관료는 전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